주간 메디컬 탑픽 | “암세포 전달률 최대 100배 ... 신규 항암바이러스 운반체 개발”
주간 메디컬 탑픽 | “암세포 전달률 최대 100배 ... 신규 항암바이러스 운반체 개발”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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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0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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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이번 주(10월 2일~10월 8일)에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양측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가 확인됐고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치료 효과는 유지하되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항암요법이 제시됐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말초동맥질환 시 신생내막 증식 억제 유전자 발견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고대식 교수 [사진=길병원 제공]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고대식 교수 [사진=길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말초동맥질환 치료에 걸림돌이 되는 신생내막 증식증 관련 유전자 ‘PCK2’를 발견했다.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고대식 교수 연구팀은 말초동맥질환 치료 후 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혈관 막힘의 주요 원인인 신생내막 증식증 억제를 위한 유전자 ‘PCK2’를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와 마우스 및 세포증식 실험을 통해 발굴하고 검증했다.

연구팀은 낮은 개존율 극복을 위해 기존 ‘혈관 평활근 세포 증식’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방법을 시도했다. 기존 ‘가설 기반 접근법(hypothesis-driven approach)’이 아닌 ‘가설 없는 접근법(hypothesis-free approach)’을 통해 새로운 중요 유전자 발굴에 나선 것이다.

연구팀은 말초혈관 죽상반의 유전체 발현 정보(mRNA expression)를 담고 있는 4개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생물정보학 기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다양한 분석 과정 중 ‘PCK2(Phosphoenolpyruvate carboxykinase 2)’라는 후보 유전자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실험용 마우스를 이용한 세포증식 실험을 통해서 유전자의 기능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PCK2가 ‘혈관평활근 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기전(Akt2,3/Fox1,3/PCK2)도 규명했다. PCK2를 인위적으로 발현을 증가시키거나 억제한 후 ‘RNA sequencing’을 통해 이뤄졌다.

고대식 교수는 “PCK2를 유전적으로 발현이 억제된 마우스의 대퇴동맥에서 와이어 손상(wire injury)을 줬을 때 유의미하게 혈관평활근 세포 증식이 억제됨을 확인했다”며 “신생내막 증식증 치료에 PCK2 억제 치료의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ial Disease)은 심장에서 말초 혈관으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기는 대표 질환이다. 주로 다리 동맥에서 자주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침착물인 죽상반(Plaque)이 쌓여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말초로 흐르는 혈액의 양이 줄어드는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이다.

말초동맥질환은 생활습관 교정, 운동요법, 약물 치료 등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혈관재개통을 위해 경피적 혈관 중재 시술(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이나 수술적 우회로술(Surgical Bypass)을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치료가 성공했더라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새로운 세포들이 자라나는 신생내막 증식증으로 인해 치료 부위가 좁아지거나 다시 막히게 된다.

고대식 교수는 “말초혈관 질환 환자를 치료하면서 개존율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위해 유전체 빅데이터를 분석, 세포, 동물실험 기반 검증, 환자대상 검증까지 아우르는 융합연구를 진행했다”며 “이번 논문의 바탕이 된 연구를 시작으로 해당 결과가 실제 임상까지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난치 혈액암 ‘다발골수종’ 특화 빅데이터 첫 구축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민창기 교수, 임상약리과 한승훈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민창기 교수, 임상약리과 한승훈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건강보험공단 역학적 빅데이터와 연계한 한국인 다발골수종 특화 데이터를 국내 최초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다발골수종 특화 데이터 구축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질병 진단·예측 연구 활성화 및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 제공 등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민창기·박성수 교수, 임상약리과 한승훈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서울성모병원에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1881명 환자의 데이터와 건강보험공단 공공데이터의 다발골수종 환자 3만 353명 정보 중 일치하는 건강보험자료 1586건을 결합했다.

연구팀은 이번 이종(異種) 데이터 결합을 통해 병원이 갖고 있는 질환의 유전적 요인, 치료과정, 치료 후 재발성 경과 등 질환 데이터에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환자의 역학적 병력 등을 포함한 장기 추적자료, 사망 여부, 국가적으로 투입된 의료 비용 등이 추가됨으로써 고품질의 빅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적용 사례는 다발골수종을 포함한 희귀난치암 극복 연구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스마트병원을 신설한 서울성모병원은 빅데이터 기반 기초·임상 연구 활성화를 통해 맞춤형 정밀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차원에서 추진하는 타 기관과의 데이터 교류를 위한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 정립 및 통합연구플랫폼(CDW, Clinical Data Warehouse) 구축을 통해 특정 개인의 정보임을 알 수 없도록 환자 정보를 비식별화 한 뒤 질환별 임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번 데이터 구축과정에서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서울성모병원이 참여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을 통해 전자의무기록(EMR) 내 혈액암 레지스트리를 구축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가명화해 CDW데이터와의 연계에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데이터심의위원회를 통해 결합 연구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명화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내 확보되어 있는 다발골수종 진단 환자의 데이터와 결합시켰다. 연구팀은 성공적인 결합의 핵심인 결합키(key) 데이터를 결합 전 모두 레지스트리 데이터에 구조화함으로써 데이터 결합률을 85%까지 끌어올렸다.

민창기 교수는 “한 의료기관에서 실제 진료에서 축적한 다발골수종 데이터로는 국내 여건에 맞춘 환자 맞춤형치료를 제공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이종데이터 결합을 통해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을 위한 보다 정밀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AI 소프트웨어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예측·예방

(왼쪾부터) 고대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김채리 교수, 고려대 의학과 4학년 강현우·안우진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왼쪾부터) 고대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김채리 교수, 고려대 의학과 4학년 강현우·안우진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 측정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대의대 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강현우·안우진 군은 고대의대 프로그램 ‘전공탐색: 몰입형의과학 연구실습’에 참여해 고대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김채리 교수의 지도하에 AI 기반 비동기화 저선량 흉부 CT검사에서 관상동맥석회화 점수의 정확도 분석 및 절편 두께에 따른 진단 정확도 분석 연구를 수행했다.

관상동맥 석회화는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예측과 특히 무증상 인구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예후 판정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는 심전도 동기화 심장 CT 검사를 통해 측정되어 왔다. 

연구팀은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심전도 동기화를 시행하지 않은 저선량 흉부 CT 검사에서 관상동맥 석회화 유무와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측정한 저선량 흉부 CT검사에서의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가 기존 심장 CT 검사와 비교했을 때 높은 일치도를 나타냄을 확인했다.

저선량 흉부 CT를 1.0 mm의 절편두께로 재구성했을 때 2.5 mm의 절편두께의 경우보다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가 과소평가되는 환자를 줄일 수 있었다. 특히 고위험 환자군에서 진단 정확도가 우수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목적으로 촬영한 저선량 흉부 CT에서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보고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 폐암 검진을 요하는 인구집단과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인구집단은 공통의 위험인자들을 지니고 있어 두 집단 간 겹치는 인구비율이 높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경우 폐암 검진을 저선량 흉부 CT를 통해 진행하고 있어 유용성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약제 다량 처방 가능한 줄여야”

(왼쪽부터)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권승원·이한결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제공]
(왼쪽부터)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권승원·이한결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제공]

5가지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다약제 사용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 모두 의학적으로 가능하다면 약 개수를 줄이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권승원·이한결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다약제 사용의 국내 현황과 환자 및 보호자의 약 줄이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5가지 이상의 약제를 복용중인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다약제 복용 현황과 약 줄이기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환자와 보호자 두 집단 모두 의학적으로 가능하다면 약 개수를 줄이기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다량의 약 개수에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았으며 여기에는 경제적 부담의 우려도 포함됐다. 

반면, 약을 줄였을 때 발생할지도 모르는 의학적 변화에 대한 적절성과 염려로 인한 심리적 장벽도 가지고 있었다. 심리적 장벽은 환자가 약제 처방 결정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참여에 대한 의지가 높을 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약제 사용은 5가지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가로 다약제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다약제 사용 시 잠재적 부적절 약제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는 고령 환자의 취약성, 기능장애, 인지장애,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약 처방 줄이기(deprescribing)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권승원 교수는 “인구고령화로 만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데 질환 중심 의료와 약제 처방은 다약제 사용을 촉진할 수도 있어 의료인은 약제 처방의 주체로서 잠재적 부적절 약제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한결 교수는 “유럽과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약제 사용 및 잠재적 부적절 약제의 기준을 참조해 국내 기준을 마련하고 약 처방 줄이기를 주관할 제도적 정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 모야모야병 질병 진행 예측인자 확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옥태동 교수 [사진=일산병원 제공]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옥태동 교수 [사진=일산병원 제공]

편측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RNF213 p.R4810K 변이가 있는 경우, 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양측 모야모야병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6.39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옥태동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경열 교수 연구팀은 2017년 1월에서 2021년 8월까지 2개의 대학병원에 내원해 RNF213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편측 모야모야병 의심 환자 123명을 대상으로 해당 유전자 변이가 양측 모야모야병 질병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RNF213 p.R4810K 유전자 여부에 따른 임상양상과 영상학적 소견 차이와 양측 모야모야병 진행 위험인자들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연구 결과, 총 123명의 편측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는 환자들 중 72명에서 RNF213 p.R4810K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중간값 28개월 동안의 추척 기간 동안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 72명 중 11명에서 양측 모야모야병으로 진행했다. 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 51명 중 단 1명만이 양측 모야모야병으로 진행됐다. 

RNF213 p.R4810K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에 비해 양측 모야모야병으로 질병이 진행할 위험성이 6.3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내뇌큰동맥 말단부위가 서서히 좁아지다가 결국은 막히면서 혈류가 부족해져 허혈성 증상이나 부족한 혈류량을 보전하기 위해 생겨난 혈관의 파열로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모야모야병 뇌졸중 발생시 뇌혈관 문합술을 이용해 부족한 혈류량을 보충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동맥경과성 동맥 협착 혹은 폐색에 의한 뇌졸중의 경우 약물 치료나 동맥내 혈전 제거술이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초기 모야모야병의 경우 현재 각종 진료지침에서 정의한 모야모야병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고 편측으로 발현된 경우는 동맥경과성 동맥 협착 혹은 폐색과 감별진단이 매우 어려웠다.

초기 모야모야병과 동맥경과성 동맥 협팍 혹은 폐색을 감별하기 위해 고생상도 뇌 자기영상기법 등이 시도됐으나 여전히 보조적 수단에 그치고 있다. 두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방법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Ring finger protein 213(RNF213) p.R4810K 돌연변이는 동아시아 인구에서 모야모야병에 대한 강력한 유전적 감수성 인자로 알려져 있다. RNF213 단백질의 기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혈관 내피 기능 및 혈관 신생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편측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반대측 혈관으로 질병 진행의 예측인자로서 RNF213 p.R4810K 변이의 역할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동맥경과성 동맥 협착 혹은 폐색과 구별이 어려운 초기의 편측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RNF213 유전자 검사가 양측 모야모야병으로의 진행을 예측함으로써 진단에 도움이 됨을 밝혔다”며 “그러나 본 연구는 작은 표본 크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결과는 신중하게 해석돼야 하며 더 많은 환자와 더 긴 추적 기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4시간 내 조류독감 감염 확인 형광체 개발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준석 교수, 서울대 화학부 이동환 교수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준석 교수, 서울대 화학부 이동환 교수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조류독감 초기 감염단계에서 감염된 세포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해 분리 가능한 분자센서가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준석 교수, 서울대 화학부 이동환 교수 공동연구팀은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형광 반응을 보이는 ‘T-모양’의 신규 발광분자 구조체(Extended and Ligating Imidazolyl Fluorophore: EliF)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유도체 중 소포체 내의 미세한 환경변화에 선택적으로 감응하는 분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 분자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감염된 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발광하는 특성을 보여 감염된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구별 가능하다.

기존 조류독감 감염진단연구는 바이러스의 유전자서열 특이적인 PCR 기법과 조류독감바이러스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활용해 검출하는 기법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감염되는 대상과는 상관없이 바이러스를 직접 관찰하는 방법으로 연구팀은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상호작용에서 힌트를 얻고 연구를 수행했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증식하는데 숙주세포의 유전적, 발생학적 특성에 따라 감염 감수성에 차이를 가진다. 

연구팀은 여러 장기로부터 유래된 세포 및 유전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진 세포주 모델에서 조류독감 감염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보고했었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상호작용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고자 새로운 분자프로브 및 화학단백체학 분석법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형광 분자의 구조 유연성을 제어해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감응하는 ‘T-모양’을 가진 EliF 형광체를 설계하고 유사구조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연구 중 신기하게도 분자들이 살아있는 세포에서 소포체 모양으로 모여드는 성질이 관찰됐는데 일반적으로 약물을 형광체에 연결하면 세포내 여러 소기관으로 표적이 가능하지만 형광체 자체 특성으로 소포체를 표적하는 예는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

세포내에서 EliF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을 규명하기 위해 화학단백체학 프로파일링 및 생물정보학 분석을 수행했다. 소포체 스트레스와 관련된 단백질과 EliF 분자가 선택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소포체는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기관으로 퇴행성 신경질환, 당뇨병, 바이러스 감염 등 질환에서는 소포체 스트레스라는 생리학적 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소포체 내에 비정상 접힘단백질의 응집 및 축적이 발생하는 것인데 EliF 분자가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의 초기 변화를 세포수준에서 형광변화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유세포분석법으로 증명했다. 

복잡한 세포, 조직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을 검출 및 분리가 가능해 감염에 취약한 숙주세포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수일 이상이 소요되던 기존 감염진단 방법과 달리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단일 세포 수준에서 형광 세기를 통해 감염의 정도를 24시간 이내에 정량화 할 수 있다.

이준석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EliF 분자를 이용하면 살아있는 세포상태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높은 감염율을 보이는 세포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분획하고 이들의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본 연구가 감염에 대한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HER2 양성 유방암, 항암 부작용 억제 방법 나왔다

(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치료 효과는 유지하되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TCHP 선행항암요법이 제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 국제성모병원 유방외과 지정환 교수 연구팀은 ‘TCHP 선행요법으로 치료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병리적 완전 관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이가 빠르고 공격성이 높은 암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이 사용된다. 표적치료항암제(허셉틴, 퍼제타)와 세포독성항암제(카보플라틴, 도세탁셀)를 함께 사용하는 TCHP 요법이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표준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TCHP 요법은 높은 완전 관해율을 이끌어내지만 세포독성항암제에 따른 부작용이 수반된다는 아쉬움을 보여왔다. 고용량의 카보플라틴이 주입됨에 따라 빈혈과 혈소판 감소와 같은 혈액학적 부작용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부작용은 혈액 수혈을 필요로 하며 수술 치료 지연을 초래할 수 있어 고령 및 취약 요인을 가진 환자에게는 TCHP 요법 시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2015년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HER2 양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TCHP 선행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 294명의 자료를 수집했다. 카보플라틴 표준용량 AUC6(최대 900mg)과 저용량 AUC5(최대 750mg)를 받은 집단으로 나누어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 및 3등급 이상의 빈혈과 수혈 빈도를 분석했다. 카보플라틴 표준용량 ACU6을 받은 환자는 234명(80%), AUC5를 받은 환자는 60명(20%)이었다.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 차이 [자료=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 차이 [자료=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 결과, 암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의미하는 완전 관해율의 경우 AUC6 집단에서 70.9%, AUC5 집단에서 80.0%을 나타냈다. 다른 임상 인자를 보정한 매칭 그룹에서도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관해율은 각각 76.8%과 78.6%를 보임으로써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치료 결과의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부작용을 비교했을 때 3등급 이상의 빈혈은 AUC6 그룹에서 34%였던 반면, AUC5에서는 18%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실제 수혈을 한 경우도 각각 22%와 10%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선행요법 주기에 따른 혈색소의 감소 기울기도 카보플라틴 AUC6 집단에서 더 가파른 감소를 보였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가 후향적 연구 설계라는 점과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혈액학적 변화에 한정되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안성귀 교수는 “카보플라틴의 용량을 낮추면 치료 결과가 저하될 수 있지만 적절한 용량 조절로 부작용은 줄이고 동일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항암 부작용은 치료 예후만큼이나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만큼 항암제 사용에 대한 다양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전문가 합의안 확정 발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전문가 합의안 표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전문가 합의안 표지

가족 간 유전되면서 콜레스테롤이 극단적으로 높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에 대한 국내 전문가 합의안이 나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FH 사업단(단장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은 6일 국내 FH 환자를 진단‧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전문가 합의안을 발표했다.

FH는 최소한 총콜레스테롤 290㎎/dL, LDL 콜레스테롤 190㎎/dL가 넘는 질환으로 가족 내 유전된다. FH를 앓으면 중년 이전에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최고 10배까지 높아진다. 국내에는 약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빠르게 진단해 치료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에 국내 전문의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의 진료지침을 활용해 진단하고 치료했다. 이번 합의안은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축적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인 FH 환자의 특징, 심혈관질환 위험도, 유전적 특징과 유전‧임상진단 사례 등을 기준으로 한국인에 최적화된 FH 진료 지침을 망라하고 있다. 합의안 첫 부분에 전체 내용에 대한 요약본을 담아, 의료진이 실제 진료에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이상학 교수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FH 환자의 수명과 심장병 발생 여부를 좌우한다”며 “이번 합의안이 향후 국내의 독자적 FH 확진 기준을 마련하고 한국인을 타깃한 치료법을 마련하는 데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암세포 전달률 최대 100배 … 국내 연구진, 신규 항암바이러스 운반체 개발

(왼쪽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송재진 교수,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최혜진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송재진 교수,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최혜진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의 효과를 높여주는 운반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송재진 교수,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최혜진 교수 연구팀은 항암바이러스의 암세포 표적 능력을 기존보다 최대 100배 개선한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항암바이러스는 암세포에 침투해 증식하며 암세포를 파괴한다. 암세포가 용해되면서 생기는 항원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을 사멸한다. 종양 살상과 면역 증진 효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종양까지 전달하는 것이 어려워 치료제 개발 난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실제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항암바이러스제는 암젠의 ‘티벡’(T-VEC)이 유일하다. 

항암바이러스를 단독으로 주사하면 바이러스가 혈액 중화항체 등에 막히고 간·폐로 흡착돼 종양 전달률은 0.001~0.01%에 그친다. 중배엽줄기세포에 태우면 다량의 중배엽줄기세포가 종양뿐만 아니라 폐에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운반체를 만들고 마우스 모델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먼저 기존 중배엽줄기세포 운반체에 유전자 3가지를 주입해 바이러스가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바이러스 생산을 활성화하면서 종양으로만 타겟팅하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연구팀 개발 운반체가 기존 운반체보다 바이러스를 빠르게 많이 전달했고(윗쪽 빨간 박스) 종양도 많이 사멸했다(아래 분홍, 초록)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구팀 개발 운반체가 기존 운반체보다 바이러스를 빠르게 많이 전달했고(윗쪽 빨간 박스) 종양도 많이 사멸했다(아래 분홍,초록)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구팀은 전달체 효과를 확인하는 마우스 실험을 이어갔다. 종양을 유발한 마우스에 발광효소를 넣은 운반체를 주입했다. 바이러스 전달률은 약 10% 이상으로 추정됐고 종양 이동 시간은 6시간 이내로 빨랐다. 바이러스만 주입했을 때와 기존 중배엽줄기세포를 이용했을 때보다 전달률이 각각 최대 1만배, 100배 증가한 셈으로, 종양을 제외한 다른 장기에서는 바이러스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송재진 교수는 “기존 항암바이러스의 효능과 안전성 모두 개선한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마련했다”며 “기술 이전을 통해서 실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외상성 뇌손상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 규명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이경원 교수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이경원 교수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체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아실카르니틴(acylcarnitine)’ 수치를 이용해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기능 회복 수준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이경원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교수)은 ‘아시아 외상성 뇌손상 연구(Pan-Asia Trauma Outcomes Study for Traumatic Brain Injury, PATOS-TBI)’ 데이터를 활용, 2018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응급실에 내원해 외상성 뇌손상 판정을 받은 환자 549명의 혈액검사 결과 및 손상 후 예후를 비교 분석해 혈중 아실카르니틴 수치와 뇌기능 손상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혈중 아실카르티닌 수치에 따라 낮음(1.2-5.5μmol/L), 낮음-정상(5.6-10.0μmol/L), 정상-높음(10.1-14.5μmol/L), 높음(1.4.6-56.6μmol/L) 등 총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외상성 뇌손상 발생 후 1개월째와 6개월째의 기능 회복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대상자의 예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혈중 아실카르니틴 수치가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뇌 기능 회복 수준에 대한 예측인자임이 밝혀졌다.

전체 549명의 환자 중 29.1%에서 손상 1개월 및 6개월 후 기능 회복 불량이 확인됐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혈중 아실카르니틴 수치가 정상-높음, 높음에 해당하는 그룹은 낮음-정상 그룹과 비교해 1개월째 기능 회복 불량이 나타날 위험이 각각 1.56배, 2.47배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중 아실카르티닌 수치가 높은 그룹은 낮은-정상 그룹보다 손상 6개월 내 사망 위험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실카르티닌 수치가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예후와 유의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경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혈액 내 아실카르티닌 수치가 뇌기능 회복의 기대 수준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외상으로 인해 뇌가 손상되면 뇌의 에너지 대사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데 이에 따라 세포 대사에 필수적인 요소인 아실카르니틴의 발현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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