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발작성 야간 혈색뇨증(PNH,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치료제 ‘울토미리스’(Ultomiris, 성분명: 라불리주맙·ravulizumab)가 세계 주요국에서 잇따라 적응증을 확대하며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유럽에서 희귀성 신경근육접합질환인 중증 근무력증에 대한 장기지속형 치료제로 확대 승인을 받았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3일(현지 시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자회사 미국 알렉시온 파마슈티컬(Alexion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C5 보체 억제제 ‘울토미리스’를 항아세틸콜린 수용체(AChR) 항체 양성 전신성 중증 근무력증(gMG)에 대한 장기지속형 치료제로 승인했다. 유럽에서 장기지속형 gMG 치료제가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C는 앞서 올해 8월 11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생명공학 기업 아르젠엑스(Argenx)의 AChR 항체 양성인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 치료제 ‘비브가르트’(Vyvgart, 성분명: 에프가르티지모드·efgartigimod)를 승인했는데, 약효 지속시간이 ‘울토미리스’보다 짧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현재 나와 있는 gMG 치료제 중 ‘솔리리스’는 2주 1회, ‘비브가르트’는 4주 1회 ‘울토미리스’는 8주 1회 투약한다.
EC는 지난 2019년 2월 ‘울토미리스’를 발작성 야간 혈색뇨증(PNH,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치료제로 처음 허가한 바 있다.
중증 근무력증은 일시적인 근력 약화와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신경근육접합질환으로, 인구 10만 명당 0.5~20.4명의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는 희귀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약 80%가 근육의 종판에 존재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비정상적인 자가항체가 형성되어 신경으로부터의 신호가 근육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 양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준 치료법은 항콜린에스터레이스인 C5 보체 억제제를 투약하는 것이다.
이번 승인은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품목 허가 권고 의견과 중증 근무력증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CHAMPION-MG)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울토미리스’와 위약을 무작위로 26주간 투여 받았다.
시험 결과, ‘울토미리스’는 증상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시켰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 개선 효과를 평가하는 근무력증-일상생활 활동(MG-ADL) 척도 기준 총 점수 변화가 위약 대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추적 연구 결과 ‘울토미리스’ 투여군의 임상적 효과는 60주간 관찰됐다.
‘울토미리스’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위약과 유사했다. 시험에서 관찰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 상기도 감염, 비인두염, 두통이었다.
이날 마크 뒤누이어(Marc Dunoyer) 알렉시온 최고경영자는 “유럽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장기지속형 C5 보체 억제제가 승인됨에 따라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대폭 개선시킨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럽 보다 한발 앞서 2018년 12월, ‘울토미리스’를 PNH 치료제로 최초 승인했으며, 지난 4월에는 AChR 항체 양성 gMG 치료제로 확대 승인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8월 해당 적응증을 추가했으며, 이외에도 전세계 규제 당국에서 gMG 적응증 확대를 위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울토미리스’는 알렉시온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eculizumab)의 후속 약제로, FDA는 지난 2007년 ‘솔리리스’를 전세계 최초 PNH 치료제로 승인했다.
그러나 ‘솔리리스’의 특허가 유럽에서는 오는 2023년, 미국에서는 2027년 만료됨에 따라 알렉시온은 후속 약제 개발에 착수, ‘울토미리스’를 선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1년 7월 알렉시온을 공식 인수함에 따라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를 모두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