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임핀지’, 담도암 치료 패러다임 바꿀듯
면역항암제 ‘임핀지’, 담도암 치료 패러다임 바꿀듯
FDA,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담도암 치료제로 승인

병용요법 투여환자 25%, 2년 이상 생존 ... 시장 판도변화 예고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09.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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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PD-L1 면역관문억제제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durvalumab)가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담도암 치료에 대해 확대 승인을 받으면서 담도암 치료 분야에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담즙을 운반하도록 연결되는 관으로, 이곳에 생기는 암을 담도암이라고 한다. 2020년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은 28.8%에 불과하다.

수술적 절제는 담도암의 1차적인 치료법이지만, 환자의 40~50% 정도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진단된다. 암이 이미 전이가 되어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화학항암제인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의 병용요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항암 치료를 진행해도 평균 기대 수명이 1년 미만이며, 표준 치료법이 정립된 지 10년이 넘어감에 따라 새로운 신약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가 면역항암제 중 처음으로 담도암 분야의 적응증을 획득한 것을 두고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FDA, ‘임핀지’ 담도암 치료제로 확대 승인 ... 면역항암제 중 최초

아스트라제네카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 ‘임핀지’ 병용요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성인 환자 6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OPAZ-1)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1차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 대비 ‘임핀지’ 병용요법을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종합 생존율이며, 주요 2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율, 객관적 반응률, 안전성 등이었다.

그 결과, ‘임핀지’는 환자의 생존율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임핀지’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사망 위험을 20% 감소시켰다. ‘임핀지’ 병용요법 투여군의 약 25%는 2년 이상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위약군은 10명 중 1명(10%)만이 2년 이상 생존했다. 이같은 결과는 PD-L1 발현 또는 종양의 위치에 관계없이 모든 하위 집단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임핀지’ 병용요법은 전반적으로 안전했고 화학요법 단독에 비해 부작용으로 인한 투여 중단률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이날 데이브 프레드릭슨(Dave Fredrickson)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승인으로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은 처음으로 생존을 의미 있게 연장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FDA의 승인으로 ‘임핀지’는 면역항암제 중 최초 담도암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10여년 넘게 정체되어 있던 담도암 치료에 새로운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아이우 루스 히(Aiwu Ruth He) 미국 메드스타 조지타운 대학병원(Medstar Georgetown University Hospital) 박사는 “‘임핀지’는 10년 이상 제한된 옵션으로 고통을 받았던 환자들에게 더 우수한 치료 신약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을 뜻한다”며 “‘임핀지’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은 담도암 치료에 있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임상 3상 시험 결과는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ASCO GI) 심포지엄에서 발표되었으며,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에비던스(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Evidence)에 게재됐다.

‘임핀지’는 PD-L1 단백질에 결합하여 PD-L1과 PD-1 및 CD80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차단하고 암세포의 면역 억제 반응을 저해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이다.

미국 FDA는 지난 2017년 5월, 이전 치료 전력을 가진 진행성 방광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임핀지’를 처음 승인했다. 이후 ‘임핀지’는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을 확보했지만, 방광암 환자 대상 임상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해 지난해 2월 회사 측이 해당 적응증을 자진해서 철회한 바 있다.

‘임핀지’의 담도암 적응증 확대 신청 건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 프로그램 하에 진행됐다. 이에 따라 현재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이스라엘, 싱가폴, 스위스 및 영국에서 동시에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임핀지’, 담도암보다 폐암 치료제 시장에 관심 ... 전문가들 “쉽지 않을 것”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적응증 확대로 담도암 치료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지만, ‘임핀지’의 폐암 관련 적응증 확보에 더 힘쓰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전 치료 요법으로 ‘임핀지’의 효능을 평가한 임상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는 담도암 치료제 대비 폐암 치료제 시장이 압도적으로 더 큰 규모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 포츈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에 따르면, 2018년 폐암 치료제 시장은 183억 2760만 달러(한화 약 25조 3837억 2600만 원)로 집계됐으며, 오는 2026년에는 487억 2590만 달러(한화 약 67조 4853억 715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담도암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억 8540만 달러(한화 약 2567억 7900만 원)에 불과하다.

현재 ‘임핀지’는 표준 항암화학요법, 에토포사이드 및 카보플라틴과 병용을 통한 확장기 소세포폐암(ES-SCLC) 성인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전력을 가진 질병 무진행성 절제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폐암 시장의 경우 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와 BMS의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가 확고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약물과의 임상결과도 확인한 차이를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실시한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3상 시험(시험명: POSEIDON)에서 ‘임핀지’는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14%만 줄였지만, 동일한 조건의 임상 연구에서 ‘키트루다’는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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