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롤론티스’ 美 제품명 ‘롤베돈’으로 바뀐 이유는?
한미약품 ‘롤론티스’ 美 제품명 ‘롤베돈’으로 바뀐 이유는?
FDA, 기존 제품명 유효성 상실 통보 … “검토 중인 다른 제품과 잠재적 충돌”

스펙트럼, 올해 초 ‘롤베돈’ 상표 출원 … BLA 신청 시 이미 새 제품명 제안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3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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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이 미국 상용화를 준비 중인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의 현지 제품명을 변경했다. 미국 승인 여부 결정을 불과 열흘 남겨둔 시점에서 갑자기 새 이름을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와 함께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신약물질 ‘롤론티스’의 미국 제품명을 ‘롤베돈’(ROLVEDON)으로 확정하고, 미국 전역 판매를 맡을 영업·마케팅 인력을 충원했다고 30일 밝혔다.

한미약품이 미국에서 ‘롤론티스’의 시판승인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회사 측은 그동안 꾸준히 ‘롤론티스’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상용화를 준비해왔는데, 지난 2018년 12월 처음으로 미국 FDA에 ‘롤론티스’의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제출한 이후 3년 반 만에 돌연 새 제품명을 공개한 것이다.

사실 ‘롤론티스’의 미국 제품명 변경은 이미 올해 초부터 예견된 일이다. 스펙트럼이 지난 3월 자사의 2021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롤론티스’라는 명칭을 앞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스펙트럼의 톰 리가(Tom Riga) 사장은 2021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FDA로부터 그동안 허가 절차에서 조건부로 승인됐던 ‘롤론티스’라는 제품명이 현재 허가 검토가 진행 중인 다른 제품과 잠재적으로 충돌(potential conflict)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FDA에 ‘롤론티스’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제품명을 제안했다”며 “새로운 제품명을 승인받을 때까지 성분명을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펙트럼은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FDA에 ‘롤론티스’에 대한 BLA를 다시 제출했다. 지난해 8월 제조시설 문제로 최종보완요구서(CRL, Complete Response Letter)를 받은 뒤 약 7개월 만이다.

스펙트럼이 수년에 걸쳐 진행한 FDA 허가 절차에서 ‘롤론티스’라는 제품명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회사 측이 지난해 CRL을 수령한 뒤 다른 제약사가 ‘롤론티스’와 매우 유사한 명칭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펙트럼의 상표 출원 시점 역시 이러한 해석에 힘을 보탠다. 스펙트럼은 FDA에 BLA를 제출한 시점보다 2개월여 앞선 올해 1월 미국 특허상표국(USPTO)에 ‘롤베돈’을 상표 출원했다. 지난해 이미 FDA와 ‘롤론티스’ 제품명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는 방증이다.

USPTO는 ‘롤베돈’ 상표에 대한 심사를 모두 끝내고 이달 16일 이의 신청 접수 절차에 돌입했다. 별다른 이의 신청이 없는 경우, ‘롤베돈’ 상표는 올해 4분기 등록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상표 등록이 완료되지 않았고, FDA의 승인 여부 결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이 ‘롤베돈’이라는 새로운 제품명을 공개한 것을 고려하면, 양사는 ‘롤베돈’의 미국 시판 승인이 유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미약품 측은 30일 “‘롤론티스’는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이 출시하는 첫 번째 글로벌신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에서만 약 3조 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분야에서 반드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현지 상용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펙트럼 역시 미국 전역의 세일즈를 담당할 영업 및 마케팅 인력을 충원하고 각 주에 위치한 핵심 암센터 등과의 접촉을 늘려가는 등 ‘롤베돈’의 시판승인을 전제로 한 사전 마케팅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암젠이 개발한 ‘뉴라스타’(페그펠그라스팀)가 장악하고 있다. ‘뉴라스타’의 시장 점유율은 60% 정도로, 피하 주사 제형이 약 10%, 패치 제형(‘뉴라스타 온프로’)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뉴라스타 온프로’는 몸에 부착하면 약물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투여되는 방식의 제형이다.

기존 피하주사 제형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들은 화학요법을 시행한 뒤 하루 이상 지나야 투약할 수 있지만, ‘뉴라스타 온프로’는 항암치료를 받은 당일 몸에 부착하면 다음 날 약물이 자동으로 투여되도록 설계됐다. 병원을 따로 방문할 필요가 없어 환자의 통원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출시와 동시에 6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피하주사 제형을 대체했다.

‘롤베돈’은 한 번 투약으로 효과가 3주간 지속되는 약물이지만, 기존 치료제들과 마찬가지로 항암 화학요법을 받은 뒤 24시간이 지나야 투약할 수 있다. ‘뉴라스타 온프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당일 투약 적응증 확보가 필수다.

한미약품과 스펙트럼도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당일 투여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는 추가 연구를 통해 항암제와 동시 투약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을 통해 항암제 투약 직후 또는 수 시간 내에 ‘롤론티스’를 투약할 수 있도록 용법을 확장해 기존 치료제 대비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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