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롤론티스’ 美 승인 여부 결정 ‘초읽기’ … 기대와 과제
한미약품 ‘롤론티스’ 美 승인 여부 결정 ‘초읽기’ … 기대와 과제
FDA, 지난달 평택바이오플랜트 실사 완료 … 아직 별다른 보완요구 없어

다음 달 9일까지 승인 여부 결정 … 세 번째 시판승인 도전 기대감 ‘솔솔’

상용화 후 당일 투약 적응증 확보는 숙제 … “임상시험 서두를 필요 있어”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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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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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의 미국 승인 여부 판가름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한 차례 좌절을 겪었던 제조시설 실사를 통과하기 위해 회사 측이 심기일전해 재실사를 마친 데다 미국 파트너사 역시 ‘롤론티스’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신약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미국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9월 9일까지 ‘롤론티스’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심사 기간이 끝날 즈음 FDA의 결과 발표가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보름 정도 후에는 ‘롤론티스’의 시판승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이 미국에서 ‘롤론티스’의 시판승인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18년 12월 처음으로 미국 FDA에 ‘롤론티스’의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제출했다. 이후 2019년 3월 FDA로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완제의약품과 관련한 데이터 보완을 요청받았는데,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FDA에서 요구한 자료를 롤론티스의 허가심사 기간 종료 예정일까지 제출하기 어렵다고 판단, 승인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후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은 2019년 8월 미국 FDA에 ‘롤론티스’에 대한 시판승인 신청서를 다시 냈다. 이듬해인 2020년 10월 24일 안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현지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한미약품의 제조시설(평택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가 미뤄지게 됐다.

FDA는 당초 예상보다 반년 이상 늦은 2021년 5월 평택바이오플랜트 실사를 진행했으나, 같은 해 8월 “제조소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며 보완요구 서한(CRL)을 스펙트럼에 전달했다.

이에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은 허가 신청을 재차 취하, CRL 보완사항을 개선하고 올해 3월 세 번째 BLA를 제출했다. 이번 BLA 제출에 따른 미국 FDA의 평택바이오플랜트 실사는 지난달께 마무리됐으며, 승인 여부 결정을 보름여 앞둔 지금까지 보완요구는 없는 상태다. ‘롤론티스’의 미국 상용화 성공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세 차례에 걸친 ‘롤론티스’의 미국 시판승인 신청 과정에서 스펙트럼 역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인력의 30%를 감축했다. 당시 회사의 직원은 모두 176명. 이 중 53명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스펙트럼이 이러한 결정을 단행한 이유는 비용을 줄이고 기존 ‘캐시런웨이’(cash runway)를 연장하기 위해서다.

‘캐시런웨이’(cash runway)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현재의 소각 비율로 계속 지출하는 경우 자금이 바닥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당초 스펙트럼의 ‘캐시런웨이’는 올해 6월 정도로 예상됐으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 소진을 20~25% 줄여 ‘캐시런웨이’를 2023년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펙트럼은 현재 매출이 전혀 없는 회사다. 지난 2018년까지는 매년 1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나,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 개발에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 투자가 필요해지자 2019년 보유하고 있던 7개 시판 품목을 인도 제약사인 오로빈도(Aurobindo Pharma)의 자회사 아크로텍바이오파마(Acrotech Biopharma)에 최대 3억 달러 규모로 매각했다.

그러나, ‘롤론티스’의 미국 시판승인이 지연되면서 이후로도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이어졌다. 매출이 없는 스펙트럼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됐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스펙트럼은 구조조정과 함께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인 불응성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 신약 ‘IGN002’ 등의 개발 우선순위도 하향 조정했다. ‘롤론티스’와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수입한 또 다른 신약 ‘포지오티닙’의 상용화에 사활을 건 것이다.

스펙트럼의 이러한 노력에 한미약품은 24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나아가 양사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오너 2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사장이 스펙트럼의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미국 FDA로부터 ‘롤론티스’의 시판승인을 받아내겠다는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시장, ‘뉴라스타’ 여전히 강세

피하주사제는 하락세 … 패치 제형이 시장 장악

당일 투약 적응증 확보가 현지 시장 확대 지름길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제공]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규모가 4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롤론티스’가 미국 상용화에만 성공하면 큰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러나, 현지 시장은 여전히 터줏대감인 ‘뉴라스타’가 장악하고 있는 상태여서 마케팅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라스타’(페그펠그라스팀)는 암젠이 개발한 2세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피하주사 제형으로 지난 2002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20년째 판매되고 있다. 한때 매출이 5조 원을 웃돌았으나, 2018년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한 뒤 규모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2018년 바이오콘의 ‘풀필라’(Fulphila)를 시작으로 화이자의 ‘니베프리아’(Nyvepria), 코헤러스의 ‘유데니카’(Udenyca), 산도스의 ‘지엑스텐조’(Ziextenzo), 카시브 바이오사이언스의 ‘필네트라’(Fylnetra) 등 현재까지 5개의 바이오시밀러가 시판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뉴라스타’의 미국 매출은 15억1400만 달러(한화 2조348억 원)으로 전년(20억 달러)보다 24% 감소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공세로 점유율이 하락한 데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자체 인하한 영향이다.

다만, 점유율 하락은 피하주사 제형에서만 이어졌다. 2018년 40%에 이르던 ‘뉴라스타’ 피하주사 제형의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12%까지 떨어졌지만, 암젠이 지난 2017년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대비해 출시한 ‘뉴라스타’ 패치 제형인 ‘뉴라스타 온프로’(Neulasta Onpro)는 지금도 페그필그라스팀 성분 제제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가 미국 시장에 안착하려면 ‘뉴라스타 온프로’의 점유율을 빼앗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뉴라스타 온프로’는 몸에 부착하면 약물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투여되는 방식의 제형이다.

기존 피하주사 제형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들은 화학요법을 시행한 뒤 하루 이상 지나야 투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고된 항암 치료를 받은 뒤에도 다시 병원을 방문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를 투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해야 했다.

‘뉴라스타 온프로’는 항암치료를 받은 당일 몸에 부착하면 다음 날 약물이 자동으로 투여되도록 설계됐다. 병원을 따로 방문할 필요가 없어 환자의 통원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출시와 동시에 6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피하주사 제형을 대체했다. 피하주사 제형의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에도 동일 성분 제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롤론티스’는 한 번 투약으로 효과가 3주간 지속되는 약물이다. ‘뉴라스타’(1주간 효과 지속)보다 효과 유지 기간이 3배 길지만, 기존 피하주사 제형의 ‘뉴라스타’처럼 화학요법을 받은 뒤 24시간이 지나야 투약할 수 있다. ‘롤론티스’를 투약하려는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고, 다음 날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것이다.

‘롤론티스’가 ‘뉴라스타’와 제대로 경쟁하려면 항암치료 당일 투약이 가능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미약품과 스펙트럼도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당일 투여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적응증이 반영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보완요구 없이 승인 여부 결정일이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롤론티스’는 미국 상용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판승인을 받을 경우에는 후발 약물들의 시장 진입에 대비, 당일 투약 임상을 빠르게 끝내 점유율을 끌어올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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