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건강 이렇게 지키자”
“여름철 건강 이렇게 지키자”
  • 박민선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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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선 교수(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선] 기온과 습도 변화가 크고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에겐 더 힘든 계절이 여름입니다. 환경 변화에 잘 대처하며 잘 먹고 적당히 움직이며 감정을 다스려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복날에 삼계탕을 먹어 건강을 지키곤 했습니다. 채소와 밥을 주식으로 삼았던 과거에는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는다고 할 정도로 고기반찬이 귀해, 온 가족이 함께 나누어 먹으려면 삼계탕이나 갈비탕 등 탕으로 만들어 먹어야 했을 것입니다. 또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농사일 등을 한 후 땀을 많이 흘리므로 그만큼의 수분과 열량을 보충해야 혈압과 힘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사를 지어야 살 수 있었던 과거에는 수축기혈압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에 고기와 소금을 섭취해 혈압을 유지해야 신체 활동을 할 수 있었으므로, 환경 변화에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식생활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복날 삼계탕이 영양과잉을 불러오기 쉽습니다. 여름철에는 신체 활동을 조금 줄여 휴식을 늘리고, 당분과 미네랄 섭취는 늘리는 것이 환경에 적응하는 건강 관리법입니다.

한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나트륨과 같은 전해질 소실이 늘고 체액량도 감소하기 쉬우며 말초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1.5~2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단, 혈압이 낮은 분들은 장시간 운동을 한 후나, 힘이 떨어져 식은땀을 흘린 후 지나친 저염식을 하게 되면 오히려 혈압이 더 낮아져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지칠 수 있습니다. 혈압이 높지 않고 저혈압에 가까운 분들은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는 오히려 간이 된 국물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수분이 풍부한 여름철 과일을 섭취해 땀으로 소모되기 쉬운 미네랄을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여름철에는 체액이 부족해 몸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온몸으로 뿜어 올리는 심장 또한 지치기 쉽고, 체온 조절을 위해서도 열량을 소모하므로, 적절한 양의 음식을 제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온 다습한 계절은 음식에 있는 균이나 독소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특히 노인은 위산 분비 기능이 떨어져 위에서 균을 제거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는 감각도 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상한 음식을 섭취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음식은 되도록 조금씩 만들어 바로 섭취하고 남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자주 만들기 어려운 어르신들은 가정식과 비슷한 반찬을 사서 드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름철 더 어려운 만성질환 관리

다음에 소개하는 84세 여성 환자는 여름철 만성질환자 관리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72세에 심혈관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당뇨, 혈압 및 고지혈증을 모두 잘 관리하고 있었는데, 올해 6월 초 4차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혈당이 잘 안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예방접종 후 열이 있고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었고, 신체 활동량이 줄면서 혈당이 높아진 것입니다. 공복혈당이 200mg/dL를 넘자, 평상시보다 운동량을 조금 늘려 아침저녁으로 5,000보 이상 걷기와 스트레칭을 했지만 혈당이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식후 혈당도 300mg/dL가 넘어 저녁 혈당 약의 양을 추가 처방해드렸습니다.

그 이후 아침 혈당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지나치게 혈당이 떨어졌는지 아침 식사 후 배가 고프고 불면증도 심해지면서 기운이 없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했습니다. 저혈당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 환자에게 저녁 혈당 약을 반으로 줄이도록 권고했고 이후 좋아지는듯했는데, 다시 혈당이 이전보다 더 높다고 예정일보다 일찍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환자의 병력을 자세하게 확인한 결과 주변에서 발에 붙이는 패치를 사용하면 혈당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패치를 일주일 내내 발에 붙이고 주무셨다고 했습니다. 또 저혈당이 의심되는 증상을 호소하던 즈음 평상시보다 2~3배 이상 많은 양의 변을 보고 나서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증상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환자에게 패치를 붙이지 못하게 하고 혈당 약 용량을 올렸더니 공복혈당이 140mg/dL 정도로 잡히기 시작하면서 불면증과 전신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여름에는 과일, 채소를 비롯해 시원한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배변 횟수가 늘거나, 배변량이 증가해 갑작스러운 기억력 저하와 청력 및 시력 저하 등 체력 저하에 따른 증상을 호소하는 때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장에 내용물이 꽉 차 있어야 몸의 긴장감과 각성상태를 유지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균형을 이뤄 각각의 장기가 제 기능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평소보다 배변 횟수가 늘거나, 배변 양이 많아져 장이 비워지면 어지럽거나 감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때는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섭취를 조금 줄이거나, 소화가 쉽지 않은 밀가루 음식을 덜 먹고, 육류, 생선류 등 약간 기름진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환자처럼 혈당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무더위에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운동량을 늘리면 체력 저하가 더 심해지면서 오히려 혈당 조절이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덥지 않은 시간이라도 한여름에는 신체 활동을 늘리면 오히려 혈압과 공복혈당이 높아지기도 하므로, 중장년층은 한여름에 평상시보다 신체 활동량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 건강관리 방법

첫째, 신체 활동, 특히 야외 활동은 지나치지 않은 정도로 자제해야 합니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더위에 지나친 신체 활동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신체 활동으로 체력을 모두 끌어 쓰면 더위를 방어할 능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유지하기도 어려워 심뇌혈관질환과 온열 관련 질환의 위험이 커집니다.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에서는 1도 증가 시마다 사망자가 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움직일수록 열 발생이 늘고, 체온 조절을 위해 혈관도 확장되고 땀 배출도 늘면서 맥박수도 빨라져 심장에 부하가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직업상 고온의 야외에서 신체 활동을 하는 젊은 층도 여름철에는 휴식시간을 늘리도록 권고합니다.

둘째, 유산소운동은 조금 줄이고 상하체 근력운동,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은 조금 늘립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한여름에는 유산소운동을 줄이고, 평상시 근력운동이 익숙지 않다면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하는 근력운동을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운 여름에 평상시와 같거나 조금 과한 유산소운동을 하면 땀으로 체액이 배출되면서 심장에 부담을 줘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유산소운동을 줄이고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상하체 근력운동으로 일시적으로 근력과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을 늘리면 여름철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셋째,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식생활도 신경 써야 합니다. 자주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지나친 저염식을 피하고, 육류 등 소화가 어려운 음식은 과식하지 않도록 합니다. 여름에는 체온 조절에 체력을 크게 소모하기 쉬우므로 평상시보다 쌀 섭취를 줄이고, 보리 등 잡곡류 섭취를 늘려 체온 조절이 잘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제철 과일처럼 몸이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당분류 섭취를 늘리는 것도 기력 저하를 예방하고 체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덥고 습한 환경은 가장 먼저 감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주변 기온과 습도의 변화가 호흡과 심장박동의 변화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불볕더위에 몸이 힘들어지면 쉽게 짜증이 나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들은 더위에 숨쉬기도 어려워지면 이유 없이 슬퍼지거나 우울해지고 식욕이 떨어져 어지럼증이나 장염 등으로 장기간 고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날씨가 더워지면 자신의 감정 변화를 잘 관찰하고, 상대방도 나와 마찬가지로 평상시보다 불쾌지수가 높아 더 예민해져 있는 상태일 수 있으므로 타인의 관점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충돌하지 않도록 행동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글·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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