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유방암 치료제 개발, 이곳에만 오면 ‘동맥경화’
잘 나가던 유방암 치료제 개발, 이곳에만 오면 ‘동맥경화’
SERD 경구제,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

글로벌 빅파마들 줄줄이 임상 실패 ... 사노피, SERD 경구제 개발 포기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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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HER2 저발현 유방암 분야에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반면,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표적 경구용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를 개발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한채 난항을 겪고 있다.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 혹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있지만 HER2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는 유방암을 말한다. 현재 표준 치료요법은 에스트라디올의 생성을 억제하는 ‘아로마타제’(aromatase)와 CDK4·6 억제제의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CDK4·6 억제제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입랜스’(Ibrance, 성분명: 팔보시클립·palbociclib),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키스칼리’(Kisqali, 성분명: 리보시클립·ribociclib),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버제니오’(Verzenio, 성분명: 아베마시클립·abemaciclib)가 있다. 이들 약물은 각각 2015년 2월, 2017년 3월, 2017년 9월에 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약물과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는 아로마타제는 지난 1996년 FDA의 승인을 받은 오래된 약제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 경쟁에 뛰어들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중 경구용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는 에스트로겐이 결합하는 수용체의 분해를 유도하여 유방 종양으로 끌어들이는 수용체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제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Faslodex, 성분명: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는 현재 유일하게 상용화된 SERD 계열 약제로, 2002년 미국, 2004년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주사제인 만큼, 복약 편의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먹는 치료제 개발이다. 

프랑스 사노피(Sanofi)는 2017년 자사의 ‘암세네스트란트’(Amcenestrant)에 대한 임상 연구에 착수, 본격적인 SERD 경구제 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려졌다. 사노피에 이어 스위스 로슈(Roche), 아스트라제네카도 SERD 경구제 개발에 참여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SERD 경구제 개발 줄줄이 실패

문제는 치열한 신약개발 열기에도 불구하고 SERD 경구제 개발이 매번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노피는 그동안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암세네스트란트’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여러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19년 9월 ‘암세네스트란트’의 단독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시험명: AMEERA-3)을, 2020년 10월에는 ‘암세네스트란트’와 ‘입랜스’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MEERA-5)을 본격 개시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사노피 측이 발표한 ‘암세네스트란트’의 단독요법 2상 평가결과를 보면, ‘암세네스트란트’는 대조약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암세네스트란트’는 ‘입랜스’와의 병용요법도 성공하지 못했다. 사노피는 17일(현지 시간), “‘암세네스트란트’와 ‘입랜스’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 중간 분석 결과, 대조군 대비 시험을 지속할만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임상 연구 외부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해당 임상을 중단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회사 측은 이와 함께 초기 유방암에 대한 ‘암세네스트란트’의 임상 연구 또한 중단한다고 밝혀 사실상 개발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날 존 리드(John Reed) 사노피 최고연구개발책임자는 “이번 결과에 실망했지만, 해당 연구는 유방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암세네스트란트’ 임상 연구에 참여한 환자, 가족 및 의료 전문가에게 감사를 표했다.

 

임상시험 임상

사노피에 이어 로슈도 개발 실패의 쓴맛을 봤다. 로슈는 지난 4월,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자사의 SERD 경구제 ‘지레데스트란스’(Giredestrant)가 진행성·전이성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에 실패하여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로슈 측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활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환자에서 괄목할 만한 치료 효과는 고무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SERD 주사제 ‘파슬로덱스’의 후속 제제인 SERD 경구제 ‘카미제스트란트’(camizestrant)를 개발 중에 있다.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파슬로덱스’와 ‘카미제스트란트’를 비교하는 임상 2상 시험(시험명: SERENA-2)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험 결과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기업 리서치 앤드 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틈새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리서치 앤드 마켓은 바이오마커 기반 암 진단법 기술이 심화함에 따라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진단율 또한 증가할 것이이며, 오는 2027년에는 한해 230만 건의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진단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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