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이찌산쿄·길리어드, 유방암 분야서 로슈 맹추격
다이이찌산쿄·길리어드, 유방암 분야서 로슈 맹추격
로슈 ‘허셉틴’ 및 ‘캐사일라’, 2021년 합산 매출액 약 50억 달러에 달해

다이이찌산쿄·AZ ‘엔허투’, 신무기 장착하며 광폭 행보 ... HER2 양성 유방암에도 효과

길리어드 ‘트로델비’, 유방암 전체 환자 중 70%에 대한 치료 효능 입증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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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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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허셉틴’
로슈 ‘허셉틴’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일본의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가 새로운 적응증을 속속 확보하면서 스위스 로슈(Roche)가 장악하고 있는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로슈가 놓치고 있던 미충족 의료 수요를 목표로 개선된 신약을 앞세워 더 강한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방암은 유방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유방암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있을 경우(HR 양성), 호르몬이 그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항호르몬 요법을 사용한다. HER2 수용체가 과발현되어 있을 경우(HER2 양성), 이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유방암 세포에 호르몬 수용체가 없고, HER2가 과발현되어 있지 않을 경우, 항호르몬요법이나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데, 이러한 종류의 유방암을 삼중음성 유방암이라고 한다.

로슈는 현재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8년 9월, 로슈의 HER2 표적항암제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을 유방암 치료제로 최초 승인했다. 이후 2006년에는 HER2 양성 임파절 유방암에 대한 보조 치료제로 확대 승인한 바 있다.

관련 시장에서도 ‘허셉틴’은 블록버스터로 군림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허셉틴’의 매출액은 29억 1000만 달러(한화 약 3조 8103억 원)를 기록했다.

‘허셉틴’의 특허는 지난 2019년 6월 만료되었는데, 로슈는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대한 방어책으로서 후속 신약 ‘캐사일라’(Kadcyla,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uzumab emtansine)를 선보였다. ‘캐사일라’는 2013년 2월 후기 단계 유방암에 대한 FDA 승인을 시작으로 2019년 5월에는 초기 단계의 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한 보조 치료제로 확대 승인 받았다.

‘캐사일라’는 출시 이후 ‘허셉틴’의 시장 점유율을 이어 받음과 동시에 단숨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열에 합류했다. 2021년에는 21억 7800만 달러(한화 약 2조 74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허셉틴’과 ‘캐사일라’의 2021년 합산 매출액은 약 50억 달러(한화 약 6조 5450억 원)에 이른다.

다만, 일각에서는 ‘허셉틴’과 ‘캐사일라’의 적응증이 HER2 양성 유방암에 머물러 있으므로, 매출 성장의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방암 환자의 최대 55%는 HER2 수용체 저발현, 10~20% 삼중음성 유방암인 점을 고려할 때, ‘허셉틴’과 ‘캐사일라’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다이이찌산쿄와 길리어드는 지난 2019년, 2020년에 각각 해당 적응증에 대한 유방암 신약을 내놓으면서 로슈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AZ ‘엔허투’, 신무기 장착하며 광폭 행보

AZ의 엔허투(Enhertu) [사진=clinical trials arena]
다이이찌산쿄와 AZ의 엔허투(Enhertu) [사진=clinical trials arena]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개발한 ADC(항체-약물접합체) 표적항암제로, 미국 FDA는 지난 2019년 12월 ‘엔허투’를 이전에 2개 이상의 항HER2 표적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절제불가능·전이성 HER 양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후 올해 5월에는 이전에 항HER2 표적 치료제로 치료받은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확대 승인 받았으며, 지난 6일에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세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엔허투’는 시장 반응도 호의적이다. 2021년에는 전년(3억 3600만 달러) 대비 약 27% 증가한 4억 2600만 달러(한화 약 5555억 원)의 매출을 거두었다. 미국의 투자회사 SVB 증권(SVB Securities)의 앤드류 베렌스(Andrew Berens) 애널리스트는 ‘엔허투’에 대해 “오는 2030년까지 최대 4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발견 및 개발한 HER2 유도 항체 및 국소이성질화효소억제제 결합체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설계됐다. AZ는 2019년 3월, 다이이찌산쿄와 69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엔허투’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엔허투’가 기념비적인 승인을 받은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다이이찌산쿄와 AZ는 최근 새로운 소식을 전하면서 또한번 퀀턴점프를 노리고 있다.

양측은 15일(현지 시간),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를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DESTINY-Breast02)에서 ‘엔허투’가 무진행 생존 기간을 괄목할 만하게 연장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은 절제불가능·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600명에서 기존 항암 화학 요법 대비 ‘엔허투’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을 비교한 연구였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엔허투’와 항암 화학 요법을 2:1 비율로 무작위 투여 받았다.

시험 결과, ‘엔허투’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의 개선을 보였다. 양측은 향후 개최되는 학술회의에서 상세한 데이터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수잔 갤브레이즈(Susan Galbraith) 아스트라제네카 종양 연구개발부 수석 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엔허투’가 다양한 치료 환경에서 환자에게 알맞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범용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 “‘트로델비’, 유방암 전체 환자 중 70%에 대한 치료 효능 입증”

길리어드 트로델비(Trodelvy) [사진=Pharma live]
길리어드 트로델비(Trodelvy) [사진=Pharma live]

길리어드 또한 시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회사의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는 길리어드가 지난 2020년 210억 달러에 미국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Trop-2 유전자 표적 ADC 치료제이다. 2020년 4월 미국 FDA로부터 이전에 치료 받은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해 4월에는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의 1차 치료제로 최초 허가 받은 바 있다.

길리어드는 ‘트로델비’의 적응증 확장을 꾀하면서 로슈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4900만 달러) 대비 106% 증가한 1억 100만 달러(한화 약 1321억 5850만 원)의 수익을 거두었으며, 최근 임상에서는 ‘엔허투’와 마찬가지로 ‘트로델비’가 HER2 저발현 유방암에도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길리어드는 15일(현지 시간),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ROPiCS-02)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험은 이전에 CDK4·6 억제제 치료 전력을 가진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543명에서 기존의 항암 화학 요법과 ‘트로델비’를 비교 평가한 연구로, 환자들은 1:1 비율로 ‘트로델비’와 항암 화학 요법을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그 결과, ‘트로델비’ 투여군의 전체 생존율(OS)은 화학요법군 보다 더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길리어드는 다가오는 의료 학술회의에서 최종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머다드 파시(Merdad Parsey) 길리어드 최고의료책임자는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은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하지만,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며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이번 연구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길리어드는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에 대한 ‘트로델비’의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으며, 현재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길리어드의 기대와 달리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시장 규모에 대해 확신할 수 없으며, 이번 연구 데이터가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데이터와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SVB 증권은 “최종 데이터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후 ‘트로델비’의 향후 전망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길리어드는 올해 6월 ASCO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호프 루고(Hope S. Rugo) 박사 연구팀을 통해 해당 임상 3상 연구의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트로델비’군과 대조군의 전체생존기간이 통계적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연구 데이터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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