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엔트레스토’ 염변경 제네릭 특허 확보 ‘총력전’
제약업계, ‘엔트레스토’ 염변경 제네릭 특허 확보 ‘총력전’
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 등 주요 염 선점 경쟁 … 자체 기술로 오리지널 단점도 극복

‘엔트레스토’ 세계 유일 공결정 복합체 … 후발약물 개발도 기술장벽 높아 권리화 필수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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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노바티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사진=한국노바티스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심부전 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인 노바티스 ‘엔트레스토’(발사르탄·사쿠비트릴)의 제네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제약사들이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특허 장벽을 쌓고 있다. 오리지널과의 특허 분쟁에서 우위에 올라선 이들 제약사는 자사가 개발한 염변경 약물을 경쟁사가 모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앞다퉈 특허를 출원하며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양새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엔트레스토’의 후속 특허 4건에 대한 특허도전에서 모두 승소한 #한미약품은 현재 나트륨염을 활용해 개발한 ‘엔트레스토’ 염변경 제네릭에 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특허청이 공개한 특허 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엔트레스토’보다 흡습성이 낮은 제제를 제조하기 위해 오리지널의 주성분인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염을 나트륨염2.5수화물에서 나트륨염3수화물(Ⅱ형 결정형)로 변경했다. 또한, 특정 붕해제를 사용해 제조 공정상의 위험성을 줄이고 활택제인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의 함량을 한정해 생산성을 개선했다.

#대웅제약은 ‘엔트레스토’의 염을 3나트륨염3수화물로 변경한 염변경 제네릭과 이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공개된 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염변경 약물은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용출율을 보인 것은 물론, 생물학적 동등 수준의 혈중농도-시간곡선하면적(AUC)과 최고혈중농도(Cmax)를 나타냈다. 자체 선정한 부형제를 이용해 제제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종근당은 ‘엔트레스토’의 나트륨염2.5수화물에서 칼슘염4수화물로 변경한 염변경 약물을 개발, 해당 조성물과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지난해 출원해 올해 초 명세서가 공개됐다.

종근당의 특허출원 발명 내용에 따르면, 사쿠비트릴·발사르탄칼슘4수화물 복합체는 장기 안정성 시험(9개월), 가속 안정성 시험(6개월)에서 99.9% 이상의 순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나아가 약물에 포함된 수분 중량 변화가 0.5%p에도 미치지 않아 인습성을 크게 개선했으며, 자체 개발 제조방법을 적용해 제조 수율도 9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국내 제약사들이 자사가 개발한 ‘엔트레스토’ 염변경 제네릭에 대한 특허 출원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는 ‘엔트레스토’가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의 복합제가 아닌 ‘복합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엔트레스토’는 안지오텐신수용체(ARB) 저해제 발사르탄과 네프릴리신을 억제하는 사쿠비트릴을 최초로 합친 이중 저해제 ARNI(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 계열 치료제다. 통상 복합제는 두 개 이상의 성분을 서로 분리된 형태로 정제에 함유하는 방식인데, ‘엔트레스토’는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 성분이 공결정(cocrystal)으로 결합된 형태다.

공결정은 두 개 이상의 다른 분자가 결정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형태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두 개 이상 성분이 각자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마치 한 개의 성분처럼 연결돼있는 것이다. 현재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공결정 의약품은 ‘엔트레스토’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염변경 약물 역시 두 성분을 한 개 결정형으로 결합한 뒤 각각의 특성을 유지토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제약사들이 ‘엔트레스토’ 염변경 제네릭을 개발한 후 서둘러 특허를 등록해 권리로 보호하려는 이유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염변경 약물을 통해 기존 ‘엔트레스토’의 단점으로 꼽히는 안정성, 인습성 등을 극복하고 있어 특허 등록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가지 성분을 한 개 결정으로 결합한 세계 유일의 공결정 형태의 복합체라는 점에서 후속 염변경 약물들도 특허 출원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제약사들이 주요 염들을 선점할 경우, 후발 제약사들은 위임형 제네릭으로 시장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트레스토’는 출시 이후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제품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은 출시 첫해 3억 원에서 이듬해인 2018년 63억 원, 2019년 150억 원, 2020년 235억 원, 2021년 323억 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만성 심부전뿐 아니라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서도 ‘엔트레스토’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국내외에서 표준 치료제로 권고된 데 더해 미국심장학회가 지난해 ‘엔트레스토’를 심박출계수 감소 심부전 환자의 초기 치료 옵션으로 권고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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