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디지털화 급물살
바이오산업 디지털화 급물살
산업 간 경계 허물어지고 새로운 디지털 헬스시대 개막 

바이오산업도 디지털화는 필수, 디지털 바이오 마커에 관심 가져야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2.06.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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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산업에도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새로운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이면서 급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코트라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헬스케어 시스템의 붕괴는 가장 보수적인 분야 중 하나인 의료분야에 있어서도 빠른 변화를 불러왔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mRNA 백신이다. 기존의 백신 개발 과정은 임상시험 시작에서 승인까지 거의 10년 이상이 소요되었지만 mRNA 백신은 물질 개발부터 사용 승인까지 전 과정이 1년 이내에 완료됐다.

이는 민관이 합심한 결과물이었다. 변화의 중심은 세계 최대 보건의료시장인 미국이다. 미국 정부는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FDA는 긴급사용승인(EUA)과 함께 부작용에 대한 광범위한 면책권을 이례적으로 부여했다. 학계는 관련 코로나19 유전자 서열과 같은 중요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했으며 제약업계 역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신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질병에 대응했다.

변화의 바람은 치료제 개발에 머물지 않았다. 바이오산업계 전반에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원격의료다. 기존 대면진료가 한계에 봉착한 상황 속에서 원격의료는 급속히 확산됐다. 미국의사협회(AMA)가 의료서비스 공급자인 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보고서(2022년)를 보면 약 60% 의사가 원격의료가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대상 조사에서도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 진료는 원격의료 이용 희망 비율이 과반수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사회 전반에 있어 디지털 헬스에 대한 수용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원격의료를 통한 환자 의료경험 개선 여부 설문 결과 (단위: 명) [자료: 미국의사협회]
원격의료를 통한 환자 의료경험 개선 여부 설문 결과 (단위: 명) [자료: 미국의사협회]
분야별 원격의료 이용 희망 소비 [자료: Deloitte]
분야별 원격의료 이용 희망 소비 [자료: Deloitte]

FDA 역시 디지털 헬스 분야의 확산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관련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새롭게 부상한 디지털 헬스시장

미국 바이오산업은 기존 분야에 더해 디지털 헬스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조사전문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디지털 헬스산업을 크게 헬스케어 IT와 텔레헬스로 구분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 시장 구분 [자료: Frost & Sullivan,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재구성]
디지털 헬스 시장 구분 [자료: Frost & Sullivan,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재구성]

헬스케어 IT는 IT 인프라나 이를 포함한 솔루션을 활용해 의료전문가를 지원하는 분야(Clinical: 차트관리, 신약개발, 진료, 임상실험 등)에서부터 개인의 일상에서 건강을 보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Non-Clinical: 심박수, 운동량, 수면상태 등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자회사인 GE 헬스케어(GE Healthcare)의 경우 의료영상·정보, 진단,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Oracle)은 최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전자건강기록(HER : electronic health record) 선두 업체인 서너(Cerner)를 인수하며 헬스케어 IT 분야에 진출했다.

3M은 Healthcare RCM(Revenue cycle management, 의료수익 사이클 관리) 시장에 진출해 의료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IT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투자를 받은 그릿스톤 온콜로지(Gritstone Oncology)는 AI 머신러닝 기반 면역치료 백신 개발사로, 이 회사의 헬스케어 IT 분야는 과거 의료행정처리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Clinical 헬스케어 IT의 경우 전자치료제의 FDA 승인과 함께 현지 대기업도 관련 사업본부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지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스타트업 대표는 “미국 FDA 기준이 정비되면서 디지털 치료제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의 디지털헬스 분야 진출이 점차로 늘고 있고 관련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로 향후 1~2년 이내에 해당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는 애플워치, 핏빗 등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기초대사 측정기기에서부터 뇌파를 측정해 명상이나 수면을 돕는 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돼 있다. 

텔레헬스는 원격진료가 대표적으로, 네트워크 기반 솔루션을 이용한 의료산업 분야 관계자(의사, 환자, 보험사 등)를 연결하는 서비스 시장이다. 미국은 텔라닥(Teladoc), 쎄써미(Sesame) 등 다양한 원격진료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으며 기존 미국 건강보험 체계와 연계해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미국 디지털 헬스시장 규모

미국의 디지털 헬스시장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디지털 헬스시장의 약 39.4%를 차지하며 700억 달러(한화 약 90조 원)에 달했다. 조사기관인 Statist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약 30%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단위: US$ 십억) [자료: statista,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재구성]
미국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단위: US$ 십억) [자료: statista,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재구성]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수단으로 의료 분야의 디지털화와 혁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민간 부분의 디지털 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역시 관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밸리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바이오분야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724억 달러(한화 약 93조 원)로 그중 59%인 426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가 헬스테크, Dx 등 헬스케어 IT 분야에 투자됐다. 이는 2020년 대비 186% 증가한 금액이다.

 

디지털 헬스 산업의 핵심은 디지털 바이오 마커

병원 내 관리시스템에서부터 환자와 소비자를 원격으로 이어주는 플랫폼, 소비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도와주는 IT 기기에서부터 각종 의료 정보나 도움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까지 디지털 헬스 시장은 그 활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시장성 역시 매우 크다.

코트라 김태룡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뛰어난 의사나 엔지니어, 풍부한 자본, 연구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 뛰어난 AI 기술력 등 모두가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디지털 헬스 관련 솔루션과 제품, 서비스의 근간에 자리 잡은 중요 요소는 바로 데이터”라며 “디지털 헬스에서는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도 디지털 바이오 마커로 표현되는 데이터야말로 산업을 지탱하는 기초 단위”라고 말했다.     

 

디지털 바이오마커
디지털 바이오마커

디지털바이오 마커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정의한 ‘바이오 마커: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 질병, 진행 상황, 치료방법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 또는 대리표지자(ex. 혈압, 체온, 혈당, 최근에는 DNA, RNA, 단백질, 세균,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확장)’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디지털기술을 바탕으로 수집된 바이오 마커를 의미한다. [자료: Traditional and Digital Biomarkers: Two Worlds Apart?]

관련업계에 따르면 IT 기기의 보급과 새로운 바이오 기술의 등장으로 현재는 수많은 바이오 마커를 수집하고 측정·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조사전문기관 Frost & Sullivan은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2022년 유망기술 50가지 중에 하나로 꼽았고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 26억 달러에서 2026년 90억 달러로 연평균 35.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디지털 바이오마커 시장의 약 70%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316건의 특허(전 세계 관련 특허의 24%)가 등록돼 있다.

김태룡 무역관은 “바이오산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제약,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클라우드, AI 등 신기술의 도입과 적용 여부가 시장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디지털화된 바이오 정보에 대한 보안과 프라이버시 이슈 역시 관련 업계에서 신중히 다루어야 할 주제로 산업 간의 연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 컨설팅전문기관인 가트너는 2022년 대표 기술 트렌드로 Data Fabric, Cybersecurity Mesh, Privacy-Enhancing Computation, Cloud-Native Platforms, Decision Intelligence 등을 제시했는데 이 기술들 모두가 디지털 헬스 산업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으며 더욱 넓은 시야에서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22년 떠오르는 전략기술 트렌드 [자료: Gartner]
2022년 떠오르는 전략기술 트렌드 [자료: Gartner]

김태룡 무역관은 “디지털 바이오 마커와 같이 디지털 헬스 산업의 근간에 위치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구축하는 기업이 향후 바이오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역시 관련 정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의 기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전략적으로 미국 정책연구기관들과의 공조 또는 협조를 통해 그 표준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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