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폐 호중구가 감염이나 염증 환경에서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배외식 교수 연구팀은 RNA 염기서열분석과 유세포 분석을 통해 체내 기관 중 폐에서의 호중구 역할을 새롭게 규명했다.
호중구는 우리 몸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호중구는 혈관을 돌아다니다 세균이 몸에 들어오면 감염부위로 제일 먼저 도착해 세균을 공격하고 제거하는 백혈구를 말한다.
폐는 우리 몸의 핵심 장기로 병원균 감염 시 과도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 심각한 폐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면역반응이 억제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어떠한 기전으로 폐에서의 면역이 억제되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세균이 감염되지 않은 정상 폐에서도 호중구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골수나 혈액에 있는 호중구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인자가 폐 호중구의 특성을 결정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폐 염증질환에서 폐 호중구가 어떠한 기능을 담당하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폐에 존재하는 호중구를 분리해 RNA 염기서열분석(RNA sequencing)과 유세포 분석을 통해 폐 호중구가 골수 및 혈액 호중구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기능적으로 폐 호중구는 침투한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반응성 산소 생성을 잘 유도하지만, 세균의 내독소 자극에 의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은 골수 호중구에 비해 현저히 감소해 있었다.
폐 호중구가 감염균에 대해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도 병원균 감염 시 폐에서의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 할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연구팀은 폐 조직에 많이 존재하는 프로스타글란딘 E2(Prostaglandin E2, PGE2)가 혈관을 돌아다니는 호중구를 폐에 머무르게 하면서 면역 억제 기능을 가진 호중구 생성 역할을 함을 확인했다.
프로스타글란딘 E2가 단백질 키네이스 A(Protein kinase A : PKA)의 활성화를 통해 트랜스글루타미네이스2(Transglutaminase2 : Tgm2)를 생성함으로써 폐 호중구가 항-염증성 기능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폐에 머무르고 있는 호중구가 폐에서의 염증 반응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해 호중구를 표적으로 하는 폐 질환 치료 가능성의 실마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및 선도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혈액학 분야 국제학술지 ‘블러드(Blood)’에 이달 9일 온라인 게재됐다.
[용어설명]
* RNA 염기서열분석(RNA sequencing) : 세포 안에 있는 모든 RNA의 서열을 확인해 어떤 유전자의 RNA가 많은지 비교하는 실험
* 유세포 분석 : 특정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이용하여 세포 표면에 어떤 단백질이 존재하는 지 알아내는 기술
* 반응성 산소 : 호중구 등의 선천면역세포가 만들어내는 활성 산소로서, 균을 죽이는 효과를 가짐
* 사이토카인 : 면역 세포에서 생성되어 분비되는 면역조절 단백질
* 프로스타글란딘 E2(Prostaglandin E2, PGE2) : 체내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활성을 가지는 생리활성 지질 분자 중 하나
* 단백질 키네이스 A(Protein kinase A, PKA) : 세포내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인산화 효소로서 신호전달 분자로 기능함
* 트랜스글루타미네이스 2(Transglutaminase2 : Tgm2) : 세포내의 중요 신호전달 효소로서 단백질 변형을 조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