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인터파크에 롯데까지 … 비제약 기업 바이오 시장 침투 가속
GS·인터파크에 롯데까지 … 비제약 기업 바이오 시장 침투 가속
오리온·OCI 등 재벌기업 다수 진출 … 자금력 앞세워 공격적 투자 예고

제약업계, 바이오 시장 선점당할라 … 상위사 주도 먹거리 확보 ‘분주’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5.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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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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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비제약 기업들의 바이오 의약품 시장 침투가 빨라지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은 미충족 수요가 큰 데다 성장 잠재력이 풍부해서 수익성이 높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지만, 대규모 자금 투자와 첨단 기술력이 필요해서 진입 문턱이 높은 분야다. 이 때문에 많은 국내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사업 확장을 머뭇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제약 분야에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연이어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특히 재벌기업들은 천문학적 자금 및 시설 투자를 예고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룹 측은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명칭으로 오는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업계 행사인 ‘바이오 유에스에이’(USA)에 참석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또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미국에 있는 CMO 공장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해나갈 계획”이라며 바이오 분야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공표한 바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이미 지난해 8월 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신성장2팀)을 신설하고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신성장2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의 이원직 상무가 이끌고 있다. 이 상무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 초기 사업에 관여한 인물 일부가 신성장2팀에 가세해 사업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국내 1위 보톡스 기업인 휴젤 인수를 추진하며 바이오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한 #GS그룹은 싱가포르 백신 기업에 투자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신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GS그룹 지주사인 GS는 ‘RVAC 메디신스’(Medicines)가 지난달 진행한 1억4000만 달러(약 1800억 원) 규모의 펀딩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RVAC 메디신스는 싱가포르의 mRNA 플랫폼 기반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사로 코로나 백신을 포함해 각종 감염병 등 질병 치료를 위한 백신 파이프라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GS그룹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백신 및 치료 프로그램의 임상 개발, 싱가포르 내 새로운 R&D 센터 구축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전자상거래 1호 기업인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는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이를 위해 회사의 주력 사업이었던 여행·공연·쇼핑·도서 등 전자상거래 사업을 야놀자에 매각하는 강수까지 뒀다.

그래디언트는 지난 2017년 바이오융합연구소를 세우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준비해왔다. 2020년에는 바이오융합연구소를 분사해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IBCC)’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IBCC는 지난달 오가노이드 연구부문을 인적분할,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기존 IBCC는 테라펙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항암신약 등 혁신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올해 2월 엘젠테라퓨틱스(Elgen Therapeutics)와 표적단백질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 항암 신약후보물질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에드믹바이오에 자사가 개발한 폐 장기유사체(오가노이드) 배양용 소재를 기술이전 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지난 2020년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를 통해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진출했다. 회사 측은 한국 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바이오 플랫폼’ 사업을 시작으로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오리온은 국내 우수 바이오 벤처를 발굴해 소개하고, 루캉은 중국 현지에서의 임상 시험과 인허가, 생산·판매 등 일련의 과정을 맡는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한·중 제약·바이오 발전 포럼’을 열어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 관련 자회사를 모두 매각하고 건설사업도 정리했다. 오리온은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주력 사업인 식품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바이오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 #CJ그룹, #OCI 등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진출했으며, 대기업을 포함한 다수 비제약 기업이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고민 또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상위사가 바이오의약품 사업 주도

CMO 사업 관심 증가 … 바이오 신약개발 ↑

이처럼 강력한 경쟁자들이 줄줄이 등장하자 국내 제약사들은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세라 먹거리 확보에 분주하다. 특히 상위사들은 바이오 신약개발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몇몇 상위사는 바이오의약품 CMO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며 관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26개의 신약 파이프라인(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개량·복합신약 제외)을 가동 중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16개가 바이오 신약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첫 번째 바이오 신약이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롤론티스’는 지난달 미국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미국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 법’(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 PDUFA)에 따라 오는 9월 9일 이전에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CDMO 신사업에도 진출했다. 한미정밀화학은 최근 약 100억 원을 투자해 ‘하이테크 CDMO’를 위한 설비 확충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mRNA 백신 등의 원료에 쓰이는 LNP(Liquid nanoparticle),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 캡핑(capping) 물질 및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 Glycole, PEG) 유도체, 펩타이드 등 고난도 합성 바이오의약품 원료 물질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한 데 따라 CDMO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전방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바이오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세포치료제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유씨아이테라퓨틱스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엑소스템텍과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 회사는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차세대 치료법으로 불리는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통한 치료제를 연구하는 미국 바이오 기업인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와 투자 계약도 체결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벤처 넥스아이와 함께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종근당 역시 바이오의약품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현재 국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으며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 과제로 선정돼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의 바이오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2019년 6월 유럽 소재 연구기관으로부터 들여온 보툴리눔톡신 A타입 균주를 활용해 보툴리눔톡신 제제 ‘CKDB-501A’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말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보툴리눔톡신 제제 전용 생산시설인 오송공장도 준공하며 관련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3월 ‘EN-LNP’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벤처 인핸스드바이오와 해당 기술의 핵심 소재인 ‘이온화지질’에 대한 CMO 계약도 체결했다. 종근당바이오는 이온화지질을 의약품 소재로 등록해 10년간 독점 생산·공급하고, 인핸스드바이오는 종근당바이오가 생산한 이온화지질을 이용해 siRNA 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 #유한양행도 신약 파이프라인(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5개 중 3개를 바이오의약품으로 채웠으며 #동아에스티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계열사인 에스티젠(구 디엠바이오)을 통한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탄탄한 비제약 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은 관련 시장 규모를 키우고 투자와 연구를 촉진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매우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것으로, 자칫 새로운 먹거리를 이들 기업에 선점당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고민 중인 제약사들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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