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장암 환자, 내장정맥혈전증 치료 항응고제 효과 크지 않아”
“위·대장암 환자, 내장정맥혈전증 치료 항응고제 효과 크지 않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 세계 최초 규명

세계 최초 위·대장암 환자 내장정맥혈전증 전향적 연구 수행

항응고제 비사용군 자연 치료율 57% … 사용군은 22% 불과

“암 자체가 환자 예후 결정 … 암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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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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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강민수 전문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강민수 전문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국내 연구진이 위·대장암 환자들은 내장정맥혈전증을 진단받더라도 대부분 항응고 치료 없이 추적관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연구팀(제1 저자: 강민수 전문의)은 2017년 6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내장정맥혈전증으로 진단된 위·대장암 환자 51명을 전향적으로 등록해 환자들의 암 진행 상황 및 내장정맥혈전증의 임상 특징과 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내장정맥혈전증 진단을 받은 전체 환자 51명 중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환자는 90%(46명)에 달했다. 이들 환자는 종양 평가를 위한 CT 등 영상 검사 도중 내장정맥혈전증이 우연히 발견됐다. 전체 환자 중 정맥혈전증이 진행한다는 소견을 보인 환자는 약 31%(16명)로 나타났고, 혈전증으로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연구팀이 항응고제 치료 여부에 따른 혈전증 경과를 비교한 결과, 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42명)에서는 절반 이상인 57%(24명)에서 혈전증이 저절로 사라졌다. 그러나 항응고제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9명)은 약 22%(2명)만 혈전증이 사라졌다.

연구팀은 “위·대장암 환자에서 내장정맥혈전증이 진단될 경우, 항응고제 치료는 증상이 발생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대부분 항응고제 치료 없이 추적관찰로 충분하다”며 “내장정맥혈전증보다는 암 자체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맥혈전증은 인체의 정맥에 피가 응고돼 혈전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하지의 정맥 내에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이 대표적인데, 하지정맥에서 생성된 혈전이 분리돼 심장을 지나 폐동맥을 막을 경우 폐색전증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정맥혈전증 진단을 받으면 혈액의 응고 능력을 감소시켜 혈전의 형성을 막는 항응고제로 치료한다.

정맥혈전증은 다른 혈관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위·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 환자에게서는 복강 내의 깊은 정맥에 혈전이 발생하는 내장정맥혈전증이 흔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내장정맥혈전증은 심부정맥혈전증에 비해 질병 경과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도 명확한 치료 방침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대안으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해 왔지만, 출혈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근욱 교수는 “위·대장암 발생률 세계 1·2위인 한국에서 내장정맥혈전증의 임상 특징 및 경과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것은 의의가 있다”며 “항응고제 사용은 오히려 여러 합병증을 증가시켜 환자의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수 전문의는 “위·대장암 질환은 암의 상태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며 “무증상 내장정맥혈전증에 대한 항응고제 치료보다는 암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환자의 건강에 더 좋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해외 저명 학술지 ‘Public Library of Science’가 발행하는 ‘PLOS ONE’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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