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국내 연구팀이 단단한 뼈와 유연한 연골을 동시에 재생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 각종 질환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신흥수 교수 연구팀은 골과 연골로 분화하는 인공조직을 만들고, 이를 실제 조직과 유사한 수준으로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들이 응집된 지름 수백 밀리미터 크기 구형 구조체들의 자가조립을 통해 이중층의 인공조직을 유도해 낸 것이다.
[용어설명]
①줄기세포 : 미분화된 세포로 특정 조직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세포
②자가조립 : 세포, 세포외기질이 외부 영향 없이 자발적인 성장, 이동을 통해 융합되는 과정
③분화 : 줄기세포가 골, 연골, 지방 조직 등으로 그 구조나 기능이 특수화되는 과정
연구팀은 줄기세포들이 구형으로 응집된 구조체 내부에 골과 연골 분화인자를 전달하고, 분화효율을 2배 이상 높여 외부인자 없이 자발적으로 골과 연골로 분화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실제 골-연골 조직과 유사한 이중층 구조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21일에 걸친 장기배양에도 줄기세포 구조체는 본래의 골 및 연골세포 성질을 특이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체를 활차구 골-연골 조직이 없는 토끼모델에 이식했다. 그 결과, 골 재생이 대조군 대비 2배 이상으로 나타났고, 국제연골재생평가기준의 2.5배에 달하는 성숙한 연골이 형성됐다.
[용어설명]
활차구(trochlea) : 무릎 부위 슬개골과 대퇴골이 만나는 경계에 존재하는 오목한 도르래 모양의 골, 연골로 구성된 완충작용을 수행하는 해부학적 구조물.
신흥수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에 "줄기세포 구상체의 분화를 특이적으로 제어하고 자가조립을 통해 실제 골-연골 조직과 유사한 구조체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손상 부위 이식 연구는 물론 약물 유효성 및 독성평가에 쓰일 수 있는 오가노이드 개발에도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가노이드란 줄기세포로부터 자가재생 및 자가조직화를 통해 형성된 모델 장기의 특이적 세포를 포함하고 있는 3차원 세포집합체를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에 지난 21일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기초연구실), 원천기술개발사업(자연모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미분화된 줄기세포의 증식이나 분화를 조절해 손상조직에 이식할 세포를 얻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골-연골의 미세환경을 공학적으로 구현, 실제 생체 내에서 골과 연골조직으로 동시에 재생되도록 하면서, 이식된 세포들이 오래 살아남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