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3-40대 고혈압 환자는 향후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을 가진 사람들은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더 작은 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고혈압의 조기 치료나 예방이 치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의료 전문 매체인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health)는 현지 시간 8일 국제학술지 심혈관의학 프론티어(Frontiers in Cardiovascular Medicine)에 실린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뇌 용적 축소
중국 광저우 광둥성 인민병원 연구원인 셴웬 샹(Xianwen Shang)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약 50만명의 건강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혈압 집단과 정상 혈압 집단의 MRI 측정값을 비교했다.
참여자는 총 1만 1399명으로 35세 미만, 35세에서 44세, 45세에서 54세 연령별 고혈압 환자 집단과 정상 혈압 대조군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에서 고혈압 집단의 총 뇌 용적과 부분 용적은 대조군에 비해 작았다. 35세 이전 고혈압 집단의 경우 대조군보다 뇌 용적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와관련 미국심장협회 전 회장이자 렉싱턴 켄터키공중보건대학 교수인 도나 아넷(Donna K. Arnett) 박사는 "뇌의 크기가 작다는 것은 뉴런의 수와 뉴런 사이의 연결이 적다는 것”이라며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뇌의 능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넷 박사는 그러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연령과 무관하게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고혈압이 발견되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혈관성 치매
셴웬 샹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집단 12만 4053명과 정상 혈압 대조군 12만4053명을 추적관찰해 평균 11.9년간 치매의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참여자 중 4626명은 뇌 혈류 장애로 인한 혈관성 치매 증상을 보였다. 연령별로 45-54세 집단이 45%, 35-44세 집단이 69%로 대조군에 비해 더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35세 이전 고혈압 집단은 80% 더 높은 치매 발병률이 나타났지만, 사례가 부족해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 고혈압과 알츠하이머 발병률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넷 박사는 “해당 연구는 모든 연령대의 성인이 고혈압 발병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며 “고혈압 발병을 줄이는 세 가지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체중 유지, 저염식 섭취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각 집단의 연령과 건강 정보 등 여러 변수를 통제했다. 하지만 영국바이오뱅크 데이터의 94.6%가 백인이라는 한계점도 명시했다.
연구결과는 현지 시간 10월 4일 미국심장협회의 저널인 하이퍼텐션(Hypertension)에 ‘The Association of Age at Diagnosis of Hypertension With Brain Structure and Incident Dementia in the UK Biobank’라는 이름으로 게재됐다.
참고로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에 가까운 47%인 1억 1600만 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심장, 뇌, 신장, 그리고 눈을 포함한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