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제약용 특수효소를 만드는 바이오기업 아미코젠이 활발한 투자로 ‘바이오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인수합병(M&A) 여러 건을 성사시켜, 사업 다각화의 발판을 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투자액 908억 원 ... 비피도 인수에 600억 베팅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비피도는 14일 아미코젠이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601억 원을 들인 지분 30%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1999년 설립된 비피도는 2018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1호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비피도 박테리움균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원말과 이를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온 회사다. 이달 2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개선 효과가 있는 균주와 조성물에 대해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모든 미생물의 집합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상당수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은 인체 내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미코젠 신용철 대표는 직접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확보한 엔돌라이신 효소를 통해 나쁜 균을 죽이고 비피도 박테리아를 넣어 좋은균을 늘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비만 치료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비피도와 협력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독일 라이산도에 280억 투자 ... 벤처 투자도 활발
독일 라이산도(Lysando AG)와는 이달 초 상호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아미코젠이 280억 원을 투자해 라이산도 지분 8%를, 라이산도도 220억 원을 들여 아미코젠 지분 2.69%를 보유한다.
항생제 등 의약품 원료생산용 특수효소를 생산하는 아미코젠이 라이산도가 보유한 ‘엔돌라이신’ 효소 기술을 활용한 협력 산물을 내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아미코젠은 플라즈마 기술 기반 바이오벤처 메디플에 15억 원, 젤라틴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베트남 조인트벤처 아미나비코(AMINAVICO)에 12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 단행한 투자를 포함하면 아미코젠은 총 19개 기업에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투자 금액만 2000억 원 규모로 전체 자산의 절반이 투자에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셀리드 주식 팔아 156억 차익 남기기도
백신 전문 기업 셀리드도 아미코젠이 투자한 회사다. 아미코젠은 올해 상반기에 셀리드 주식 80만5411주(8.35%) 중 36만1014주를 팔아치웠다. 아미코젠은 차익으로 156억 원을 남겼다.
셀리드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예방백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활용하여 코로나19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백신 개발 기대감에 올해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의료용 레진 국산화와 차세대 항생제가 미래 먹거리
아미코젠은 의료용 레진의 국산화를 목표로 걸었다. 레진은 배양된 세포에서 의약품으로 쓸 수 있는 단백질과 항체를 거르는 거름망 역할을 한다.
2023년 자체 생산을 본격화해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같은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체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6월 이를 위한 자회사 퓨리오젠을 설립했으며, 생산공장 부지 선정에 들어갔다.
또한 경남 진주에 380억 원을 들여 차세대 항생제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차세대 슈퍼 항생제로 불리는 ‘엔돌라이신’을 비롯한 의약용 소재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상상인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아미코젠에 대해 “엔도리신 및 바이오소재 사업의 미래 성장 잠재력이 예상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 성장 사업에서 2023년 이후부터 성과가 창출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경남도 박종원 경제부지사, 아미코젠 신용철 대표, 조규일 진주시장이 8월 6일 아미코젠 문산공장에서 신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경남도]](/news/photo/202109/321440_188175_294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