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시경 “왜 백신 안 맞고 싶은지 말할 수 있어야”
[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가수 성시경(43)씨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 “백신이 어떻게 만들어진 거며, 어떤 부작용과 효과가 있는지 의심하고 불안해하고 고민하는 게 절대 나쁜 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백신 이상반응 논란에 소신 발언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씨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시경’에서 “전체 선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씨는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 다 같이 한 가지 행동을 하자가 큰 주류 의견이다. 그런데 말 잘 듣는 국민이 되는 건 그렇게 바람직한 건 아닌 거 같다. 계속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왜냐, 밝혀내라고 해야 한다”면서 “요즘 그것 또한 나쁜 걸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가 있다. ‘닥치고 맞자’ ‘말 좀 듣자’고 한다. 왜 말을 안 듣고 싶은지 다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백신 보급이 늦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백신 거부 움직임이 있다. 특히 백신 접종 후 사망이나 중태에 빠졌다는 언론 보도가 잇달아 나오면서 이 같은 현상이 자극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씨 발언은 이 같은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정재훈 교수 “이상반응 소수 희생 안타깝지만 ... 접종 이익이 훨씬 커”
그러자 감염병 전문가인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가 성씨의 발언을 공감하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정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 “백신 접종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백신 접종은 100% 안전하지 않지만 이상반응의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백신 접종은 100% 코로나19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망을 막아준다”고 썼다.
그는 “전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고 그래도 어느백신보다도 더 투명한 정보가 만들어지고 공개되고 있다”면서 “적어도 성인인구에서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크다”고 강조했다.
백신 이상반응으로 사망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는 백신 이상반응으로 사망하신 분의 사례를 보며 그 큰 이익이 억울한 소수의 희생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사실도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저희와 같은 예방의학자는 사람을 숫자로 볼때 사람을 가장 많이 구할 수 있다. 이 점이 항상 가슴 아프다”고 썼다.

<다음은 정 교수 게시글 전문>
성시경님의 백신 관련 말씀에 대한 사견
-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성시경님입니다. 우리 세대가 그랬든 그분의 라디오를 들으면서 공부했고, 고향집에는 CD가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라이브 영상은 나오는 멘트도 다 외울 정도로 열심히 봤습니다. 아직도 '이윽고'만 들리면 행복합니다.
- 어제 성시경님이 개인방송에서 하신 발언이 기사화되어 그 내용을 찬찬히 곱씹어 봤습니다. 그리고 관련 업계인으로써 반드시 드려야하는 말씀이 몇 가지 있어서 정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립니다. 평소 제 글과는 많이 다릅니다.
1.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 성시경님의 말씀은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고, 그 분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드리는게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본인도 접종을 계획 중이시고, 전체 접종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가지고 계십니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일을 하는 저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고 반드시 마음에 세겨야할 부분입니다.
- 지금 우리나라의 방역 성과는 일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2021년 백신 수급과 안전성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족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연히할 수 있는 이야기가 가져올 수 있는 파장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2. 선택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 백신 접종은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선택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와 전문가의 권고가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 백신 접종을 개인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접종의 이익이 다른 사람보다 크지 않은 집단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코로나 19는 젊을 수록 경증이나 무증상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백신의 매우 드문 이상반응은 젊은 연령에서 더 높은 발생율을 보입니다. 이 표현이 '안 죽을 수도 있는 병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백신을 맞는 의미일 수 있다.'는 성시경님의 말씀에 대한 과학적 해석일겁니다.
- 접종 대상자이시라면 누구나 하실 수 있는 생각이고 이에 대한 대답이 있어야 확신을 가지고 접종하실 수 있을겁니다. 또한 그런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집단의 접종을 통해서 우리사회가 더욱더 안전해질 수 있지만, 그 부분이 '대를 위한 소의 희생'으로 비쳐질 수 있습니다.
- 20대 젊은 시절 장예모 감독의 영웅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가졌던 의문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습니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강요하고 미화하는 것이 정당한가? 저는 민주주의사회가 그렇지 않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택을 위해서는 이를 돕기 위한 절차와 투명한 정보, 제공이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입니다.
3. 그래도 백신이 어쩔수 없는 대안입니다.
- 저는 그래도 백신 접종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백신 접종은 100% 안전하지 않지만 이상반응의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백신 접종은 100% 코로나 19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망을 막아줍니다. 전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고 그래도 어느백신보다도 더 투명한 정보가 만들어지고 공개되고 있습니다.
- 적어도 성인인구에서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큽니다.
4. 사람을 숫자로 보는 사람의 고민
- 감염병의 데이터를 보는 사람에게 사람의 생명은 숫자로밖에 보지않는다는 지적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 비난은 언제나 일리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현장에서의 경험이 쌓여가며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 저는 군시절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채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젊은 병사를 조사하며 감염병과 백신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백신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 백신이 없어서 사망한 수많은 사람이 아직도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19 백신 접종에서는 백신 이상반응으로 사망하신 분의 사례를 보며 그 큰 이익이 억울한 소수의 희생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사실도 가슴아프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하지만 저희와 같은 예방의학자는 사람을 숫자로 볼때 사람을 가장 많이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항상 가슴 아픕니다.
5. 전문가 집단이 더 잘해야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도와주세요.
- 성시경님이 말씀하신대로 접종이 불안하신 분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자세하고 투명하지만 알기 쉽게 전달하고,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이 생기더라도 이를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제도를 정비하고, 억울한 피해는 원인을 규명해드리는 것이 저희 감염병과 백신을 다루는 전문가의 역할입니다.
- 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만큼 저희 책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거대한 위기와 과학의 한계와 싸우고 있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고, 매일매일 새롭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합니다. 이제 개인적인 협박과 비난은 일상적입니다.
- 한가지 걱정은 성시경님께서 하시는 당연하고 반드시 고려해야할 이야기가 어떤 분들에게는 근거가 되고 다른 이들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이런 말씀을 해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