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비디아이는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설비를 공급하는 회사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제약사 엘리슨을 인수하면서 주식 시장에서는 사실상 제약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자회사(엘리슨)가 만드는 암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비디아이는 26일 코스닥에서 전 거래일보다 770원(29.84%) 오른 3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25일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다.
자회사인 엘리슨은 25일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흡입식 폐암 치료제 ‘ILC’에 대해 폐암 1차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지요법을 적용해 미 식품의약국(FDA) 최종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ILC의 소아골육종 치료제 승인을 위한 임상 3상도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관리종목 지정되자 주가 급락한 날 … 회장은 1.6% 지분 팔아
하지만 같은 날(25일) 비디아이는 최대주주인 안승만 회장이 18~19일에 거쳐 44만 9574주(1.65% 지분)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바닥인 시점에 안 회장이 주식을 판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안 회장이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은 아니다. 회사 측은 “안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았고, 담보권이 실행된 결과”라고 공시로 설명했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주가 급락시 채권자는 주식을 팔 수 있도록 약정을 맺는 것이 대부분이다. 담보인 주식의 주가 하락은 채권자에게는 상환이 불가능해지는 위험을 키우기 때문이다. 지분을 지켜야하는 최대주주로서는 주가를 올려야할 이유가 분명한 것이다.
앞서 비디아이는 반기보고서에 외부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의견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18일 공시에 따르면, 회계법인은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사유로 제시했다. 기업이 운영을 계속할 수 있는 지가 의심된다는 의미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0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36억 원 손실을 봤다. 감사 의견 거절은 상장 폐지도 가능한 악재다. 그러자 한국거래소는 비디아이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연히 발표 이후 주가는 급락했다. 의견 거절 사실이 공개된 18일부터 23일까지 주가 하락 폭은 35%에 달한다. 이 시점에서 자회사가 ‘암 치료제의 미국 FDA 승인 추진’이라는 호재를 꺼내든 것이다.
미국 제약사 인수하고 3배로 뛴 주가, 고점서 90% 내려왔다
지난해 비디아이는 주력이던 발전·환경 사업에 더해 내부에 바이오사업부를 편성했다. 투자자와 언론을 상대로 기업 설명회를 열어 “미국 뉴저지에서 항암 신약을 만드는 엘리슨이 췌장암 치료제를 2022년까지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밖에도 폐암, 뇌암, 소아 골육종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작년 10월에는 250억 원을 들여 엘리슨 지분 51%를 인수했다.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인수 전 5000원 선에 머물렀던 비디아이 주가는 엘리슨 인수 후 지난해 11월 19일 장 중 1만 545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주가는 이달 19일에는 10분의 1토막 수준인 1670원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도 자회사의 임상 성과가 비디아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