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셀트리온그룹이 주요 계열사 합병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37),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34)에 대한 상속 문제를 고려하면 합병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셀트리온그룹의 핵심인 코스피 상장사 셀트리온에 서 명예회장이 가진 지배력이 낮다는 점이다. 창업 초기부터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지분이 낮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서 명예회장이 현재 직접 보유한 주식이 없다.
대신 셀트리온홀딩스(서 회장이 95% 지분 보유)가 가진 19.94% 지분으로 최대주주 자리에 있다.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쳐도 22.75%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사정이 다르다. 서 회장 개인 지분만 11.20%이며,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치면 38.11%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서 회장의 셀트리온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진다. 이 지분을 아들들에게 물려주면 그대로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다.

셀트리온 코스피 갔지만 … 합병은 언젠간 이뤄진다
26일 발표한 셀트리온그룹 내 지주사 합병은 결국 주요 계열사 합병을 위한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날 발표 내용을 보면 셀트리온홀딩스는 우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한다. 존속 회사는 셀트리온홀딩스다. 합병은 오는 9월 16일 주주총회 개최 이후 11월 1일에 이뤄질 예정인데, 셀트리온그룹은 이후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합병 절차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과정에서도 거론된 시나리오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도 애초에 합병이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주주들의 요구로 셀트리온이 2018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상장사 간 합병을 위해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금의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도 현재 코스닥에 있어 마찬가지로 합병에는 걸림돌이다.
다만 아직 서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나이인 만큼, 합병 준비에 시간은 충분하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그룹 내 합병 절차는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 시각이다.
KTB투자증권 이지수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지주사 합병은) 이미 예상됐던 이벤트로, 결국 경영 투명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지주회사 합병보다는 사업회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셀트리온그룹이 지난해 공시 등을 통해 지주회사끼리의 합병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개사 합병이 진행되는 과정 중 첫 단추라고 밝힌 만큼 향후 관련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면서 “셀트리온의 지주사간 합병 발표는 이미 예정됐던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낮 12시 현재 셀트리온 관련 종목들은 소폭 오른 상황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