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락가락 질병관리청 ... 천당과 지옥 오가는 셀트리온 렉키로나
[기자수첩] 오락가락 질병관리청 ... 천당과 지옥 오가는 셀트리온 렉키로나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7.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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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최근 인도에서 유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인데, 그 확산세가 여타 변이보다 심각해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변이까지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의 출현을 국민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에 사용이 정식으로 허가된 치료제는 단 두 개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그것이다. 정부는 이 중 ‘렉키로나’를 콕 집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영 찝찝하다. 국산 항체치료제에 지나치게 박한 평가를 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렉키로나’가 인도발 델타형 변이에 대한 중화능은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세포주 수준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렉키로나’의 효능을 분석한 결과, 다른 국내 유행 변이주(B.1.619, B.1.620)에는 중화능이 유지됐으나, 델타 변이(B.1.617.2)에 대한 중화능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세포주 수준의 실험은 최종 결론이 될 수 없다. 실험실이 아닌 생체 내 실험, 즉 동물실험과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렉키로나’는 남아공발 코로나19 ‘베타’ 변이에 대한 세포주 실험 수준의 효능 분석에서 중화능 수치(IC50)가 현저히 감소했으나, 페렛 및 실험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약물을 투입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바이러스 역가가 크게 감소하고 체중 감소도 줄어드는 등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따라서, 세포 실험 결과만으로는 약물의 효과가 ‘있다’ 또는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이는 질병관리청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월 남양유업이 한 식품 관련 심포지엄에서 자사의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세포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하자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질병관리청은 ‘렉키로나’와 관련해서는 이러한 부연 설명 없이 “델타형에 대한 동물에서의 효능평가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한 줄도 채 되지 않는 코멘트만 추가로 남긴 채 발표를 끝냈다.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했고, 우리 국민들은 유일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다고 받아들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셀트리온의 주가는 이날 5%가량 떨어졌다. 회사 측이 곧바로 반박 자료를 배포했으나,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웠다.

이랬던 질병관리청이 이번에는 ‘렉키로나’가 인도발 ‘델타’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며 기존과 상반된 발표를 내놓았다. 동물실험을 해보니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는 중요한 발언이 추가됐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치료 효과를 정확하게 그리고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효능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렉키로나’가 인도발 ‘델타’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세포 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에는 없었던 발언이다. 따라서 당초 세포 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에도 “다만,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을 통해 추가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부연 설명을 했어야 옳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질병관리청의 평가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질병청의 오락가락 행보는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상반된 발표를 접한 환자와 의료진은 ‘렉키로나’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2월에도 “세포 실험 결과 ‘렉키로나’가 남아공발 ‘베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발표하면서 남아공발 변이에 감염된 환자에게는 항체치료제 사용 제한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추가로 실시한 동물실험에서 ‘렉키로나’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의 발표는 형평성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

당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의 효능평가는 국내에서 상용화된 ‘렉키로나’와 ‘렘데시비르’ 모두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나, 이번 ‘델타’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는 ‘렉키로나’만 평가 대상에 올랐다. 넘치는 애국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언젠부턴가 ‘렘데시비르’는 제외한 채 ‘렉키로나’만을 대상으로 변이 효능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자칫 국산 치료제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600명을 넘나드는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치료제에 대한 효능평가는 꼭 필요하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그 결과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일관적이고 통일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

정은경 청장을 비롯해 질병관리청의 직원들이 하루도 편하게 쉴날 없이 방역업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에 국민들은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결과 발표에만 급급할 경우, 공익적 목적은 쏙 빠진 단순한 성과 자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니 자국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렉키로나'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망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선정했으니, 이는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질병관리청의 오락가락 발표에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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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21-09-10 15:57:04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팩트 위주의 기사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우 2021-07-20 15:35:24
오랜만에 참언론인을 만났습니다. 정확한 진실과 팩트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
다른 기레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사 정말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차현희 2021-07-18 09:12:30
감사합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호국이 2021-07-18 07:52:36
정확하게 용기있게 진단을 하셨네요.
수고많았습니다.
이순호화이팅!

동백이 2021-07-17 23:13:37
기자상 드려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속이 뻥 뚫리는 뉴스 2021-07-17 22:56:19
이순호기자님이 바른 언론 고맙습니다^^
정부는 왜 국민이 알아야 할 권리를 침해하면서
셀트리온에 렉키로나 치료제를 숨기려 할까요

김민 2021-07-17 22:43:54
기자님.기사 잘 보았습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어제 레킬로나의 동물실험에서 효능이 있다는 발표를 보고, 현재 창궐하고있는 변이에 대해서 그래도 대응책은 있다는 안도감이 있었습니다. 근데 델타변이에는 바로 사용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요? WHO에서도 코로나에서 효과가 없다고한 렘데시비를 우리나라에서는 버젓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약은 델타 변이에 대해서검증이 된건가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우리나라에서 검증을 한건가요? 이런 논리라면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백신및 렘데시비르도 국가차원에 검증해서 그 효과 여부를 따져야 하지 않을까요? 왜 백신은 아무런 검증없이 사용 하고 있는지.. 기자님 부탁 드립니다

로댕 2021-07-17 20:56:21
이순호기자님, 정곡을 짚어주셨습니다! 후속 기사도 기대합니다.

오민석 2021-07-17 19:45:44
간만에 제대로된 기사를 본것 같습니다 이순호 기자님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김정섭 2021-07-17 19:40:53
이순호 기자님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에 대해 진실된 기사를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언론에 기자님 같은 분들이 10%만 있다면...
잊혀지지 않을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Jake 2021-07-17 18:25:40
이런 제대로된 기사 쓰시는 기자님들이 조금이나마 있으셔서 다행이에요

김도훈 2021-07-17 17:55:01
팩트 체크 진수를 보여주는 기자님 화이팅

보다나은 2021-07-17 17:46:00
간만에 기사다운 기사를 보게돼 정말 기쁩니다. 기자님의 정곡을 꼭 찌르는 기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정론직필 기대합니다.

최광무 2021-07-17 17:45:12
팩트를 제대로 쓴 기사네요. 기자님 멋지고 응원합니다.

스톤 2021-07-17 17:27:52
질병관리청의 국산치료제 렉키로나에 대한 폄혜와 편파적 언론 플레이를 보면, 우리나라에 절로 원가공급해서는 안된다.
질병청이 아니라 질멍청이다.

김방열 2021-07-17 17:15:31
코로나로 나라가 엉망인데도 셀트리온은 연구원이 밤세워 회사전력을 총동원해서 세계3번째로 개발했더니 식약처.질본은 백신찬양하기 바프고 셀트리온 렉키로나는 허접하고 효과없는치료제로 만들었다.
이게 공정한나라냐? 기레기들은 cmo하는 삼바를 물고빨기 바쁘고. 어떻게 신약개발한회사보다 위탁생산을 더유망하다고하는건지?
그럼 아이폰 보다 폭스콘이 더 기업가치가높아야지?
이런 기자님도 있구나 싶네요.올바른 기사로 사이다 발언 감사합니다

이경우 2021-07-17 16:52:47
질멍청 할망구는 더이상 세금 축내지 말고 집에가서 멍멍이 밥이나 챙겨주라

필야 2021-07-17 16:52:13
정론직필 감사합니다

조영화 2021-07-17 16:20:57
이순호 기자님 응원합니다!

배흥만 2021-07-17 15:51:23
요즘 영혼 없는 기레기들이 너무 너무 많은 세상에 간만에 좋은 기사 잘 보았습니다.
이순호 기자님만 진실한 기자 같네요. 정확한 팩트 감사 합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낮은크로스 2021-07-17 15:26:41
적폐 방대본은 국민 생명가지고 정치방역질 하지마라 ! 니들 악질적 만행은 반드시 만천하에 들어내어 심판할것이다 !

쩌니 2021-07-17 14:48:05
정말 우리국민들의 한사람이라도 더살릴수있게 치료범위를 넓혔으면 좋겠네요~ 기자님 같은 분들이 많으면 우리나라도 기득권 없는 세상에서 살고있을거 같은데.... 참 아쉽네요

교교밴드 2021-07-17 14:24:30
제대로 된 기사를 보게되네요.

델타변이 실험을 하려면 국내 허가받은 2개 제품을 모두 해서 발표하던지 해야지, 렉키로나주만 실험하고 효과없다고 발표했죠.
그러다가 실제 동물실험에서 효능있다고 결과나오니, 동물실험만으로는 효능을 확인하기 어렵고 인체실험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번이 처음도 아니죠... 얼마전에도 남아공변이에 렉키로나주 세포주 실험하고 효과없다고 발표했었는데, 동물실험결과 효능있다고 나와서 뻘짓한 적도 있죠.

누가 봐도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제품은 못 믿을 제품이나 쓰지 마세요. 라고

세계에서 3번째도 개발한 치료제이고 유럽에서도 우수한 치료제로 선정되었는데,
왜 우리정부만 제품이 안좋다고만 하는지 모르겠네요.

써니 2021-07-17 14:24:10
와 정말 맞는 말씀만 하시네요
기자라면 팩트체크 철저히 해서 글을 써야 하는건데
올만에 기자가 쓴글 봤습니다
신봤다

유의성 2021-07-17 13:45:26
기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하는 글이었습니다. 응원합니다. 사회가 바른방향으로 가도록 안내해주는 이정표같은 역할이 기자의 책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

참글 2021-07-17 13:39:49
이런 기자가 진짜 기자선생.양반이란 들을 자격있지!요즘 기자들이 어디 제대로된 사람이 있나..그러니 기레기라고 하지.이순호 기자선생..꿋꿋하게 기자로써 길을 가기 바랍니다

멍청한질본 2021-07-17 13:36:45
질본의 이 위법한 행동에 대해 책임소지가 다분하며, 주가를 5% 조단위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가 이루어져야한다. 렘데시비르는 WTO에서 효능없다고 발표했는데 질본에서는 이를 묶인하고 병원에서 사용하게하고 사망이 계속 발생한다. 이에 대한 책임도 엄밀하게 물어야한다!!!

권오광 2021-07-17 13:32:43
제대로 된 기사입니다.
사기업의 의약품을 회사에 상의도 없이 지들이 뭔데 효능이 있네 없네 발표를 하나요?

최나도 2021-07-17 13:25:28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자님의 저널리즘 정신에 찬사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해바라기 2021-07-17 13:10:49
정치적 판단에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글, 감사합니다.
이후에도 계속 사실에 근거한 기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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