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은 심장병 父子, 심장보조장치로 새 삶 찾아
대를 이은 심장병 父子, 심장보조장치로 새 삶 찾아
세브란스병원, 최근 좌심실 보조장치 엘바드 삽입 수술 시행

호흡 곤란 등 일상생활 불편 환자나 심장이식 대기자에 적합

“가족력 심근병증, 유전자 검사 통한 조기 진단 · 치료 중요”
  • 임대현
  • admin@hkn24.com
  • 승인 2021.06.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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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심실 보조장치 엘바드(LVAD) 삽입수술을 받은 환자의 퇴원에 맞춰 의료진이 응원의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헬스코리아뉴스 /임대현] 심장 기능이 약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나 심장이식을 위해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좌심실 보조장치 엘바드(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장 기능이 약해진 심부전 환자는 심장이식을 받기 위해 혈액형 등에 따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8개월까지 대기 기간이 필요한데 기다리는 동안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신장, 간, 폐 등 다른 장기까지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비후성 심근병증 말기환자인 김영대 씨가 좌심실 보조장치 엘바드를 삽입하고 퇴원한 사례를 10일 공개했다.

병원 측은 “김 씨가 돌아가신 아버지와 같은 심장병을 앓다가 좌심실 보조장치 엘바드를 삽입했다”며 “2代가 ‘같은 질환, 같은 장치’를 한 국내 첫 사례”라고 밝혔다.

김 씨는 2004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진료에서 아버지가 앓았던 ‘비후성 심근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지도 않은데도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인구 500명당 1명꼴로 발견된다.

혈액형이 A형인 김 씨는 심장이식을 위해서 오랜 시간 공여자를 기다려야 하고 장기간 입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지난 4월19일 좌심실 보조장치 엘바드 ‘HeartMate3’를 삽입했다. 현재는 퇴원해 심장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김 씨의 아버지 故김기호 씨도 심근병증 진단을 받아 지난 2000년 엘바드 1세대 모델인 HeartMate I을 몸속에 삽입하고 이듬해 11월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며 17년간 건강히 지내다가 2018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엘바드가 심장이식 수술 전 훌륭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이다.

김영대 씨는 “엘바드를 삽입한 후 중환자실에서 처음 눈을 떴을 때 편하게 숨 쉬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며 “정확히 언제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지 단정할 수 없지만, 60세 환갑 전에 이식을 받아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 부자 사례처럼 최근 엘바드 삽입 수술이 환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2018년 9월 말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기계 1대당 본인부담 금액이 75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환자 부담도 대폭 줄었다. 이전 엘바드 가격은 약 1억 5000만 원에 근접해 환자들이 선듯 수술을 결정하기엔 부담이 컸다.

김 씨 주치의인 심장내과 오재원 교수는 “아버지와 아들 모두 유전성, 가족성 질환을 앓고 엘바드 삽입 수술을 받았는데 심장이식 전까지 생명줄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며 “가족 중에 심근병증 환자가 있다면 다른 가족은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검사를 받아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매월 1회 토요일 심근병증 유전체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클리닉에서는 가족성 심근병증 환자들을 조기 검사해 조기 진단, 조기 치료함으로써 개인 예방, 치료에 그치지 않고 가족 구성원 전체에 대한 예방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본 기사는 세브란스병원의 보도자료를 토대로 본지의 추가 취재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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