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시장 빠르게 재편 ... 녹십자의 추락과 신흥강자의 부상 
국내 백신시장 빠르게 재편 ... 녹십자의 추락과 신흥강자의 부상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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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2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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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병원의 한 의료진이 10일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로 뽑아내고 있다.&nbsp;<br>

[헬스코리아뉴스 / 이상훈]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백신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마디로 기존에 백신명가로 통했던 녹십자의 추락과 SK 등 신흥강자의 부상으로 요약된다.

얼마전까지 GC녹십자는 국내 백신 시장의 최강자였다. 지난 1983년 B형 간염 백신 '헤파박스'를 시작으로 1990년 세계 첫 유행성출혈열 백신 '한타박스', 1993년 수두 백신 '수두박스', 2009년 독감백신 '그린플루'와 3가 독감백신 '지씨플루', 2016년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등을 앞세워 백신시장의 아성을 굳건히 지켜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백신명가의 초라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후발주자들의 거침없는 질주 앞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주고 있다.

GC녹십자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백신 시장에서 주도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MSD와 공동판매하던 '가다실', '가다실9', '조스타박스' 등 백신 3종의 판권을 HK이노엔에 빼앗겼다.

GC녹십자의 2019년 백신 부문 매출은 3002억원인데, 이 중 '조스타박스', '가다실', '가다실9' 등 3개 품목이 1170억원을 차지했다. 백신 부문의 매출 규모가 1/3가량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는 백신 시장에서의 입지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런 가운데 GC녹십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백신 헤게모니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날 형국에 놓였다.

신흥 백신명가 SK바사의 거센 도전

SK케미칼에서 지난해 7월 분사한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개발(R&D)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면서 다양한 백신 사업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프로젝트명 AZD1222) 원액 및 완제 위탁생산과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NVX-Co3373'의 합성항원 원액 위탁개발생산 계약 등을 맺었다.

SK바사는 사물인터넷(IoT) 통합관제센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유통·관리도 담당하게 됐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백신 유통관리체계 구축·운영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SK바사는 이를통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백신 등의 유통을 담당하게 됐다. 여기에는 백신별로 맞춤형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백신 운송 중 실시간으로 온도 유지 여부, 배송 경로 등을 모니터링하는 역할도 포함돼 있다.  

SK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노바백스와 백신 생산 및 연구 개발 등의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보건복지부-SK바이오사이언스-노바백스 등 3자가 백신 개발과 생산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노바백스와 민관 차원의 협력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차세대 백신 개발은 물론,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시설을 이용하는 것 등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이 회사는 현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독감 결합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러시아 백신은 중소제약사로 넘어가 

녹십자사는 모더나사의 코로나19백신도 유통 역할을 맡는데 그쳤다. 모더나가 한국에서의 위탁생산계약 대상자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양자간 계약도 최근 문 대통령의 방미 당시 이뤄졌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완제 충전하는 방식으로 수억 도즈 분량을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하게 되며, 기술 이전 및 시험 생산 등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권리는 중소제약사를 포함 다른 기업들에 돌아갔다. 현재까지는 지엘라파와 휴온스글로벌이 각각 주축인 2개 컨소시엄이 위탁생산을 맡았다.

앞서 지엘라파는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스푸트니크V 백신을 한국에서 연간 1억5000만회분 이상 생산하는데 합의했다. 

이후 지엘라파는 이수앱지스, 바이넥스,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종근당바이오, 보령바이오파마, 큐라티스 등 국내 6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가로 스푸트니크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생산 예정 물량은 5억 도즈로, 일부 회사는 이미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글로벌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보란파마, 휴메딕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러시아국부펀드(RDIF)와 백신 완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은 러시아 측으로부터 스푸트니크V 생산기술을 이전받아 오는 8월 시험생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각사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향후 월 1억 도스(1도스는 1회 접종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녹십자는 도매상 역할을 하는 유통 부문 외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대부분의 권리와 역할에서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화이자는 자사 백신의 위탁생산을 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녹십자, CEPI와 체결한 백신 위탁생산 요원  

그나마 GC녹십자가 기대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5억도즈’ 위탁생산(CMO) 계약이다. 그러나, 이마저 계획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당초 계약은 올해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GC녹십자가 CEPI 백신 생산 기지로 활용되는 내용이었으나, 생산은커녕, 어떤 기업의 백신을 언제부터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도 깜깜 무소식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mRNA 관련해서도 GC녹십자는 백신 개발을 위한 개발 공정 세팅 자체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백신들은 지금의 녹십자를 있게 한 대표적인 효자 품목들이지만 역설적으로 전통에 안주하다 급변하는 시류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녹십자가 뒤늦게 글로벌 백신들의 병입 공정을 진행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다른 제약사들이 더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녹십자가 맡을 역할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허언이 된 혈장치료제 개발 ... 신뢰만 잃어 

이처럼 국내 후발주자들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광폭 행보를 펼치는 동안, 백신명가를 자처했던 GC녹십자는 그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물론 GC녹십자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GC녹십자는 보건복지부 ‘2020년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신규지원 대상과제’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58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지난해 8월부터 2상 임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GC녹십자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빠르게 개발,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통 큰(?) 결정을 내렸으나,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 녹십자가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치료제 '지코비딕주'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녹십자 역시 “품목 허가를 위한 당면 과제에 급급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기대했던 약물 개발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금전적 손해까지 감내하겠다”고 했던 녹십자의 발표는 실속없는 빈말이 된 셈이다. 

백신명가로 불리던 GC녹십자가 백신이 아닌 혈장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2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자 선제적 예방을 위해 발빠르게 백신 후보물질 개발 용역을 발주했다. 그 중 하나가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과제다. 이 과제에는 GC녹십자의 목암생명공학연구소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함께 지원해 경합을 펼쳤는데, 결국 SK바이오사이언스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양사의 입찰 평가점수를 살펴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종합평점 93.8점을, 목암연구소는 90.3점을 기록했다. 입찰 금액은 10만원 차이로 이에 따른 평가점수 차이는 0.002점에 불과하다. 눈 여겨 볼 부분은 기술평가 점수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목암연구소의 기술평가점수는 각각 73.8점, 70.4점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앞섰다. 정부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이 GC녹십자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후발 주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 보다도 기술평가 점수가 낮았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녹십자의 백신개발 역량이 경쟁기업들에 추월 당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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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 2021-05-28 06:19:24
녹십자 또 까이는구나~~
녹십자만 매일 까는 이유는?

헬코딱지 2021-05-30 18:41:24
헬코,,,, 녹십자한테 협박이라도 하는 것 처럼 근 몇달 악의적인 기사 송출하시네

이종수 2021-05-30 23:20:54
공매도 세력에게 30만원 받고 기사쓰는 기레기들은 다 사라져야함.
이게 기사냐 대놓고 공매처서 수익내면 도와준 수수료 받으려는 수작이지..

헬스코리아? 여긴 데스크도 없냐? 거름망이 없으니 쓰레게통이지.

hu 2021-06-17 11:56:33
mRNA 라고 알지요? 왜 기존백신 포기했고 무리한 백신도입요구 버텨가며 뭘 하려는지 모르죠? 기사 막쓰지 마세요 . 요즘 언론사 아무도 안믿어요 . 호기심많은 사춘기 18세들이 어른갖고 장난차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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