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⑥] 日 세슘 홍어 · 세슘 우럭 등 방사능 수산물 천지
[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⑥] 日 세슘 홍어 · 세슘 우럭 등 방사능 수산물 천지
오염수 방출 순간 지구 재앙 시작

일본 전역 이미 심각한 오염 상태

동식물 무더기 방사능 검출 확인
  • 임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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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5.0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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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100세 시대’다. 2019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3.3세다. 어떤 통계는 평균 수명 120세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지금 추세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100세 시대’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방사성물질, 미세플라스틱, 매연, 분진 등 환경오염물질은 국경을 넘나드는 골칫거리다. 최근에는 최악 원전 참사 당사국인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혀, 당장 식탁 위 먹거리가 걱정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원전과 방사능의 위험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 연재한다. [편집자주]

 

 

"푸른 지구냐, 붉은 지구냐"가 일본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본 광범위하게 방사능에 오염

2011년 3월28일. 우리나라 전역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측정됐다.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원전이 첫 폭발(1호기 3월12일, 3호기 3월13일, 4호기 3월15일)한 지 보름 만에 한반도 전체가 방사능으로 뒤덮였다는 의미다.

당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전국 12곳에 설치된 측정소에서 공기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춘천측정소에서는 세슘137과 세슘134가 확인됐다. 앞서 이틀 전인 26일에는 강원도에서 제논이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캄차카반도와 북극, 시베리아를 돌아 불어온 편서풍을 타고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언제든 일본발 방사능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를 덮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10년이 지난 2021년 3월17일.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2020년 일본산 농축수산물 방사능 오염실태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2020년 일본 전역 농축수산물 13만9731건의 세슘134, 세슘137 수치를 검사한 결과를 분석한 자료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본 후쿠시마원전 주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방사성 오염물질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후쿠시마현에서 500km 이상 떨어진 일본 본토 북쪽 끝 아오모리현도 방사성 오염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가장 심각한 피해는 멧돼지, 곰, 사슴, 검둥오리 등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로 밝혀졌다.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조사대상 주변 8개현 야생동물 51.2%가 세슘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말 그대로 충격이다.

먹이활동이 활발한 흑곰의 경우 검사개체수 90마리 중 83.3%인 75마리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산꿩은 조사대상 95%가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오염물질 제거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사성 오염물질 검출 빈도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사성 오염수가 해상방출되는 순간 육상동식물의 고통이 바다 생태계에도 그대로 나타날 것인 만큼 기필코 해상방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2015년 11월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와 후쿠시마 원전 지역에서 공중방사선 공동탐사를 실시했다. (출처: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2015년 11월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와 후쿠시마 원전 지역에서 공중방사선 공동탐사를 실시했다. (출처: 원자력안전기술원)

우리 먹거리는 안전한가? 

우리나라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현과 인근 8개 현(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치바, 미야기, 이와테, 아오모리)의 모든 수산물을 수입금지 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조금이라도 검출되면 추가 핵종 검사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수입을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도 시행 중이다. 이런 조치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일본은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 정부에 수입금지를 풀어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세슘에 피폭된 우럭이 후쿠시마 근해에서 발견됐지만 일본 정부의 수입 재개 요구는 멈추질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일본산 농수축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까다롭게 시행한다. 그동안 1800초 동안 실시했던 방사능 검사시간을 올해부터 1만초로 늘리고 검출기준도 0.5~0.9베크렐(Bq)이었던 것을 0.2~0.3베크렐(Bq)로 강화했다. 2011년부터 시행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감시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방사능은 한번 방류되는 순간, 지구적 재앙이 시작된다. 무엇보다 모든 바다에 오염을 초래하기 때문에 수입금지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베와 같은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을 정신병자에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는 일본산 농수축산물을 다섯 번째로 많이 수입한다.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수산물은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엄청난 양의 일본산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을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2023년부터 후쿠시마원전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에 무방비로 방출되면 위험 요인이 추가된다. 후쿠시마원전 인근 바다에서 세슘홍어, 세슘우럭 등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수산물이 지속적으로 잡히는 상황이 일상화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얘기다.

 

지난 2월 후쿠시마 인근해역에서 잡힌 우럭(조피볼락)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슘이 검출됐다. (출처: 일본수산해양연구센터)
지난 2월 후쿠시마 인근해역에서 잡힌 우럭(조피볼락)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슘이 검출됐다. (출처: 일본수산해양연구센터)

일본산 수산물 원스톱 관리망 구축

해양수산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관련 부처는 일본산 수산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방사성 오염수 바다 방출에 대비해 한반도 연안 해역에 감시망을 추가,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동해와 남해, 제주도 등 주요 해역에 대한 연간 조사 횟수도 기존 4회에서 6회로 늘린다고 밝혔다.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하는 기업과 유통업체, 음식점에 대한 계도와 단속도 강화한다. 원산지를 속여 국내산으로 팔거나 수입산을 국내산과 섞어 파는 것도 원천 차단하고 적발하면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이를 위해 원산지 둔갑 가능성이 높은 가리비, 멍게, 참돔, 방어, 갈치, 홍어, 먹장어 등 총 17개 품목은 유통이력 의무신고 대상으로 지정한다. 수입단계부터 소매까지 원스톱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지원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포렌식센터를 확대한다. 서울지원에는 올해, 내년에는 추가 1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기동단속반도 내년까지 3개소로 확대 운영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유전자 분석 수준으로는 유전자 차이가 거의 없는 동일 어종을 판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양식 수산물의 먹이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체성분 차이를 활용한 생화학적 지표를 활용하는 등 원산지 판별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에필로그… 오염수 문제 본질은 일본의 ‘신용’

 

일본 민간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달 마이니치신문에 기고한 칼럼은 일본 정부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도쿄전력 경영진이나 정치가 등이 카메라 앞에서 처리수를 희석하고 끓여서 마시면 어업에 생기는 뜬소문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게 아닐까”

“그것을(카메라 앞에서 처리수를 마시는 정도) 하지 않고 설명만 거듭하면 세상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후쿠시마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다. 부족한 것은 삼중수소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신용’인 것이다”

 

일본정부 일부 관료와 도쿄전력 관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쿠시마원전 방사성 오염수의 위험성을 안다. 1950년대 화학폐수를 희석해서 바다에 버렸다가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나마타병’(알킬수은화합물을 함유한 해산물을 먹은 사람들에게 발병한 신경질환)의 아픔을 부디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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