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①] 日 오염수 쓰나미가 몰려온다
[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①] 日 오염수 쓰나미가 몰려온다
방사성 오염수 125만톤 바다 방류

정화설비도 허가받지 않은 '짝퉁'

세계인 건강 위협, 日폭주 막아야
  • 임대현
  • admin@hkn24.com
  • 승인 2021.04.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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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100세 시대’다. 2019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3.3세다. 어떤 통계는 평균 수명 120세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지금 추세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100세 시대’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방사성물질, 미세플라스틱, 매연, 분진 등 환경오염물질은 국경을 넘나드는 골칫거리다. 최근에는 최악 원전 참사 당사국인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다고 밝혀, 당장 식탁 위 먹거리가 걱정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원전과 방사능의 위험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 연재한다. [편집자주]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가 후쿠시마원전을 덮치는 장면(도쿄전력)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가 후쿠시마원전을 덮치는 장면. (출처: 도쿄전력)

‘오염수 쓰나미’ 몰려온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13일 결정했다. 정화설비로 위험물질을 걸러낸 뒤 버리겠다고 공언했지만 125만t(톤)이 넘는 엄청난 양의 오염수는 한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바다먹거리 안전을 위협할 게 자명하다.

특히 오염수에는 정화설비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트리튬)를 비롯해 세슘137, 코발트60,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등 건강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커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은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인사들은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아소다로 日부총리), “한국과 중국 비판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어떤 고위 관료는 “한국이나 중국 따위에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는 막말까지 내뱉어 공분을 샀다.

방사성 오염수 125만톤

과연 그들의 주장처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는 안전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전하지 않다.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는 정상 가동상태의 원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고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통제 불능상태에서 발생한 원전 참사의 부산물이다.

당시 사고로 반감기가 30년인 세슘을 포함한 방사성 물질이 무방비 상태로 공기 중에 퍼졌고 특히 파괴된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퍼부었던 물에 섞여 정확한 양을 가늠할 수 없는 치명적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흘러 들었다.

사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와 지하수는 물론 빗물까지 보태져 150톤의 방사성 오염수가 매일 만들어진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2013년부터 다핵종제거설비(ALPS, 알프스)로 걸러 1000여 개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알프스는 원전 방사성 물질 62종을 걸러주는 장치다.

현재 총 125만 톤의 오염수가 원전 부지 인근 저장탱크에 담겨있는데 내년 10월이면 이마저도 가득 차 저장할 탱크가 없다. 일본 정부가 전격 방류를 결정한 표면상의 이유다.

이 대목에서 심각한 문제는 알프스로 오염수를 처리해도 여전히 삼중수소가 남는다는 점이다. 삼중수소는 알프스로 걸러낼 수 없는 방사성 물질이다.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낮춰 방류하는 것 외에 달리 처분할 방법이 없다.

일본은 삼중수소 방사선량이 1리터(ℓ)에 1500베크렐(Bq. 1초 동안 하나의 원자핵이 쪼개질 때 방출하는 방사능 크기) 미만이 될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한 후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허용 기준치보다 40배나 낮은 수치이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2일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전 세계 시민으로부터 받은 183,754건의 청원을 일본 경제산업성에 제출했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지 마시오'라고 적힌 플래카드.(출처 그린피스)
지난 4월 12일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전 세계 시민으로부터 받은 18만 3754건의 청원을 일본 경제산업성에 제출했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지 마시오'라고 적힌 플래카드. (출처: 그린피스)

짝퉁 오염수 처리기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일본의 주장을 반박한다.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전문가는 지난해 8월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에 참석해 “후쿠시마원전 3기의 원자로 안에 오염수 1만8000톤(2019년 7월 기준)이 들어있고 이 오염수는 외부 탱크에 저장된 것보다 방사능 수치가 약 1억배 높아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도 그는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에는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등 반감기가 긴 치명적인 물질들이 들어 있다”면서 “조사를 통해 알프스 처리를 거친 오염수의 약 80%(약 72만톤)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실제 숀 버니의 주장을 뒷받침할 강력한 증거가 일본 내에서 나왔다. 일본이 오염수 바다 방류를 결정하고 하루가 뒤인 지난 14일, 일본 국회 참의원 ‘자원에너지에 관한 조사회’ 회의에서 알프스의 결함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이 회의에서 공산당 소속 야마조에 다쿠 의원은 “알프스를 본격 운전하기 전에 사용전검사가 끝나지 않은 것이 맞냐”고 후케타 도요시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에게 물었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안전 규제를 총괄하고 있는 후케타 위원장은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하고 보관할지 상당히 급했다”며 “사용전검사 등 절차를 건너뛴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규정은 ‘원자력 시설·설비의 경우 설치허가 기준, 공사계획, 보안규정 심사를 거친 뒤 기술기준과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사용전검사에 합격해야만 시설을 사용’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런 규정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더 강화됐지만 도쿄전력이 2013년 3월, 2014년 9월과 10월 각각 가동을 시작한 알프스 중 첫 번째, 세 번째가 현재까지 사용전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종 허가조차 받지 못한 오염수 처리설비를 ‘시험운전’ 상태로 운영한 것이다. 명백히 절차와 규정, 법을 어긴 것이다.

국내 원자력 분야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원전 사업자의 경우 건설허가를 받는 순간부터 실제 상업운전을 시작할 때까지 총 5단계 사용전검사를 받는다”며 “중요설비는 부품 하나하나 이상이 없다는 품질보증계획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데 오염수 정화설비가 승인도 없이 운영됐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원전 운영과 안전을 관리‧감독해야 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도쿄전력의 불법에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 중의원 의원은 최근 “원전 폭발도 TV를 보고 알았다. 도쿄전력의 정보 은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는 컨트롤 되고 있다고 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말도 올림픽 유치를 위한 거짓말”이라고 폭로했다. 

정부와 원전 운영사, 규제기관이 필수정보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방사성 오염수를 ‘깜깜이 방류’하겠다는 일본의 시도는 인류건강을 위협하는 도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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