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들의 때늦은 후회
코로나 감염자들의 때늦은 후회
“감염되면 스스로 교정할 기회 사라져”

“집에 갇혀있는 것이 땅 밑보다는 낫다”
  • 김동석
  • admin@hkn24.com
  • 승인 2020.12.1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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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김동석] 코로나19가 3차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국내에서도 100명 안팎이던 확진자가 어느새 600명대로 늘어났고 미국은 하루 20만 명대로 누적 확진자만 15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백신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긴장이 풀린 탓일까. 아니면 오랫동안 지속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마음이 느슨해 진 것일까.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고,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소장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도 “내년 1월 진정한 어둠이 올 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파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람'이 맞으라고 하는 백신 맞겠다고 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 지역신문에 실린 코로나19로 인한 세가지 안타까운 사연들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첫 번째 사연은 캔자스시티에 살고 있는 70대의 데이비드.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초 병원에 입원했다가 2주 격리 후 증상이 사라져 퇴원했다. 하지만 며칠 뒤 데이비드는 38년 동반자인 아내 폴라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다시 입원했다.

그 후 얼마지나지 않아 아내 폴라는 지난 1일 사망했다. 자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한달만에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것이다. 데이비드는 “(코로나19를)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좋았을텐데 술집이나 식당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뒤늦게 후회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환자가 곁에 있다면 더욱 신경쓰고 돌봐줘야 한다”면서 ”나는 코로나19에 대해 너무나도 무신경했기 때문에 여러분은 유행병 예방 조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다소 황당하지만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의 위험한 경우다. 캘리포니아에서 트럭 운전사로 일하던 토머스 마시아스(Thomas Macias, 51)는 자신이 살고 있는 레이크엘시노어(Lake Elsinore)의 한 동네에서 지난 6월 열린 바비큐 파티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토머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티에 참석해 확진 판정을 받은 후회의 글’을 올린지 하루만에 사망했다. 그의 친척들은 “그는 바비큐 파티에 가기 전에는 일하는 것 외에는 어딜 나가지 않았다”면서 “당시 주정부에서 집회 규정을 완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해제하자 참지 못하고 파티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질병관리본부는 “마시아스는 비만과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어 고위험군에 속했던 사람이었다”고 언급했다.

CNN을 통해 토머스의 소식을 접한 머리어 배스께스(Maria Vasquez, 22)라는 한 흑인여성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집에 갇혀 있다고 불평하지만, 그래도 땅 밑보다는 낫다”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세 번째는 가짜뉴스에 현혹된 경우다. 사연의 주인공은 텍사스에 거주하는 토니 그린. 그는 지난 8월 모임을 가진 이후 14명의 가족이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토니는 “주류 언론과 민주당이 코로나19를 이용해 패닉을 조장하고 경제를 붕괴시키며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소식을 그대로 믿었다”면서 “주변에서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아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과 오랜만에 모임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쪽에서 주장하는 가짜 뉴스를 믿고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가볍게 여겼다가 감염됐다는 얘기다. 

다행히 토니를 포함한 14명의 가족은 치료를 받고 회복했으며 퇴원 후에는 개인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의 네다 굴드(Neda Gould) 정신의학과 행동과학 조교수는 “후회는 죽음과 관련이 있을때 가장 복잡하게 드는 감정 중 하나다”면서 “스스로 교정할 기회도 없을 뿐더러 다시 돌아가 사과하거나 실수를 고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파우치가 언급했던 ‘1월의 진정한 어둠’도 11월 넷째주 목요일에 있었던 추수감사절에 미국인의 600만 명이 대이동을 했기 때문에 향후 추이가 중요함을 일깨우는 것이다.

이렇듯 코로나19를 쉽게 생각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저 지나가는 전염병으로 인식해 ‘후회’ 하는 것 보다는 팬데믹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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