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김동석]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서 감염병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백신은 지난 2일 영국에서 승인된 화이자사의 백신이다. 영국 정부는 8일(현지시각)부터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어렵게 개발된 백신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지면서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 가장 먼저 백신을 승인한 영국이 대표적이다.
여론조사 업체 오피니엄(opinium)의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 3분의 1이상이 백신 접종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정부가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다.
조사에서는 10명 중 2명이 일반적인 약국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시기가 와도 맞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런 답변을 내놓은 사람의 48%는 백신의 안전성을, 47%는 백신의 효과를 우려했다.
그렇다면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한 미국은 어떨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애당초 백신을 맞을 의사가 없다는 의견이 39%나 됐다.
맞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한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은 백신의 효과가 안정적이라고 해도 절대 맞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는 특히 흑인들이 백신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미국 정부가 흑인들을 대상으로 비윤리적인 의학 실험을 했던 어두운 역사가 있어 불신감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 최대의 간호사노조인 간호사연합(NNU)도 현재의 코로나19 백신은 실험용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백신 임상에 대한 세부 자료를 공개할 때까지 의무 접종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놨다.
뉴욕소방국(NYFD)에서 소방공무원노조(UFA)가 조합원들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55%인 것으로 나타났다. UFA 대변인은 “조합원들 스스로가 젊다고 믿고 있어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지 않아 백신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UFA 조합원들은 백인이 77%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결책은 없을까. 영국에서는 유력 정치인들이 앞다퉈 먼저 접종하겠다고 나섰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도 몇주 내로 백신을 맞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들까지 나서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각각 오는 10일과 17일 FDA에서 승인이 날 것으로 예정돼 있으며 현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안정적인 백신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은 사회구성원 70% 이상 접종을 완료해야 집단 면역의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 걸음은 백신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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