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뇌 혈류량 감소가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특징인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s)을 더욱 더 빠르게 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이 연구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엉킴 뿐만 아니라 뇌의 혈관 건강을 목표로 하는 치료법이 단일 표적 치료법보다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보존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이 뇌 혈류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알려진 바는 있었지만, 실제 연구를 통해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검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연구팀은 뇌 혈류량과 타우 단백질 엉킴 정도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정상인과 경도인지장애부터 심각한 단계의 치매 환자까지 46세~80세 남녀 68명의 뇌척수액 검사 결과와 MRI(자기공명촬영)과 PET(양전자단층촬영) 사진을 함께 분석했다.
뇌척수액 검사는 타우 단백질 축적 정도를 MRI와 PET로 촬영한 뇌 부위별 피의 흐름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가 주로 진행되는 부위로 알려진 우리 뇌 전두측두엽에서 혈류 장애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이들일수록 뇌척수액 내 타우 단백질 엉킴 정도와 인지 장애 정도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의 심각도가 올라갈수록 그 정도가 비례해서 더욱 더 심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경도인지장애에서 심각한 알츠하이머로 진행하면서 혈류 속도는 더 많이 느려지고 타우 엉킴 빈도는 더 잦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수석저자인 주디 파(Judy Pa)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하 커크 의과대학 교수는 “뇌에 있는 수십 억 개 뉴런이 작동해 상황마다 적절한 작용을 통해 신체기능을 유지한다. 그러나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엉킴이 생겨 뉴런 활동에 영향을 주게 되면 그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며 “이번 연구는 이 작용과 혈류 장애가 긴밀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 교수는 “최근 들어 고혈압이나 흡연자, 혹은 신체 활동이 적은 이들 사이의 알츠하이머 발병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알츠하이머 관리에 있어서 혈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러한 요인(고혈압, 흡연 등)에 대한 고려가 꼭 필요함을 증명하는 결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