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R·L습성과 비자각성 인식(非自覺性 認識)
[4] R·L습성과 비자각성 인식(非自覺性 認識)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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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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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성훈] 시각적 대상을 특정 방향에 배치하는 R·L습성은, ‘특정 방향이 보기에 편한 방향이다’라는 인식에 의하여 고정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을 의미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 인식의 시작은 ‘몸통을 트는 동작’이다. 이 인식의 발생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오른손잡이의 경우

1. ‘몸통을 트는 양 동작의 차이’에 대한 인식:

‘왼쪽으로 트는 동작은 편하고, 오른쪽으로 트는 동작은 불편하다’라는 인식

2. ‘몸통을 틀어 보는 양 동작의 차이’에 대한 인식:

‘왼쪽을 보는 동작은 편하고, 오른쪽을 보는 동작은 불편하다’라는 인식

3. ‘양 옆쪽 방향의 차이’에 대한 인식:

‘왼쪽은 보기에 편한 방향이고, 오른쪽은 보기에 불편한 방향이다’라는 인식

 

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 옆쪽 방향의 차이’에 대한 인식은, ‘몸통을 트는 양 동작의 차이’에 대한 인식에서 파생된 것이다.

문제는, ‘몸통을 트는 양 동작의 차이’를 보통은 의식하지 못하는 인식이라는 점이다. 근원이 되는 인식이 의식되지 못하므로, 파생되는 인식 역시도 의식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 이 근원 인식은 왜 의식되지 못할까? 

공을 차는 동작을 보자. 오른손잡이는, 왼 다리로 공을 찰 때 불편함을 느낀다. 콘트롤도 오른 다리로 하는 만큼 능숙하게 되지 않고, 힘도 약하여 불편함을 바로 느끼는 것이다.

 

공을 차는 동작에서는, 한 다리만으로 공을 찬다. 즉 부여된 용도에 하나의 다리만이 쓰이는 것이다. 공을 차는 양 동작 간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양 다리의 우열 차이’가 양 동작의 차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나의 다리만 쓰이므로, ‘양 다리의 우열 차이’는 그대로 양 동작의 차이로 이행한다. 따라서 ‘우월한 다리로 공을 차는 동작’과 ‘열등한 다리로 공을 차는 동작’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공을 차는 양 동작의 차이를 뚜렷하게 느낀다. ‘우월한 다리로 차면 편하고, 열등한 다리로 차면 불편하다’라고 뚜렷하게 느끼는 것이다.

 

몸통을 트는 동작에서는, 양 고관절이 모두 몸통회전에 관여하며 기여도만 다르다. 즉 부여된 용도에 양 고관절이 모두 쓰이며, 기여도만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양 고관절의 우열 차이’가 그대로 양 동작의 차이로 이행하지 않는다. ‘우월한 쪽이 비중이 큰 역할을 맡는 동작’인 A동작과 ‘열등한 쪽이 비중이 큰 역할을 맡는 동작’인 B동작의 차이는 작게 나타나는 것이다.

양 동작의 차이는 작으므로, 이 차이에 의하여 발생하는 편함. 불편함의 정도도 약하다. 그래서 ‘A동작은 편하고, B동작은 불편하다’라고 느끼지만, 이를 약하게 느낀다. 이를 약하게 느끼므로, 자신이 이렇게 느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즉 인식의 정도가 약하여 자신의 인식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 동작의 차이를 인식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인식 당사자가 자신의 인식을 깨닫지 못하므로 이러한 인식을 ‘비자각성 인식(非自覺性 認識)’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자각성(自覺性) : 의식되는 인식

비자각성(非自覺性) : 의식되지 않은 인식

미약형(微弱形) : 인식의 정도가 미약하여 의식되지 않는 인식

망각형(妄覺形) : 망각에 의하여 의식되지 않는 인식

 

위는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의 한 장면이다. 이 실험은 1999년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사이먼스(Daniel Simons)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가 제시하여 널리 알려졌다.

실험의 개요 및 결과는 다음과 같다.

피실험자에게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농구공을 패스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흰옷을 입은 사람끼리의 패스 횟수를 세게 하였는데, 피실험자의 약 50%는 횟수를 세는데 집중하느라 영상에 9초간 등장한 고릴라를 전혀 보지 못하였다고 답하였다.

이 실험은, ‘특정 사안을 주의함에 따라서 다른 사안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인 주의 맹점(注意 盲點)에 대한 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실험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 미약형 인식’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몸통을 트는 양 동작의 차이’의 경우 감수(感受)되는 자극의 정도가 작은 인식 즉 ‘절대적 미약형 인식’이라고 하겠다.

반면에 ‘고릴라에 대한 인식’은, 감수되는 자극의 정도는 크다. 다만 패스 횟수를 세는데 주의함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감수하는데 있어 민감도(敏感度)가 떨어진 인식 즉 ‘상대적 미약형’인 것이다.

 

비자각성 인식은, 의식되지 못한다고 해서 실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위 풍경을 볼 때 우리의 눈은 ‘왼쪽 끝에 위치한 자동차의 번호판’을 분명하게 보지만, 보통은 그 번호판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내지 못한다. ‘앞쪽에 여러 대의 자동차가 있고, 뒤쪽에 건물들이 있으며, 왼쪽에 도로가 있다’라는 식으로 대략적인 정보만을 의식하는 것이 보통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눈으로 본 번호판을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면술이 범죄 수사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뺑소니 사고이다. 사고 목격자에게 최면술을 시행하여, 뺑소니 차량의 번호판을 기억해내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고 목격자도 이를 의식하지 못하나 최면술을 통하여 ‘인식되었지만 의식되지 못한 번호판’을 기억해내는 것이다.

비자각성 인식은 경우에 따라서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R·L습성이 그 좋은 예이다.

다음 편에서는 비자각성 인식이, 왼손잡이에게 쓰기장애와 난독증을 유발하는 동인으로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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