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초기 혈청검사를 하면 사망 등 질환의 심각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청검사(serum test)란 혈액을 뽑아 액체 성분 안에 녹아 있는 항체를 검출하는 검사법을 말한다. [아래 보충설명 참조]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와 단데르이드 병원(Danderyd Hospital) 공동 연구팀은 지난 4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단데르이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중 167명을 대상으로 입원 후 3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혈청 검사를 시행했다.
이 기간 단데르이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모두 258명이었지만, 77명은 검사에 응하지 않았고, 10명은 검사가 필요한 기간(병원 입원 후 3일)이 지났으며 4명은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은 후에 검사가 시행돼 표본에서 제외했다.
검사 결과 실험 대상이 된 입원 환자 167명 중 61명의 혈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나머지 106명의 혈액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어 검사 후 4주간 환자들의 예후를 관찰했다. 그 결과 167명 중 18명이 사망했는데, 사망 환자 가운데 15명은 초기 혈청검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환자들이었다.
다시말해 초기 혈청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61명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15명이 사망한 것이다. 이는 초기 혈청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집단의 사망률(106명 중 3명, 2.83%)보다 9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고령 환자일수록 혈청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확률과 사망률 모두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칼 해그먼(Karl Hagman) 단데로이드병원 교수는 “쉽게 실시할 수 있는 혈청 검사를 통해 코로나19의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치료 초기에 식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와 모니터링에 중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기사 보충 설명]
참고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콧물 등에서 검체를 체취하는 RT-PCR(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 방식과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을 검체로 사용하는 항체진단키트 방식이 있다.
RT-PCR 방식은 콧물이나 가래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검사 방법이며 95% 정도의 정확도를 보인다. 반면, 항체진단키트 방식은 이뮤노글로블린M(IgM)과 이뮤노글로블린G(IgG)라는 항체가 형성됐는지 여부를 통해 코로나19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데 정확도가 70~75%로 낮다.
또한 코로나19는 항체 생성까지 10일~15일이 소요되므로 RT-PCR 검사에서 코로나19로 판정됐다고 해도 항체진단키트 방식에서는 항체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연구결과는 입원 초기 3일 이내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RT-PCR 검사뿐 아니라, 항체진단키트 검사까지 하는 것이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