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반지 · 심장 · R습성
[3] 반지 · 심장 · R습성
  • 이성훈
  • admin@hkn24.com
  • 승인 2020.09.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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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성훈]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구분 없이 반지는 왼손에 낀다. 반지를 왼손에 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처럼 인정받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심장은 왼쪽 가슴에 위치하는데, 왼손에 심장과 바로 연결된 혈관이 있다고 믿어 왼손에 낀다’라는 이야기이다.

단적으로 ‘반지 왼손 심장’으로 검색하면, 8천여 건의 네이버 블로그 게시물이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대중에게 사실처럼 받아들여진 것은 언론의 영향이 큰데, 재밌는 것은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야기가 바뀐다는 점이다.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는 것은 약지의 혈관이 심장에 직결되어 있다는 고대 그리스의 신앙에서 나온 습관이라고 한다. - 결혼반지 <경향신문 / 2003.01. 27>

그가 선물한 다이아몬드 반지는 공주의 왼손 약지에 끼워졌는데 이 왼손 약지라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고대 이집트인들에 의하면 왼손 약지는 심장으로 바로 통하는 사랑의 혈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 4월의 보석 '다이아몬드' <매일신문 / 2008. 04. 19>

영국 메트로는 결혼반지를 왼손 넷째 손가락에 끼기 시작한 유래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16세기경 튜더 왕조 시대 때 영국 사람들은 왼손 넷째 손가락에 심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정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넷째 손가락의 '베나 아모리스'라는 사랑의 혈관이 곧바로 심장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결혼처럼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하나의 예의라고 믿었다. - 결혼반지, 왜 왼손 넷째 손가락에 낄까? <파이낸셜뉴스 / 2016. 01.08>

위와 같이 이 이야기는 보도될 때마다 달라져서, 제각각 그리스. 이집트. 영국을 ‘왼손에 반지를 끼는 관습이 유래한 지역’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왼손에 심장과 바로 연결된 혈관이 있어 반지를 왼손에 낀다’라는 이야기가 완전한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과거 어느 지역에서 왼손에 심장과 바로 연결된 혈관이 있다고 믿어서 왼손에 낀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인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은, 누구나 왼손에 반지를 끼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하므로 누군가가 소설가적 기질을 발휘하여 나름의 이유를 만들어내어 빈 공간을 채워 넣은 것이다. 그리고 앞의 칼럼을 읽은 독자라면 반지를 왼손에 끼는 이유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오른손잡이는 시각적 대상을 양 옆쪽 중 한쪽을 선택하여 배치하는 경우에, ‘보기에 편한 방향’인 왼쪽에 배치한다. 손목시계와 마찬가지로 반지도, 양손 중 하나의 손을 선택하여 배치해야 한다. 그래서 반지를 끼는 경우도, 시각적 대상인 반지를 옆쪽에 배치하는 경우라고 하겠다. 이 경우에 오른손잡이는 반지를 왼손에 끼는 것이다.

그럼 왜 왼손잡이는 왼손에 낄까? 반지를 끼는 일반적 행태는,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오른손잡이의 행태인 ‘반지를 왼손에 끼는 행태’이다.

한편 반지를 끼는 일반적 행태는, 하나의 예식으로 인정된다. 반지는 기본적으로 장신구이지만 연인. 부부 등과 같은 특별한 관계인 사람끼리 주고받는 나름의 의미가 부여된 물건이므로, 이 행태는 하나의 예식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 행태가 하나의 예식이 인정되므로, 반지를 왼손에 끼면 ‘예식을 지킴으로서, 예식을 아는 정도의 상식을 갖춘 인물로 보이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해당 이익은 관념상의 이익으로서 개인의 성향과 무관하게 보편적으로 쫓는 이익이다.

예컨대 면접이나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경조사와 같이 예식을 갖추어야 하는 자리에서 남성이 보편적으로 정장과 넥타이를 차려 입는 것도 ‘예식을 아는 정도의 상식을 갖춘 인물로 보이는 이익’을 얻기 위함인 것이다. 그래서 해당 이익을 쫓아서 왼손잡이도 반지를 왼손에 끼는 것이다.

반지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각적 대상을 왼쪽에 배치하는 오른손잡이의 행태는, 손목시계 하나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시각적 대상을 양 옆쪽 중 한쪽을 선택하여 배치하는 경우에, 고정적으로 나타나는 행태인 것이다. 따라서 오른손잡이에게는 ‘시각적 대상을 옆쪽에 배치하는 경우에, 왼쪽에 배치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습성은 편의상 ‘오른손잡이(right-hander)의 습성’이라는 의미로 R습성으로 지칭한다. 마찬가지로 왼손잡이는 ‘... 경우에, 오른쪽에 배치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습성은 편의상 ‘왼손잡이(left-hander)의 습성’이라는 의미로 L습성으로 지칭한다.

R. L습성은, 정신과학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 즉 동인(動因)에 대해서 기존의 관점은, ‘의식되는 동인’과 ‘망각하여 의식되지 못하는 동인’ 2가지로만 분류되어졌다.

개를 피하는 행동을 보자. 개가 이빨을 드러내며 짖어대어 무서워 피하는 것은, ‘개에 대한 직접적 인식’이 동인이 되며 이는 ‘의식되는 동인’이다.

반면에 ‘어릴 때 개에게 물린 경험’이 있지만 이를 망각하여 전혀 기억하지는 못하는 상태에서 이유 없이 개를 무서워 피하는 것은, ‘개에 대한 과거의 인식’이 동인이 되며 이는 ‘망각하여 의식되지 못하는 동인’이다.

 

‘망각하여 의식되지 못하는 동인’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의 생계수단이다. ‘당신은 잊었지만 유년기에 형성된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오늘날 당신의 부정적 생활태도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유 없이 화가 나고, 남과 다투는 것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와 대화하십시오.’라는 식의 상담치료로 심리상담사와 정신과 의사가 생계를 유지하는 전통적인 수단인 것이다.
‘망각하여 의식되지 못하는 동인’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의 생계수단이다. ‘당신은 잊었지만 유년기에 형성된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오늘날 당신의 부정적 생활태도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유 없이 화가 나고, 남과 다투는 것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와 대화하십시오.’라는 식의 상담치료로 심리상담사와 정신과 의사가 생계를 유지하는 전통적인 수단인 것이다.

이렇게 동인은 2가지로 분류되었는데 R. L습성은 이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특정 방향이 보기에 편한 방향이다’라는 인식은 그 누구도 의식하지 못한다. 손목시계, 반지와 같은 시각적 대상을 배치하는 행태에만 근거하여 그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제 3의 동인’이라는 개념이 그간 없었으므로 무엇 때문에 손목시계, 반지를 그럴만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방향에 배치하는지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제 3의 동인은, 왼손잡이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쓰기장애와 관련이 있다. 또한 쓰기장애는, 난독증, ADD/ADHD, 얼렌증후군, 학습장애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쓰기장애를 위시한 여러 질환의 발생 원인이 규명되지 못하고, 치료법이 제시되지도 못한 것은 제 3의 동인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다음 몇 회에서는 무엇 때문에 ‘특정 방향이 보기에 편한 방향이다’라는 인식이 의식되지 않는지 그리고 제3의 동인이, 쓰기장애를 위시한 일련의 질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더하여:

내가 얼렌증후군에 대하여 2017년 1월에 쓴 칼럼에 대하여, 2020년 6월에 ‘논거가 부족한 글, 플라시보 효과 라는 것에 대해 최소한의 뒷받침되는 링크나 주석도 없다. 기자로서 자질이 의심된다’라는 댓글이 달렸었다.

이는 정확한 지적이다.

당시에 그 칼럼은 ‘왼쪽 혹은 오른쪽’이라는 책에 근거하여 쓰였다. 책의 독자라면 플라시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한정된 페이지에 몇 개의 문단만을 수록하는 칼럼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칼럼에서는 ‘특정 방향이 보기에 편한 방향이다’라는 인식이 실재함을 증명하는 사례가 손목시계와 반지 단 2가지뿐이므로 이 인식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여길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 ‘레프트 리포트’에는, 이 인식의 존재를 증명하는 10여 가지의 사례가 수록되어 있어 이 인식의 존재가 충분히 증명되었다는 점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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