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지난 16일 (현지시간) 美 식품의약국(FDA)이 게임을 치료제로 승인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처방 허가된 디지털 치료제 ‘인데버알엑스(EndeavorRx)’다. 이 게임은 FDA가 ‘약’으로 승인한 첫 게임으로 기록된다.
아킬리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社에서 개발한 ‘인데버알엑스’는 주인공이 날아다니는 보드를 타고 길을 따라 여행하는 스토리의 게임이다. FDA는 “600명 이상 ADHD 증상을 겪는 어린이들의 연구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이들의 주의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데버알엑스’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FDA는 이번 결정이 특별한 예외조치가 아니라 본격적인 디지털 치료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란 복용하거나 투여하는 전통적 의미의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의미한다. 바야흐로 ‘게임’이 약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난 2017년 약물중독 치유를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세계 최초의 디지털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지 3년 만의 일이다. ‘인데버알엑스’를 ADHD 치료에 이용하려면 다른 약과 마찬가지로 요건을 지켜야 한다. ‘인데버알엑스’는 8세~12세 사이의 복합 ADHD 증상을 갖고 있는 아동들에게만 처방된다.
FDA가 비디오게임을 치료제로 승인했다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게임에 대한 인식이 뒤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만 해도 게임은 반대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받았다. 1년만의 반전이다. 앞서 2019년 5월 28일 WHO(세계보건기구)는 2022년 1월부터 게임 중독을 공식적인 국제질병분류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WHO가 먼저 게임을 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앞서 WHO는 지난 4월 게임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는 내용의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발표에서 FDA 의료기기 및 방사선건강센터를 총괄하는 제프리 슈렌(Jeffrey Shuren) 박사는 “이번 승인은 의료가 디지털 치료의 분야로 성장하는 중요한 예”라며 “FDA는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혁신적 디지털 치료법에 적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규제 경로를 제공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