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정상화돼가던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병·의원이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들 병·의원은 영업사원의 면담 자체를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천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 병·의원들이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6월 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9명으로, 이 중 34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15명, 경기 13명, 인천 6명 등이다.
특히, 이태원 클럽과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n차 감염이 다단계업체로까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수도권 지역의 병·의원들은 감염자 확산 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굴지의 제약사인 D사의 경인 사무소 영업사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은 이들 병·의원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D사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영업사원은 A씨와 B씨 등 2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병원과 약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대면 영업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동료 직원과 이들이 방문한 병·의원에서는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많은 병·의원을 드나드는 영업사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과 이들 영업사원 중 한 명의 동선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는 점 때문에 제약사 영업사원을 상대로 문을 걸어 잠그는 병·의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지역에서 병·의원들의 제약사 영업사원 출입 통제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제약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1분기보다 2분기 실적 하락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영업활동에 제약이 생기면 2분기뿐 아니라, 3분기 실적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아직 일부 병·의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면담을 거절하는 병·의원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의약품 원외처방 규모는 1조19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 감소했다. 최근 수년 동안 4월 실적이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정반대의 수치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컸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영업사원 출입 통제가 수도권 병·의원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제약사들의 실적 직격타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5월 실적도 우려되는 상황인데 면담을 거절하는 병·의원이 많아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면담을 거절당해 집이 아닌 차에서 대기하는 일명 '차'택근무를 하는 영업사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