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편두통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복용으로 인한 통증 유발에도 관여하는 펩타이드가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쥐 모델 실험을 통해 펩타이드의 한 종류인 ‘뇌하수체 아데닐레이트 사이클라제 활성화 펩타이드(PACAP)’가 편두통으로 인한 통증과 오피오이드로 인한 통증 유발의 공통된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편두통 환자들이 복용하는 진통제 오피오이드는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는 탁월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도리어 통증을 심화시킨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난 십 여 년 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원인을 설명해 내고자 노력했지만 마땅한 답을 얻을 수 없었는데 이번 설명으로 치료제가 장기 복용 시 오히려 통증을 심화시키는 역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위해 편두통을 앓는 쥐 실험모델과 오피오이드 복용으로 통증을 앓는 쥐 실험모델을 만들고 질량분광법(mass spectrometry)을 이용해 어떤 펩타이드가 변형됐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PACAP’가 두 모델 모두에서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PACAP이 편두통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졌었지만 이 펩타이드가 오피오이드로 인한 통증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규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미나 프라단(Amynah Pradhan) 일리노이대 정신의학과 부교수는 “두 모델 모두에서 PACAP를 발견한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PACAP가 편두통과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통증에 모두 관련되어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오피오이드 장기 복용 시 편두통이 오히려 악화되는 역설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프라단 부교수는 또 “현재 많은 제약회사들이 편두통 치료제로 PACAP와 이것에 대한 결합수용체를 표적으로 한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는 통해 만약 이런 약물이 개발될 경우 편두통뿐 아니라 오피오이드 복용으로 인한 통증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얘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분자 및 세포단백질학(Molecular & Cellular Proteomics)’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