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경영 리더십-대한뉴팜] 유전개발(?)하는 제약회사 ... 정체성 의문
[제약회사 경영 리더십-대한뉴팜] 유전개발(?)하는 제약회사 ... 정체성 의문
  • 곽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9.09.1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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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오너는 그 기업의 상징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너 하기에 따라서 기업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너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 풍부한 경영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미래를 읽는 혜안도 필요하다. 올해로 122년의 역사를 아로새긴 한국제약산업의 더 높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제약기업 오너(경영진)의 역량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대한뉴팜 본사.
서울시 사당역 인근 한 골목길에 위치한 대한뉴팜 건물.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기자] 서울시 사당동의 한 골목길에 들어서면 허름한 4층짜리 하늘색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도심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다가구 주택같은 분위기의 이 건물은 대한뉴팜이라는 제약회사다. 

1984년 10월 동물용 의약품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10년 만인 1994년 6월 향남공장을 설립하고 인체약품 및 건강음료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대한뉴팜이라는 지금의 사명은 2001년 4월 대한신약에서 상호를 변경한 것으로, 2002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2004년 8월 건강기능식품 전문제조업 허가를 받고 2007년 6월 바버스톡사(Baverstock GmbH)의 지분 17%를 취득하면서 유전개발사업에까지 손을 뻗었다. 

대한뉴팜은 이후에도 2012년 바이오사업에, 2014년 의료기기사업에, 2016년 조사료 및 백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했다. 상호만을 놓고 보면 대단한 신약이라도 개발하는 듯 하지만, 주력사업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기업이기도 하다.

 

경영 주축은 이완진 회장 ... 올 초 오너 2세에 본격 주식 증여

현재 이 회사의 오너는 이완진 회장(68)이다. 건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대한뉴팜 대표이사 회장이자 최대주주(29.32%)로 경영의 중심축에 서 있다.

대한뉴팜은 지난해 3월 기존의 이완진·배건우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완진·이영섭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이 회장과 함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영섭 대표(55)는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상명대 겸임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2015년 대한뉴팜에 합류, 현재 사업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향후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할 또 하나의 인물은 이 회장의 장남인 이원석 상무(42)로 점쳐지고 있다. 이 상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MBA를 수료한 후 2005년 대한뉴팜에 입사해 현재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완진 회장의 딸 지민씨는 대한뉴팜의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지분은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자녀들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지난 1월 4일 대한뉴팜은 공시를 통해 이완진 회장이 장남 이원석 상무와 장녀 이지민씨에게 각각 회사 주식 60만주, 20만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총 80만주의 주식을 자녀들에게 증여하면서 이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34.89%에서 29.32%로 줄어들었다. 대신 이원석 상무는 지분율이 기존 0%에서 4.18%로 상승하며 2대 주주로 등극, 오너 2세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한뉴팜 지배구조.
대한뉴팜 지배구조.

이밖에 이 회장의 배우자인 최성숙씨(2.46%), 딸 지민씨(1.39%) 등 오너 일가와 아벤트코리아(2.35%), 엠앤비솔루션즈(0.32%)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더하면 대한뉴팜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40.10%에 이른다.

2000년 8월 설립돼 유아용품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벤트코리아는 이 회장의 장녀 지민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가족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지민씨가 53.33%, 이원석 상무가 24.59%, 이완진 회장이 22.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153억원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억원과 4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매출 상승세 ... 순이익서 적자 5차례

오너 일가가 세밀하게 경영권 방어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대한뉴팜은 매출에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2013년 이후 대체로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10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뉴팜 연도별 영업실적 및 R&D 투자 현황] (단위: 억원, %)

구분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매출액

497

445

1238

567

719

902

1094

1308

1195

영업이익

58

54

35

60

79

100

115

131

200

당기순이익

-28

6

-55

-20

27

41

-57

-206

25

R&D비용

9

14

19

20

27

34

41

46

40

R&D비율

1.9

3.1

4.0

3.4

3.7

3.8

3.7

3.5

3.3

지난해 대한뉴팜의 매출액은 1195억원으로 전년(1308억원)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0억원, 25억원으로 전년(131억원, -206억원) 대비 상승하거나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조직 개선에 힘써 재무구조를 안정화시켜가는 중”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매출의 주 성장동력은 최근 출시한 신제품이 성공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전략제품 집중 육성에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2010년 이후 당기순이익에서 5차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침이 많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7년 적자액은 206억원에 이르는 등 하락폭이 컸다. 회사측은 “법인세 세무조사 결과 추징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대한뉴팜은 자기자본(712억원)의 22%에 해당하는 약 157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대한뉴팜은 지난해 발암물질 의혹 발사르탄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 엔피포지정에 대한 회수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R&D 비율 매년 감소 ... 제약사로서의 경쟁력에 강한 의문 

대한뉴팜은 올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2분기 누적 매출액은 668억원, 영업이익 108억원, 당기순이익 66억원으로 동분기 대비 증가하거나 흑자로 전환됐다.

주요 생산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편도염, 기관지염, 전립선염 치료제 등 제약사업 부문이 약 60%, 살균소독제와 영양생균제, 항생제 등 동물약품사업부문이 약 20%, 해외사업부문이 약 17%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뉴팜 측은 보고서를 통해 “주력사업인 비만, 웰빙 의약품 분야에서 꾸준하게 이익이 창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후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비전있는 경영전략을 제시, 신제품 및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통해 매출증가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율은 3%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매년 그 비중을 줄이고 있다. 예컨대 2010년 1.9%였던 R&D 비율은 2012년 4%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3.3%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는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인체 의약품으로 150종, 동물용 의약품 140종 허가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전략적인 리딩 품목군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가경쟁력 우위 품목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줄기세포를 이용한 항노화제 등 니치‧희귀질환 의약품과 의료기기 개발을 중장기 계획으로 설정하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큰 잡음 없이 사업 다각화를 이뤄온 대한뉴팜. 오너의 경영권을 기반으로 2세 경영 승계 또한 무난하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 회사가 과연 경쟁력 있는 제약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강한 의문이 남는다.

거액을 들인 유전개발사업이 별다른 성과없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의약품 개발 사업에서도 특별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대부분 복제약에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유전개발사업은 제약회사의 정체성 상실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번 취재와 관련 본지는 대한뉴팜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회사 차원의 공식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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