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치료 어디까지 왔나⑥] "진단방랑은 없다" … 희귀질환 거점센터 유기적 연계
[희귀질환치료 어디까지 왔나⑥] "진단방랑은 없다" … 희귀질환 거점센터 유기적 연계
보건당국, 희귀질환 의료접근성 및 진단·관리 강화

중앙센터 서울대병원 등 7개 병원 거점센터 추가 지정

지역 네트워크 강화, 의료 서비스 대폭 개선 기대
  • 서정필 기자
  • hustledoo79@gmail.com
  • 승인 2019.07.1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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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희귀질환’에 대해 불치병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은 그 종류만도 7,000~8,000여 종에 달하고 대부분이 원인을 찾기 힘든 유전질환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만나온 전문의들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 의술의 발달로 여러 질환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여러 재활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관리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진단-관리 인프라 구축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2019년 현재 우리 사회는 희귀질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희귀질환 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노인의료에 이어 ‘희귀질환’에 대해 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김우진 제주한라병원 희귀질환거점센터장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아무래도 ‘진단방랑’이 많이 줄었지요. 희귀질환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희귀한 병이다 보니 무슨 병인지 진단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권역별 거점센터가 지정되고 전달체계가 제대로 틀을 갖추면서 희귀질환자의 치료 및 관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습니다.”

 

양산부산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 전종근 교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희귀질환거점센터장 전종근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질병관리본부가 권역별 희귀질환거점센터를 지정한 뒤 달라진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동안 희귀질환 환자와 보호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희귀질환 전문 의료 인력이 서울 지역에 집중돼 있어 진단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진단 후에도 치료·관리가 어려운 이중고를 겪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월부터 희귀질환 거점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 강화해 중앙지원센터를 신규 지정 운영하고, 권역별 거점센터를 기존 4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했다. 이에따라 희귀질환자들은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전국 11개 센터에서 상시적으로 관련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전 교수는 “거점센터들은 서로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차 병원 등과의 협조체계도 만들어 희귀질환자가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희귀질환관리 중앙센터로 신규 지정

희귀질환 중앙센터로 지정된 서울대학교병원 전경

희귀질환 중앙지원센터로 지정된 서울대학교병원은 권역별 거점센터 운영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 지역 환자들의 거점센터 역할과 함께 ▲권역별 지역거점센터 협의체 운영 ▲전문 의료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콘텐츠 개발 및 보급 ▲국가 희귀질환 연구 계획 수립 지원 ▲희귀질환전문기관 지정을 위한 방안마련 지원 ▲희귀질환 등록통계 분석 지원 및 전문기관 인력 교육 지원 등을 수행 중이다.

센터는 어린이병원에 위치해 있으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채종희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함께 30여 교수들이 협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 함께 희귀질환자를 돌보는 신형익 소아재활의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센터 지정 후 이전에 비해 환자 수도 많아졌으며 아무래도 희귀질환만을 다루는 공간이 만들어지다보니 다학제 진료 시스템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병원은 중앙센터로서 다른 10개 센터 중 어떤 곳으로 환자가 몰리지 않도록 조절하고 센터들 운영이 무리없이 잘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11개 희귀질환 거점센터

 

인하대병원·제주한라병원 등 6곳 신규지정
희귀질환자 접근성 높여

경기도 서북부권 희귀질환거점센터로 지정된 인하대학교 병원

인하대학교병원(경기도 서북부권), 아주대학교병원(경기도 남부권), 충북대학교병원(충북권), 양산부산대학교병원(울산 경남권), 전북대학교병원(전북권), 제주한라병원(제주도권) 등 6개 병원은 올해 지방의 희귀질환센터로 신규 지정됐다.

경기도 서북부권 거점센터인 인하대학교병원은 희귀질환자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상담, 의료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운영, 거점 내 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진료 협력 체계 구축, 희귀질환자와 질환 이해를 위한 홍보활동, 희귀질환자와 가족 자조모임 지원, 사회복지 유관사업 연계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인하대병원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지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역 내 희귀질환자들에게 환자 편의성 강화와 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지역 내 의료기관의 상향 표준화를 위해 지역 병원과의 연계를 긴밀히 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이 센터의 방침이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 사무실

울산·경남권을 책임지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은 희귀질환 상담실, 희귀질환 건강센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지역의 환자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심포지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 복도

전북권 거점센터인 전북대학교병원은 지난 6월 개소식을 열었으며 ▲희귀질환 특수클리닉 ▲희귀질환 상담실 ▲진료협력체계를 통한 온라인 오프라인 네트워크 구축 ▲지역전문가를 위한 다양한 워크숍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대병원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용곤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모두 11명의 교수님들이 상시적으로 함께 할 예정이며 병증에 따라 다른 진료과목 교수님들도 힘을 모아 환자들을 볼 계획”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향후 병원이 이미 갖고 있는 지역 소재 타 소아청소년과와의 소통 시스템을 이용해 명실상부한 전북지역 희귀질환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김우진 제주한라병원 희귀질환거점센터장

제주도권 센터로 지정된 제주한라병원은 제주도 희귀질환의 교두보로 질병관리본부, 타권역거점병원,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희귀질환의 진료 및 의뢰 체계 구축과 교육, 홍보 등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우진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에 “센터가 만들어진 후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협진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

경기도 남부권 거점센터인 아주대학교병원은 지난 4월 1일 개소식을 가졌다. 이 곳은 ▲전문 유전학클리닉 운영 및 상담 ▲희귀유전질환의 정확한 진단, 치료 및 정보 전달 ▲관련 진료과 협의진료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 환자 등록 및 관리체계 구축 ▲전문 의료인력 교육 및 지역 진료협력체계 구축△ 환자의 접근성과 편의성 제공 ▲환자 및 보호자 교육, 자조 모임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센터를 담당하는 손영배 의학유전학과 교수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센터 지정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환자 한 명 한 명을 체계적으로 진료할 수 있게 됐다”며 “이외에도 지역 진료협력체계의 구축, 전문 의료인력을 교육하는 한편 환자 및 보호자 상담 등을 통해 지역 희귀질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네 곳, 계속해서 거점병원 역할 수행

질병관리본부는 2000년대 후반부터 대구·경북(칠곡경북대학교병원), 부산·경남(인제대학교부산백병원), 충청(충남대학교병원), 호남(화순전남대학교병원)을 희귀질환 거점병원으로 지정한 바 있는데 이 네 곳도 거점센터로 다시 지정돼 계속해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권 거점센터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희귀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2019년에는 희귀질환 대구경북권 거점센터로 선정됐다. ▲희귀질환 전문 클리닉과 상담실 운영 ▲전문 의료 인력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세미나, 심포지엄 개최 ▲지역 협력병원과의 협력 체계 운영 ▲희귀질환자를 위한 치료프로그램 개설 및 시민강좌, 지역민 대상 홍보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권 거점센터 인제대학교부산백병원

인제대학교부산백병원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희귀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됐고 2019년에 희귀질환 부산권 거점센터로 선정됐다. ▲전문클리닉 확대 운영 ▲전문상담실 운영 ▲희귀질환 부산권 지역 네트워크 구축 ▲거점센터 내 협진 진료체계 확립 ▲지역의료인과 간호사를 위한 워크숍 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충남권 거점센터 충남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은 2007년 7월부터 2018년까지 희귀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9년에 희귀질환 충남권 거점센터로 선정됐다.

센터 측은 희귀질환과 환자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의료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대전충청권 대학병원, 대한소아과학회 대전·충청지회, 대전충청권 대한의사회, 지역거점병원(대전 조이소아병원, 대전엠블소아병원, 청주 김숙자 소아청소년병원, 밀알복지관 등) 및 보건소를 연계하여 진료협력체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권 거점센터 화순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희귀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9년에 희귀질환 전남권 거점센터로 선정됐다. 전문클리닉 및 의학상담실을 운영하여 희귀질환 진단 및 치료, 질병정보와 상담제공, 지역전문가 교육, 진료협력체계 구축, 희귀질환 네트워크 구축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백혈병 및 소아암 환자뿐만 아니라, 유전성 혈액질환, 유전성 면역결핍질환을 포함한 희귀 유전질환에 대한 유전자 진단을 위한 특수검사실을 운영 중이며 매년 2회 대한소아과학회 광주전남지회와 협력하여 희귀질환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희귀혈액 및 종양질환 사례발표회를 매주 정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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