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다음달 한방 추나요법 급여화를 앞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46차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정기총회’에서 의료계와 한의계 단체 대표간의 축사가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많은 간호조무사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 의료계 관계자 등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의협 최대집 회장은 미리 준비된 축사의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진료현장의 파트너인 간호조무사의 원활한 인력 수급 방안 및 처우개선 대책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내용의 축사를 읽었다.
최대집 회장이 축사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참석한 간호조무사들은 의례적인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한의협 최혁용 회장이 원고없는 즉석 축사에 나서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참석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졌고 박수 소리도 커졌다.
최혁용 회장은 간호조무사들이 왜 필요한지를 논리적으로 어필해 나갔다.
“오는 4월 8일부터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추나는 인체구조적 변화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 잡는 의학이고 학문이다. 한의사가 진료하면 간호조무사 여러분은 간호하고 진료보조를 해 달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면서 “한의사는 진찰할 때 현대의학 질병명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면 진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나라에서 돈을 주지 않는다. 현대의학 질병명으로 진단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해야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한약제제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것이다. 만성병시대, 초고령사회에서는 한의사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의학은 일차의료, 예방의학, 노인의료에 특히 강하다. 우리가 그 일을 잘하려면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간호조무사의 힘(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 회장은 또 “(우리가 질병명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면) 건강보험이 적용 되지 않아 환자에게 주머니 돈을 쓰게 해야 한다”며 “(따라서) 원내에서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간호조무사들이 한방의료기관에서 함께 해줘야 할 일(혈액검사, 소변검사 등)들이 많다. 한의원, 한방병원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간호조무사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최혁용 회장이 축사를 하는 동안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간호조무사들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였다. 곳곳에서 환호소리가 터져 나왔고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한 간호조무사는 “우리가 왜 필요한지, 존재감을 확인시켜준 축사였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