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올해를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원년으로.”
보건의료산업이 전세계 GDP의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선도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글로벌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책임져온 반도체 수출이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반면, 바이오헬스 분야는 2월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5% 증가해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은 지난 2017년 기준 40억7126만 달러로 전년대비 30.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 수출만 33.6%를 차지한다. 셀트리온의 1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전 세계 판매액이 연간 1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오리지널이라 말할 수 없지만, 이제는 글로벌 탑-티어급 제약사들까지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은 괄목할만한 변화다.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램시마’는 시장점유율 55%,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출시 1년 만에 3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환자(수요자)들은 바이오시밀러 값이 훨씬 싸더라도 약효와 안전도를 우려해 쉽사리 오리지널 약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산의약품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방증해주는 생생한 사례들이다.
한국은 더 이상 글로벌 바이오제약시장에서 변방이 아니다.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여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국면을 맞은 것은 우리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 의지의 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찍이 동아제약 강신호 명예회장은 CEO시절 “제약사의 사회적 책임은 R&D투자”라며 R&D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이런 경영 방침은 한미약품, 종근당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갔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긴 제약사가 5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셀트리온은 올해 ‘램시마’의 미국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어느 선까지 이를지 예단조차 어려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세계 석학들은 일찍이 글로벌 산업의 중심이 IT(정보기술)를 넘어 BT(바이오·생명공학) 시대로 이동할 것으로 진단했다. 인구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보건의료는 이제 의식주 다음으로 제4의 생활필수품이 되고 있다.
제약산업은 대표적 R&D 의존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산업이다. 고급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기도 해 국가가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은 1월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아 각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만큼 한국바이오산업의 위상이 높아져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R&D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바이오시밀러 3자매를 상용화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보다 이틀 앞서 1월7일에는 유한양행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7억8500만달러(8800억원)의 대규모 신약기술수출을 성사시켜 기분 좋게 한해를 열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스파인바이오파마,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한 두 건(1조6000억원)에 이은 것으로 6개월 사이 2조5000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이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 릴리에 7억6500만달러(8600억원)에 기술 수출한 신약물질의 계약해지 사태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제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그것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R&D의 퍼즐을 하나 하나 맞추어 나가는 것이다. 주저할 것도 없고 주저할 시간도 없다. 복제약 생산은 최소화하고 새로운 길을 향해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여기서도 늦는다면 그 이상의 기회란 없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 정부 역시 복제약 산업의 비중을 크게 줄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터이다.
이런 상황에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제약기업이라면 업종을 바꾸든지, 아니면 접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오너 일가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제약산업에 안주하던 시기는 지났다. 오죽하면 부광약품, 유유제약 등 중소제약사들까지 나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외치고 있는 마당이니, 더 부연할 필요조차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국내 제약사들에게 있어서 지금은 절호의 기회다. 막대한 자본과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마저 채산성 저하, 약가규제 강화 등으로 저비용의 의약품 개발쪽에 힘을 쏟는 형국이 아니던가.
대한민국 의학전문지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헬스코리아뉴스가 창간 12주년을 맞았다. 헬스코리아뉴스는 그동안 R&D 기업에 대한 찬사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은 한결같았다. 창간 이래 쏟아낸 본지의 무수한 R&D 관련 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한국의 보건산업 및 제약바이오산의 발전을 위한 길위에 설 것을 다짐하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생명공학분야에서 나름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많은 연구자 및 관계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