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의사의 수술을 돕는다?
게임이 의사의 수술을 돕는다?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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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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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게임 덕분에 수술실력이 늘었어요.”

외과 수련의 사이드 프로기와 마취 및 중환자 담당의 라빈 초드허리는 최근 영국 공영방송사 BBC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화면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공에 방해가 되기보다 오히려 수술에 도움이 된다”며 “실제로 비디오 게임을 통해 손재주가 향상되고 반응시간이 단축되며 집중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로저 니본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의대생들이 비디오 게임 때문에 손가락으로 화면을 좌우로 넘기는 데만 사용해 수술 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이 외과의사들의 수술 집중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의사들은 반신반의했다.
게임이 외과의사들의 수술 집중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많은 의사들은 반신반의했다.

 

“도움된다 VS 안된다” 둘로 의견 나뉘어

이같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서울성모병원 외과의들에게 실제 수술 전 게임이 수술에 도움이 되는지 물은 결과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었다.

먼저 위장관외과 이한홍 교수는 “수술은 그 과정이 세밀하고 조화로운 손재주를 요하는 일이라 게임을 잘 하는 것이 수술기술의 향상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갑상선내분비외과 이소희 교수와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 대장항문외과 원대연 교수는 게임 전 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소희 교수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오히려 손목 등의 피로도가 올라 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은영 교수는 “한번도 시행해보지 않은 방법이라 실제 효과가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실질적으로 수술 전 게임을 할 만 한 시간적 여유가 외과 교수 및 수련의들에게 없기에 현실적으로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은영 교수와 원대연 교수는 “일반적인 게임보다는 수술에 관련된 조금 더 연관성 있는 도구를 통해 워밍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수술 전 일반적인 게임보다는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요즘은 surgical simulator들이 개발돼 있어 외과의사 트레이닝에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복강경 수술 training simulator, 로봇 수술 simulator 등이 있는 데, 간단한 기기 조작부터, 혈관을 묶는 연습, 장을 절제하는 연습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교적 공간의 확보가 적게 들고 시각적인 자극에 반응하는 수부관절 및 상체전체의 움직임을 실제처럼 동일하게 연습할 수 있을뿐 만 아니라 드라이랩 내부의 물체에 기구가 닿았을 때 느끼는 촉각 역시 경험할 수 있어서 수술전 워밍업으로는 매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생각된다”고 소개했다.

원 교수는 “본원 지하 1층에 시뮬레이션 센터가 있어 실제 외과 교육과 학생교육 등에 사용되고 있다”며 “일반적인 시뮬레이터 뿐 아니라, 환자의 MRI나 CT 등 영상 정보에서 3D 프린팅을 통해 실물 장기를 구현해 미리 연습하는 경우도 연구 결과로 보고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외과의사들 “수술 전 머릿속 시뮬레이션, 집중도 한껏 높인다” 

외과 의사들은 수술 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이전에 시행했던 동일한 수술을 상기시키며 머릿속으로 수술의 과정을 여러 번 시뮬레이션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과정을 통해 집중도가 한껏 올라가고 긴장도가 적절하게 올라간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시뮬레이션 외에도 자신만의 루틴을 지킨다거나 적정량의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도 수술을 집중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장항문외과 원대연 교수는 “수술은 머리의 지식과 신체의 움직임이 조화롭게 구현되는 예술이라고도 한다”며 “이는 마치 운동선수가 경기에 임하는 부분과 비슷하기도 하다. 운동선수들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시합 전 자신만의 루틴(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을 일정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수술 과정을 여러 번 시뮬레이션도 하지만, 예를 들어, 이상화 선수가 경기 시작 전 일정하게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던지, 몸을 풀어주는 루틴을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외과 의사는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손을 위생적으로 닦고, 수술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루틴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위장관외과 이한홍 교수는 “적정량의 음식섭취를 하면 허기 등으로 인한 집중력저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많은 수술을 참관하는 것 좋지만, 피로도 쌓여 ... 유튜브로 반복시청” 

서울성모병원 의사들은 “해부학책이나 도감 등을 이용한 해부학적 지식은 실전에서 적용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수련과정에서 실제 환자의 해부학을 많이 관찰하고 이를 숙지한 상태에서 참여할 수술의 동영상을 집중해 시청하는 것이 워밍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다만 실제 수술의 참관도 좋겠지만 오히려 업무 피로도를 감안하고 집도의 등에 의해 수술 시야가 오히려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며  “유튜브에도 대부분의 수술동영상이 올라와 있으니 집중을 해 반복시청하는 것이 좋다. 다만 많이 보기 이전에 투입될 수술 부위에 대한 해부학적 실전지식이 바탕이 돼야하는 건 기본”이라고 전했다.

또 “수술 어시스트를 할 때, 본인이 수술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시뮬레이션을 한다면 수술 배우는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조수의 역할을 더욱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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