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민 영양제'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라이벌이 있다. 일동제약 '아로나민'과 유한양행 '삐콤씨'다.
둘은 올해 55세를 맞은 동갑내기 '장수 브랜드'다. 지난 1963년 처음 등장한 이래로 지금까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매출은 라이벌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격차가 크다. 아로나민 제품군은 지난해 678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일반의약품 전체 매출 1위(아이큐비아 기준)에 올랐다. 올해는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삐콤씨 제품군은 지난해 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사의 또 다른 활성비타민 '메가트루'가 95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이 둘로 나뉜 경향이 있지만, 이를 더한다 해도 아로나민과 천지 차이다.
# 일동제약 아로나민, 활성비타민 '스테디셀러'
아로나민은 출시 이후 일반의약품의 대명사처럼 불려온 '스테디셀러' 의약품이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효과가 좋은 영양제를 만들고자 고심했던 일동제약은 지난 1963년 자체기술로 활성비타민 B1 합성에 성공하며 비타민 B군을 주성분으로 한 아로나민을 출시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나 고된 육체 활동 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군은 우리 몸의 에너지 생성과 대사, 신경의 작용 및 유지 등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다.
아로나민은 비타민 B군을 비롯해 비타민 C와 E가 적절히 들어있어 육체 피로·체력 저하·눈의 피로·신경통·근육통·어깨 결림 등을 개선한다. 아로나민에 들어있는 활성형 비타민 B군은 일반형 비타민보다 체내 흡수와 조직 이행이 우수하고 지속 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 '초기 시장 선도' 유한양행 삐콤, 삐콤씨로 재탄생
삐콤씨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삐콤정'은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의 특별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 저렴한 값에 건강증진과 영양을 보급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탄생한 삐콤은 '비타민B 보충은 절대 필요'라는 지면 광고를 시작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삐콤정은 1960~70년대 국내 비타민 시장을 선도했다. 출시 10여 년 만인 1975년에는 출시 당시와 비교해 1239%라는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삐콤정은 지난 1987년 삐콤씨로 다시 태어났다. 삐콤씨는 급속한 산업화와 스트레스로 인해 현대인의 비타민 필요량이 늘어남에 따라 개발한 비타민 B, C 복합제다. 삐콤정과 비교하면 성분과 함량이 대폭 보강됐다. 비타민 C는 50mg에서 600mg으로 12배가 늘었다.
# 사용자 요구·라이프 스타일 맞춘 '제품 세분화' 눈길
출시된 지 50년이 넘은 두 제품은 최근 사용자의 요구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골드', '아로나민씨플러스', '아로나민실버프리미엄', '아로나민EX', '아로나민아이' 등 총 다섯 가지 시리즈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피로회복제 콘셉트의 아로나민골드는 활성비타민 B1·B2·B6·B12를 비롯해 비타민 C·E가 적절히 들어있다.
아로나민씨플러스는 활성비타민 B1에 비타민 C·E, 셀레늄 등의 항산화 성분을 더해 비타민 보충은 물론 피부 건강도 고려한 제품이다. 특히 비타민 B1은 육체 피로와 그에 따른 신경통·근육통 등을 개선하며 비타민 C는 기미, 주근깨 등과 같은 피부의 색소 침착을 완화하고 잇몸 출혈, 코피 등을 예방한다.
유한양행도 지난 1997년 '삐콤씨 에프'를 선보였다. 엽산, 비타민 E, 철분 등을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2004년 말에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우루소데옥시콜린산 10mg과 엽산, 아연 등을 함유한 '삐콤씨 에이스'를 출시했다.
지난 2012년 선보인 '삐콤씨 이브'는 여성들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다. 비타민 B와 C에 철분,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과 대표 항산화 물질인 코엔자임 Q10, 비타민 E 등을 더했다. 지난해에는 비타민 B군 중에서도 B1, B2, B6 흡수율이 높은 '삐콤씨 액티브'로 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55주년을 맞은 두 제품은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며 장수제품의 자부심을 넘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과 제품력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쯤이면 100년 '국민영양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