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 단상
의료소송 단상
  • 홍영균 변호사
  • admin@hkn24.com
  • 승인 2009.06.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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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활동을 하다보면 한두 번은 수임해보지만 세 번째 수임하면 바보가 된다는 소송은 무엇일까? 바로 의료소송이다. 어느 때부턴가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본보기가 된 소송 분야이기도 하고 사법연수원에서도 전문화에 성공한 리딩 케이스로 곧잘 소개되곤 하는데.... 과연 그럴까?

법률가들에게는 막연한 공포가 있다. 숫자 계산, 의학, 공학 등.... 밥 먹고 살기에는 짱이라서(지장이 없다고 해서) 이른바 ‘밥대’에 진학했던 경험들, 실습과 실험과는 담을 쌓고서도 합격할 수 있는 이른바 ‘孤試(사람을 시들게 하는 시험)’, 합격만 하면 이런 단점을 묻어내지 않으면서도 호의호식할 수 있었던 시절.

그러기에 가능했던 소개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밥 먹고 살려면 발바닥에 땀나도록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해서 이른바 ‘발대’, 적어도 삽결살에 쐬주 한잔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합격할 수 있는 이른바 ‘로스cool', 합격이 살벌한 경쟁사회 초입이라는 현실.... 하지만 의료소송이라는 최전방에서 싸우는 젊은 변호사들은, 적어도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에서 많은 고민들을 한 그들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본질은 손해배상이라고.

의료분쟁의 피해자(양쪽 모두 피해자일 수도 있지만 편의상 의료소비자만 언급한다)와 상담을 하다보면 소송 제기 여부에서 많이 갈등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소송의 승패를 떠나 의료분쟁이 발생하였다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사망의 원인과 장애의 원인을 미리 안다는 것은 힘들다. 소송과정에서 그 원인들이 규명되는 것이고 이를 통하여 당사자들이 분쟁의 결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의료사고, 특히 분만사고로 인하여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고 있는 이 세상의 뇌성마비아들의 어머니들은 의료소송을 통하여 의료진의 부주의로 인한 피해자들임을 적극적으로 규명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소송에서 이긴 측은 말이 없고 패한 측은 말이 많다. 특히 타인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배상청구를 구하는 소송은 결론이 금전배상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소송이익의 은닉성과 소송불이익의 잔존성). 여기에 종래 일반인들이 의료지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설사 의료과실임을 알았다 하더라도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이 지난하다고 생각한 사회분위기가 편승하면서 의료소송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냉소적 패배감이 우세하였다.

그러나 최근 의료소비자의 권리의식이 고양되면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자신들의 당연한 법적 권리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의료소송이 대폭 증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당혹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인 새로운 숙제를 법률전문가들에게 부여하였다. 변론주의의 테두리 내에서의 의료소송은 기존 손해배상소송의 주장과 입증이라는 기존의 법술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점을 노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의료과실을 청구원인으로 하는 의료소송은 전형적인 손해배상소송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따라서 의료소송으로 포섭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은 어디까지인지를 밝히고 의료진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는 무엇인지를 검토하고 연구하여야 한다. 의료사고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생하시고 계신 분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다시는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無寃의 정신을 가슴에 새긴다.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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