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총수로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5일 호텔신라에서 열린 회장단 신년 하례회에서 ‘와인 폭탄돌리기’를 했다는 후문이 돌아 화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초청형식으로 이루어진 이날 모임은 제31대 차기 회장 선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은 기업 총수들에게 고급호텔 등에서 한병에 200~300만원씩 하는 프랑스산 고급와인인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82년산과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했다고.
와인은 어느 해에 생산됐느냐에 따라 그 값어치가 크게 달라지는데, ‘샤또 라뚜르’ 1982년산은 호텔신라에도 없을 정도로 귀한 보물이었다는 것.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이 와인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북한 북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기념한 환영 만찬에서 93년산을 내놓아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모임이 끝난 후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이 회장에게 “식사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했고, 당초 가정사를 이유로 고사의사를 밝혔던 차기 회장직 수락 여부도 조만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지난 2003년 10월 SK그룹의 손길승 전 회장이 중도 하차하자, 29대 회장으로 잔여임기를 채웠으며, 2005년 2월 제30대 회장에 추대돼 올 2월 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