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세계대전 당시 만주에서 한국, 중국등 아시아 각국 포로들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했던 관동군방역급수부(731부대) 부대장인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전 육군군의중장이 인술을 베풀었다는 보도가 나와 지각있는 사람들은 "무슨 해괴한 소리냐"며 고개를 갸우뚱.
12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이시이는 종전 후 고향인 지바(千葉)현 시바야마(芝山)를 가끔 방문해 주민들을 상대로 무료 진료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일본 패전 후 731부대의 인체실험 기록을 연합군사령부에 넘겨준 대가로 전범 소추를 면해 자유의 몸이 된 이시이 전 중장은 1959년 도쿄에서 사망할 때까지 일정한 직업없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잠행을 해 왔기 때문에 만년의 행적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고향 주민들의 증언과 그가 주민들에게 보낸 사신 등에 따르면 토지 관리 등을 위해 가끔 고향으로 내려온 적이 있으며 그 때마다 주민들의 병을 치료해 주고 가벼운 수술을 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후 얼마 안돼 그에게 진찰을 받았다는 한 고향 주민(93)은 "731부대의 실상에 대해 전쟁 후 한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그를 혹평하고 있지만 친절하고 상냥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731부대에 정통한 마쓰무라 다카오(松村高夫)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자신의 만행에 대한 속죄의 마음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질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시이는 교토(京都)제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731부대 책임자로서 중국인과 러시아인 등 포로들을 대상으로 페스트와 콜레라 등 전염병과 동상 등의 생체실험을 자행했었다.
이 소식을 들은 731부대 한국인 진상규명위원회 김창권회장은 "모두 그를 미화하려는 수작"이라며 "설사 그렇다고 헤서 악랄한 범죄행위가 면죄되지 않는다. 일본은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