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간협 新 수장 ‘냉정과 열정 사이’
의협·간협 新 수장 ‘냉정과 열정 사이’
“의협, 투쟁뿐 아니라 국민도 챙겨야” … “간협, 투옥 각오한 회장·임원 있나?”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3.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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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의료계는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뿐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으며, 조직 문화 혁신이라는 과제를 떠안은 간호계에는 내부 자성과 함께 회원을 옹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온 배경에는 “의료계가 대화보다 투쟁에 너무 집중해 낭패를 볼까 우려스럽고, 간호계는 문제 해결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해 회원들이 불만을 품을 수 있지 않겠냐”는 의료계와 간호계 안팎의 우려가 자리한다.

다시 말해 의료계와 간호계의 새로운 수장에게 문제해결 방식에 변화를 주라는 메시지가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

“투쟁 지나쳐 ‘독’ 될라”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은 5월1일 임기 시작 전까지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투쟁에 쏟을 화력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26일 보건복지부에 상복부 초음파 급여 고시와 예비급여 고시 등을 철회하고 복지부 예비급여과 손영래 과장을 의정 실무협의체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최 당선인은 복지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4월 중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예고했다. 그는 선거운동 중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겠다”며 총파업을 암시하는 발언도 해 정부와의 대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쟁으로 복지부를 압박해 협상을 이끌어나갈 전략을 취한 최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에 대해 일각에서는 “너무 투쟁에 집중한 나머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정부가 의협을 협상에서 제외하는 ‘의협 패싱’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개원의 A씨는 “투쟁으로 쟁취할 수 있는 부분은 쟁취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힘든 싸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일부 국민은 의료계에 반정부 이미지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여론이 악화되면 정부가 의협 패싱을 하지 않겠나?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당선인은 투쟁뿐 아니라 대국민 홍보를 통해 문재인 케어의 부당성을 알릴 전망이다.

그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케어에서 국민도 큰 피해를 본다”며 “국민이 문제인 케어의 문제점을 아주 이해하기 쉽게 홍보가 필요하다.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과 거대한 홍보의 장이 될 일선 의원급, 병원급 의료기관을 잘 활용해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을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경림 간협 회장

“투옥 각오한 회장·임원 있나?”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지난 26일 ‘간호 조직 체계 및 문화 혁신 선언식’에서 간호사가 행복한 간호현장을 만들기 위한 10개 과제를 발표했다. 간호계는 이번 자정운동을 통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태움’(괴롭힘)부터 부당업무 지시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회 차원의 선언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과 동떨어져 있다며 타 보건의료단체처럼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대학병원 간호사 C씨는 “간협 회장이나 임원 중 회원을 옹호하기 위해 타 직역 간부처럼 감옥에 갈 준비가 됐다는 사람은 없다”며 “간호계에 연이어 벌어진 사건·사고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종합병원 간호사 D씨는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사건·사고에 직면했을 때 간협은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간호조무사협회 회장도 회원을 위해 단식투쟁을 벌인 적이 있다고 들었다. 말로 하는 투쟁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간협에 회원 옹호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지난달 21일 간협 정기총회에서 “국민이 태움 등 간호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만큼 간협은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간협의 이번 자정운동을 비판하며 간협 임원부터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간호사 출신 시민단체 관계자 E씨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간협은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노동계가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간협이 회원을 보호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 간부들부터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림 회장은 지난 26일 당시 선언식에서 “간호조직체계 혁신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구체화하고 실체적 접근을 시도하고 현안에 대해 정부·국회·노동계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자살 사건에 대해서 “가슴 아픈 일”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간호사 인권센터를 통해 회원의 이야기를 듣고 자료수집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간협 관계자에 따르면 10개 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는 4월 중 운영될 예정이다. 이 추진위원회는 대형병원 및 중소병원 간호부서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한 달에 한번 주제를 선정해 문제 해결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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