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복제약 성장신화, “약인가 독인가”
한미약품 복제약 성장신화, “약인가 독인가”
[下]“정체불명 개량신약, 수출확대 기대 못해”…“신약개발 능력도 의문”
  • 헬스코리아뉴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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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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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신약으로 돌풍으로 일으키며 지난해 유한양행을 제치고 업계 2위 자리에 올랐던 한미약품. 한미의 업계 2위 입성은 멀지않아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속에 업계에 상당한 화제를 뿌렸다.

때마침 국내 제약업계는 개량신약개발이 1차적 발전모델인양 인식되었던 터라 업계 오너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한미약품을 극찬했다는 후문도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에 대한 동경심리는 올들어 크게 반전되는 분위기다.

◆개량신약 약사법에도 없는 용어…업계, 동경심리 반전

▲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과의 FTA 타결로 국내외 제약시장의 환경이 확 바뀌면서 일명 ‘개량신약’ 대세론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사실 개량신약이란 약사법에도 없는 용어다. 일부 제약사가 신약도 아니고 복제약도 아닌 정체불명의 약물을 만든 뒤 개량신약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마치 제2의 신약인양 왜곡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식약청에서는 이러한 약물을 정확히 ‘자료제출의약품’이라고 부른다. 기존 신약의 특허를 피하기 위해서는 물질의 화학구조, 제제, 제형등을 변형해야하는데, 여기에 효능 효과 등을 약간 추가함으로써 새로운 임상시험을 진행해 허가받은 약물이라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특허를 약간 피해서 기존 약물과 똑같은 약효를 내는 약물을 개량신약이라고 부르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이런 약들은) 기존 약물의 특허를 피해 만든 복제약에 가깝다”고 말했다.

개량신약이라면 잘못된 것을 개선하거나 부작용을 줄인다거나 약효를 확 높인다거나 해야하는데 기존 약물의 흉내을 내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신물질탐구부터 맨땅에 해딩을 해야하는 신약개발기술과 개량신약개발 노하우를 동일시하는 것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개량신약(자료제출의약품)의 개발로 돈을 벌어 신약개발에 쓴다고 하면 이해를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신약개발 기술이 될 수 는 없다는 설명이다.

◆개량신약, 제네릭 상호인정시 국적불명 취급할 수도

때문에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개량신약’ 이라는 용어는 한/미 또는 한/EU간 FTA체결로 당사국간 제네릭(복제약) 상호인정이 허용될 경우 말 그대로 ‘국적불명’의 의약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일부에서는 “GMP(우수의약품 품질관리기준)를 상호인정하게 되면 선진국 수준의 시설을 완료한 상위제약사들의 해외수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 역시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달리 민간보험을 도입하고 있어 국가간에 GMP나 제네릭을 상호인정해도 민간보험사들이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갖기까지는 최대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미약품으로서는 그동안 전략을 쏟아왔던 개량신약 개발전략을 부득이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의약분업 이후 줄곧 개량신약 또는 복제약 개발에 주력해왔던 한미가 신약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다.

◆신약개발 능력 의문?

업계가 바라보는 한미약품의 신약개발능력은 회의적이다.

이는 앞서 지적된 것처럼 개량신약개발기술과 신약개발기술은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 있다.

개량신약은 적은 비용을 투자해 2~3년간의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신약은 신물질 탐색과정부터 제품화에 이르까지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천문학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을 초등학생 수준에서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 신약은 대학원 과정을 마쳐도 성공할 확률이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 노하우나 기술에 큰 격차가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 2004년 화이자사의 노바스크(고혈압치료제)의 염을 변경, 자타가 공인하는 ‘아모디핀’이라는 자료제출의약품을 만든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신약은 개발한 적이 없다.

국내 상위제약사 중 신약을 개발하지 못한 기업은 사실상 식품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광동제약과 수입약 전문기업인 제일약품을 제외하고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형질전환동물 개발 지지부진

한미약품은 여기에 난치병 치료에 기대를 모았던 형질전환동물(메디 1세~5세) 개발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상 첫 신약개발 꿈도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와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형질전환동물의) 세대가 내려가면서 유즙(고가의 의료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포유류의 젖)의 발현량 증가를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며 “경제성이 없을 경우 연구사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때 50%에 육박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30%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은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그런가운데 한미약품은 지난 2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 증권업계로부터 ‘깜짝실적’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한미약품은 이날 올해 1분기에 매출 1117억8700만원(전년 동기대비 16.6% 성장), 영업이익 198억7500만원(전년 동기대비 54.6% 증가), 순이익 169억5500만원(전년 동기대비 39.8%)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두고 “우려를 한꺼번에 씻어줄 깜짝 실적” “위기의 시기에 빛을 발하는 기업” 등 극찬을 쏟아냈다.

◆애널리스트 1분기 실적 “극찬”…알고 보니 성장률 둔화

하지만 하위제약사들의 평가에 인색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상위제약사 특히, 한미약품 평가에 매우 관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이번 호평도 기존 평가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크게 둔화됐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183.4%, 경상이익 141.0%, 순이익 140.1%를 시현한 바 있다.

여기에 비하면 올해 실적은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이나 특허권보호강화(개량신약 개발 걸림돌)로 대표되는 한미FTA의 영향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같은 추세가 2,3,4분기에도 이어진다면 통상 1분기 실적이 다소 적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도 한미약품은 올해 매출목표(5000억원)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투명해지면 메뚜기 떼 영업방식 통하지 않을 것”

한미FTA 타결을 계기로 요즘 업계내에서는 “한미FTA가 체결되고 의약품거래의 투명화가 이뤄지면 흔히 말하는 ‘메뚜기떼’ 영업방식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이제 선택은 하나다. 신약이면 신약, 복제약이면 복제약”이라는 말도 들린다.

한/미 FTA에 이어 한/EU간 FTA까지 체결되면 신약도 아니고 복제약도 아닌 어정쩡한 자료제출의약품은 존재의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배어있는 지적이다.

“한국이 선진국과 FTA를 체결해 제네릭을 상호인정하게 되면 외국의 유명제약사들이 개발한 우수한 효능의 제네릭이 국내 시장에 몰려올 것이다.”

국내 상위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하지 못하면 복제약이라도 제대로 개발해야한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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