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0일 충북 오창공장 준공식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창업하는 회사나 성공한 사업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서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3년 4월 회사 매각을 밝힌 기자회견 후 2년 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셀트리온 매각 중단도 공식화했다.
업계에선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셀트리온이 제네릭 시장에 뛰어든 건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국내 복제약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빠졌지만, 서 회장은 ‘글로벌 제네릭 프로젝트(GGP)’의 일환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아직 해외 제네릭 시장은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존 바이오시밀러에 화합물 복제약(제네릭)이라는 양대 축으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공략, 다국적사가 주도하는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한국이 더 이상 글로벌 제약 산업의 변방에 머무르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 ‘바이오벤처의 전설’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회사가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주가조작혐의 등 개인적 부침도 겪었다.
“사업을 계속할지 고민할 때쯤 내 나라에 도움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현 위치는 어디고, 세계와의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어떤 틈새가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기왕 하는 거 우리나라에, 내 회사에 좋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나의 사업 원동력이 됐다.”
제약업체 대다수가 오너 2·3세 경영체제라는 특수성을 지녔다. 때문에 창업주와 달리 그 바통을 이어받은 2세들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된다.
경영세습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규제 위주의 정책 하에선 기업가 정신을 꽃피우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기업가 정신은 국가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바뀌어왔다. 그럼에도 신(新)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경영마인드, 도전과 모험이 본질이 아닐까 싶다. 과거 김대중 정부의 벤처신화도 기업가 정신을 토양 삼아 싹을 틔웠다.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도 이와 다르진 않을 것이다.
제약업계의 ‘좋은 묘목’들이 쑥쑥 자라나 종국엔 울창한 숲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