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으로 지정된 전북 남원시 서남대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재정지원 우선협상대상자’로 명지의료재단의 명지병원이 선정됐다. 이로써 명지병원은 서남대 인수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관선이사로 구성된 서남대 임시이사회는 25일 오후 전북 익산의 한 웨딩홀에서 이사 8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명지병원은 이날 재정출연 계획과 의대 인증평가 통과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경쟁 상대였던 예수병원을 제쳤다.
임시이사회는 “이사진들이 제반사항을 고려하고 많은 논의 끝에 명지병원의 대학 정상화 의지와 출연계획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명지의료재단 이왕근 이사장은 “대학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어렵게나마 꿰어 다행이지만 해결할 문제가 많고 시간이 촉박해 마음이 무겁고 막중한 책임을 갖는다”며 “3년간 80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그러면서 “서남대 인수전에서 경쟁했던 예수병원과는 대학 정상화를 위해 제2협력병원의 동반자 관계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 우선협상자 됐지만, 산적한 현안 많아 = 재정지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명지병원의 최우선 과제는 대학재정을 안정시키고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우선 이달 말까지 교육부에 35억원의 재단전입금을 납입하고 이후 학교 정상화를 위한 컨설팅 이행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서남대와 협의, 교수들의 밀린 급여 문제를 해결하고 의대 인증평가 준비, 학교 교육시설 투자, 학교 발전계획 마련 등의 당면한 문제도 처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남원과 아산 캠퍼스에 대한 각각의 특성화 발전계획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명지병원은 서남대 인수재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우선협상자 자격이 박탈될 수 있는 만큼 약속한 800억원 자금 출연계획은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금이 순조롭게 출연되면서 대학의 여러 문제들이 원만하게 마무리돼 대학이 정상화됐다고 판단되면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현재의 임시이사 체제를 정식 이사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명지병원은 자연스럽게 서남대의 새로운 운영 재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임시이사회는 지난 1월 20일과 2월 13일에도 회의를 열었으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에 우선협상자를 재공모해 지난 23일 전주예수병원과 일산명지의료재단의 서류를 접수받았으며 이날 우선협상 대상자로 명지병원을 낙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