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된 한의약육성법 … “법령 보완 등 개선 필요”
유명무실된 한의약육성법 … “법령 보완 등 개선 필요”
"법 제정 전후 변화없어" …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해야"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11.2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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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육성법이 시행된 지 10년이나 지났지만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이 없는 만큼 개혁 수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의약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의 사용과 천연물신약 전면 재검토, 종합병원의 한의사 의무 배치 조항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정록·남윤인순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한의약육성법 시행 10년, 평가와 과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 강연석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발제에 나선 강연석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한의약육성법 시행 후 한방산업은 외형적으로 커진 것처럼 알려졌지만 오히려 한의약 의료서비스는 퇴보했다”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한방’ 용어를 사용한 산업이 활성화됐을 뿐 이는 한의약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의약육성법에 의해 지원을 받은 생약제제 천연물신약은 그 취지와 달리 한의약에서의 활용을 막아 직능 갈등을 일으켰다”며 “한방 의료행위의 측면에서 봐도 신의료기술평가, 새로운 품목허가를 받는 의료기기의 생산도 가로막혀 있다”고 비판했다.

각종 규정에서 생약, 천연물신약 등의 용어가 불분명하게 쓰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 교수는 “용어 정비가 돼 있지 않아 한약은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이고 생약은 약사가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약사법에는 한약과 한약제제라는 단어만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규정에서도 이들 단어만 사용하도록 해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방의료행위 발전을 위한 입법과제로 ▲국립암센터에 한의연구와 한의진료과 설치 ▲의사, 치과의사만 최소배치 인원을 규정한 지역보건법 시행규칙 ▲도시지역 보건소 한의사 배치 제한한 시행규칙 ▲의사, 치과의사만 의료기사 지도권 부여한 의료기사법 개정 등을 주문했다.

패널 토의에서도 한의약육성법이 제대로 한의약과 한방의료행위 육성이라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순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변호사는 “한의약육성법은 현대과학기술의 발달의 결과물을 한의약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도록 한 법”이라며 “아직까지도 법 제정 이전과 동일하게 법령해석이 이뤄지면서 현장에서는 행정제제를 받고 있다. 제정 전 정립된 한방의료행위 개념에 기초한 사법·행정적 판단은 제정 이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호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한의약 육성은 단순한 직능간의 갈등 싸움이 아니며,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이자 의료비 지출 급증으로 인한 미래 대한민국의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타개책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한의약의 현대화를 위한 의료기기 활용과 치료기술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보험용 한약제제의 제형 다변화와 확대는 한의약육성법 개정을 떠나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정록·남윤인순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한의약육성법 시행 10년, 평가와 과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의약 관련 R&D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구기훈 한국한의약연구원 미래정책부 연구정책팀장은 “한의약 R&D는 규모가 매우 적고,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한의약 관련 산업계가 일부 한방병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규모이기 때문에 민간 주도의 R&D가 한계가 있다. 정부 주도의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임상 실용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부언했다.

정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의약기술지원팀장도 “잠재적인 가능성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실제 의료에서 한의약 분야가 지금보다 더 많은 부분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한의약 관련 R&D 예산 확대가 우선”이라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지원과 충분한 연구비 지원이 이뤄져야 우수한 연구자와 산업체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도 한의약육성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강석환 복지부 한의약산업과장은 “한의약육성법이 제정 취지는 있지만 힘없는 법률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향후 보완도 이러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독립 한의약법 제정이 어려워 보이는 만큼 한의약 육성법은 법안 보완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 예산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근거가 그동안 부족했다”며 “이는 정책개발을 위한 한의약 싱크탱크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장성 강화를 위해 근거 확보 작업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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