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대병원의 내과 전공의들이 병원의 수련환경에 반기를 들고 파업에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1년차 내과 전공의 7명은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로 과도한 업무가 지속되자 근본적인 수련환경 개선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전공의들이 일시적 부분 파업에 들어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면 파업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병원 측에 ‘촉탁의 고용’ 등 인력공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들 전공의는 “현재 병원은 전공의 인원 감축 및 임상교수 증가로 각 연차당 업무량이 늘어 1년차뿐 아니라 모든 연차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버거워하고 있다”며 “내과 전문의 고용으로 각 전공의들이 적정수준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업무량을 견디기 힘들어 파업을 행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이들은 “과도한 업무량을 견딜 수 없어 파업을 한다는 것은 억측”이라며 “파업은 촉탁의 고용, 수련환경 개선 등이 추진되지 않아 전공의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내년에 발생할 인력 공백을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촉탁의를 고용하는 대신 병원에서 제시한 ‘당직체계 개선’이나 ‘술기 교육 등의 부수적인 요소’로는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더 이상 전공의들의 일방적인 희생은 있을 수 없다. 촉탁의 고용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면 병원과 교수, 전공의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라며 “어려움을 근거로 촉탁의 고용 시도 자체를 포기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 역시 TF팀을 꾸리고 수련환경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전공의 모집일(12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공의들은 “상황의 시급함에 비해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는 지지부진해졌다”며 “전공의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지 않고 내과 업무 영역을 최대한 지키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일의 향방에 대해 많은 분들이 주시하고 있다. 특히 본원 내과에 관심 있는 외부 인턴들은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고, 얼마나 변화될지에 따라 지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관계자 분들이 과감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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