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채소를 배달한다?
약국에서 채소를 배달한다?
의약품 유통채널 다변화 시대, 생존전략 이색 서비스 눈길
  • 이유리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5.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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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약국들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약국에서만 판매해오던 감기약과 소화제 등 일부 상비의약품 판매장소가 편의점까지 확대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메마른 약국 경기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많은 약사들은 앉아서 복약지도만으로 약국을 운영하던 시절은 갔다고 말한다. 약국마다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약국 경유 가정배달 서비스다. 유기농 채소와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주문하면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약국은 주문만 받아주고 상품 배달은 태전약품계열사인 티제이팜과 온앤케이가 대행해 준다. 일명 ‘오더 스테이션’이다.

태전약품 관계자는 “서비스가 도입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서비스를 받기 위해) 약국을 자주 방문한다”며 “이 자체도 약국의 매출이 되고, 다른 의약품의 매출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 의약품 유통 다변화 시대를 맞아 일선 약국들이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편의용품을 갖춘 약국도 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춰 직장인이 많은 지역에서는 위생용품과 미용용품을, 노인이 많은 지역에서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과 보조용품을 판매한다. 영양제 등을 1+1이나 필요한 형태로 묶음 포장해 판매를 촉진하기도 한다.

서울 연희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약국의 경영난은 유통의 경계가 허물어진 탓”이라며 “국민이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약국에서 필요한 제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고, 전문가의 지도도 받을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동물약품을 취급하는 약국도 등장했다. 내부구충제와 심장사상충 약물 등 반려동물에게 정기적으로 먹여야 하는 의약품을 판매한다. 이러한 약국은 전국적으로 2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물병원이 없는 지역에서 동물약국의 수와 역할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도 변화의 분위기에 맞춰 동물의약품전문가과정을 개설했다.

약국 내부에 별도의 건강 체크 공간과 상담실을 마련하고 주민의 건강증진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요즘 기본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지난해 1월 혈압측정기와 원적외선 치료기 등을 갖춘 건강증진형 약국으로 바꾸었다”며 “올해 5월 소득세가 지난해보다 훨씬 늘었다”고 말했다. 혈압측정 등 서비스는 무료지만 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방문자 수 자체가 늘어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최근 관심을 끄는 약국 모델은 정부가 주도하는 건강증진약국(세이프약국)이다.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세이프약국은 세밀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약자로 약력관리,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금연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현재 서울 시내 25곳의 약국이 참여 중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수입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세이프약국 1차 시범사업의 결과를 평가한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강은정 교수는 “건강증진약국은 고객유입 효과는 있지만 건강증진 상담 등에 드는 공간과 시간에 비하면 보상이 적은 편”이라며 “합리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사업이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의료인이 아닌 약사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스크리닝 도구를 개발하고, 의사 사회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그 범위를 명확히 하여 제도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세이프약국과 같은 건강증진약국이 약국의 경영난을 타개하고 전문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1석2조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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