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1만명 가량의 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한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발표했다. 그런데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연령대인 남자 30대, 여자 20대 연령의 건강관리가 가장 미흡하다고 한다.
특히 20대 여성 흡연율은 13.6%로 성인여성 평균(7.9%)의 1.7배나 더 많고, 주 2회 이상 한 번에 5잔 이상 술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9.2%)도 성인여성 평균(6%)보다 높았다.
평소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혹은 ‘많이’ 느끼는 인지율도 45.5%에 이르러, 여성의 평균(31.5%)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영양부족(24.8%)과 에너지·지방과잉(7.9%) 등 영양 불균형 상태도 전 연령대 중 가장 심각했다.
여성 건강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20대 여성의 건강 지표’에 대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며 간과해선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20대 여성의 흡연, 음주, 영양불균형의 문제는 10~20년 후 성인병이 이른 나이에 조기 발병하거나 결혼 후 난임 또는 불임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조병구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20대 여성은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기 쉽고, 취업 스트레스 또는 사회초년생으로서 잦은 야근과 회식, 조직 내 인간관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아직 젊어서 별 다른 건강 관리를 하지 않아도 금방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건강 관리가 더 심각해진 셈”이라고 꼬집었다.
영양 불균형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호르몬 불균형이나 불규칙한 생리로 이어지면서, 난임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며,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비만, 당뇨, 골다공증 같은 만성 성인 질환이 30~40대부터 조기에 발병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이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점 또한 20대 여성이 건강에 무관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한 조사에 따르면 성 경험이 있는 여대생들의 57.9%가 20~21세에 첫 성경험을 했다고 응답한 반면,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년 1회 받도록 권장되는 자궁경부암 정기 검사를 실천하는 20대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10대 때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 20대 초반에 성생활을 시작해 자궁경부암 검진을 장기간 받지 않는다면, 1992년부터 2006년 사이 2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이 43%나 늘어난 영국의 사례처럼,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가 다수 발병할 우려도 있는 셈이다.
조 총무이사는 “현재 20대 젊은 여성이라도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처럼 지금의 건강관리가 평생 건강의 초석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당장 건강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며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고루 섭취하며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 및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포함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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